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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제2의 베트남' 우려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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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제2의 베트남' 우려 증폭

게릴라전으로 전쟁때 못지않은 매달 4조7천억 들어가

이라크 전쟁이 '제2의 베트남 전쟁'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사실로 나타나는 양상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라크 주둔비용**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현지시간) "이미 이라크 전쟁 비용으로 5백억 달러가 들어가 올해 국방예산 지출이 당초 목표치보다 14% 초과됐다"며, 게다가 이라크의 게릴라항전으로 앞으로도 천문학적 비용이 계속 들어갈 것을 우려했다.

이라크 전쟁 초기 미 국무부 금융담당 고위 관료 도브 자크하임은 종전후 작전 비용을 월 22억달러로 예상했었으나 지금은 30억달러로 수정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14만5천명의 미군이 주둔해 있는 이라크에서 게릴라 저항이 본격화되면서 비용이 계속 늘고 있어 얼마나 추가비용이 들지는 누구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지난 1~4월 이라크 전쟁준비와 실제 전쟁기간에 쏟아부은 돈은 월 41억달러인데 비해, 5월이후 점령후 비용은 월 39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대부분의 해군.공군 전력이 철수한 상태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비용이다. 자크하임은 앞으로 최소한 매달 3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실을 고려할 때 이라크의 작전 비용이 국방비와 연방 재정지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만일 10만명 이상의 군대가 앞으로 1년 더 머물게 되면 미국내 정치적 압력에 직면하게 되리라는 것이다.

미 국방부는 내년까지 제한된 병력만이 이라크에 남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라크 전쟁을 지휘했던 전 중부사령관 토미 프랭크스는 지난주 의원들에게 "미군이 향후 4년 정도 이라크에 주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WP는 "이 때문에 연방예산도 적자인 상황에서 다른 국방사업에 필요한 예산이 확보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제2의 베트남전이 돼가나?**

설상가상으로 미 연방 적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WP에 따르면 오는 9월30일 끝나는 올해 회계연도 재정적자는 사상 최대인 4천억 달러가 넘을 전망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앞서 "지난 96년 2천6백50억달러였던 국방비에 비해 74%나 증가한 연 4천6백억 달러의 국방비가 2008년까지 필요하다"며 국방예산의 대폭 증액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전략예산평가센터의 국방예산분석가 스티븐 코시악은 WP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부시의 군비증강계획은 지속가능한 것인지 이미 불확실해졌다"면서 "(이라크 때문에) 5백억 달러가 더 들어간다면 불확실성은 두 배로 늘어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도 13일(현지시간) "갈수록 잘 조직화되고 있는 이라크인들의 게릴라항전을 진압하기 위해 미군을 증파해야 할지도 모른다"면서 "올 여름 이라크에서 더 많은 미군이 전사하게 될 것"이라고 최초로 이라크 게릴라전의 실체를 시인했다.

NBC, ABC 등 미 방송과의 대담프로그램에 출연한 럼즈펠드 장관은 이같은 발언과 함게 사담 후세인 잔당들의 미군에 대한 공격이 최소한 지역적 수준에서, 전국적 차원에서 조직화되고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시인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A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여름이 평화로울 것 같지는 않다"면서 "도시나 지역 차원에서 조직적 저항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게릴라 항전이) 전국적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 정보를 갖고 있지 않지만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NBC 대담에서 "미군들이 공격받을 것 같은가? 그렇다. 지금은 어려운 상황인가? 물론이다. 더 많은 미군이 전사할 것 같은가? 그럴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많은 군사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을 종합해 볼 때 '미국에게 이라크가 제2의 베트남을 연상시키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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