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9일부터 16일까지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을 국빈 방문한다.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에서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갖는 기조연설이 가장 주목되는 일정이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7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 중 헬싱키프로세스 의미를 되새기고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들 국가의 한반도 프로세스 지지에 대한 사의를 표하고 한반도에서 평화정착을 향한 우리의 여정을 설명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노르웨이 오슬로 방문 기간은 11~13일이다. 지난 2월 말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문 대통령이 새로운 평화 구상 선언을 발표할지 주목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7월 독일 쾨르버 재단 초청 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을 골자로 하는 '신(新) 베를린 선언'을 발표했고, 이에 대한 북한의 호응으로 이듬해인 2018년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정세 전환의 밑거름이 되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오슬로 선언'을 통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남북, 북미 관계에 반전의 모멘텀을 마련하고, 관련국들과의 정상 외교 무대가 될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등으로 이어지는 굵직한 '6월 외교전'에 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차장은 "이번 순방은 우리 정부의 역점 과제인 '혁신 성장'과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협력 기반을 확충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이루어 나가는 과정에서 북유럽 국가들과의 협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문 대통령이 내놓을 새로운 평화 구상에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4차 남북 정상회담 제안에도 북한은 여전히 답을 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4차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북한과의 접촉은 계속 시도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대화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며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일본, 중국 등 주변국과의 밀도 있는 정상회담이 열릴지 여부도 아직 불투명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한일 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한일 관계가 최악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일본측 요구를 모두 다 수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한일 관계가 악화됐다, 방치됐다는 논리는 우리가 원칙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것 때문에 관계가 안 좋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6월 방한도 어려워진 분위기다. 정부 관계자는 시진핑 중국 수석의 방한 여부에 대해 "G20 정상회의 때 방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오사카에서 여러 정상과 많이 만나게 될 것"이라며 "스케쥴을 많이 잡고 있어서 기대해도 된다"고 말해 오사카에서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청와대는 이번 순방 컨셉으로 한반도 평화 정착과 함께 혁신 성장, 포용국가 실현도 강조했다. 김 차장에 따르면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은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혁신 성장, 포용 국가 실현의 중요한 협력 대상국이다.
한편 문 대통령의 노르웨이 방문은 올해 수교 60주년을 기념하여 노르웨이 국왕의 초청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최초의 국빈방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12월 노벨상 수상차 방문하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12년 9월 오슬로 대학 연설을 위해 공식 방문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앞서 9일부터 11일까지는 핀란드를 방문해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이번 문 대통령의 핀란드 국빈 방문은 1973년 수교 이후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혁신 스타트업 선도국인 핀란드와 혁신 성장을 통한 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마지막 방문지는 스웨덴으로 13~15일 방문한다. 스웨덴 국빈 방문도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이 주최하는 친교 오찬과 국빈만찬에 참석하고, 스테판 뢰벤 총리와 쌀트쉐바덴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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