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Too) 파문이 일으킨 극작가가 이름을 바꿔 대한민국연극제에 작품을 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한국연극협회는 이 극작가를 제명하고, 해당 작품을 대한민국연극제 무대에 올리지 않기로 했다.
대한민국연극제 조직위는 "읍참마속의 마음으로 해당 극작가를 제명하고 공연 불허 결단을 내렸다"고 7일 밝혔다.
조직위에 따르면 연극제 측은 올해 초 전국 16개 시·도를 대표하는 16개 극단으로부터 작품을 접수했다. 충북지역 대표로는 극단 시민극장의 '은밀한 제안'이 나섰으며, 극작가는 '김지훤'이라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조직위가 받은 제보와 자체 조사에 따르면 김지훤은 성(性) 비위가 제기돼 지난해 3월 서울연극협회에서 회원자격이 정지된 인물이다. 이후 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장렬 연극제 예술감독은 "참가 신청서를 받을 때 제작진 사진도 첨부해야 하는데 김 씨는 제출하지 않았다. 다른 작가들도 간혹 사진을 빠뜨리는 경우가 있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며 "얼굴을 알아봤다면 본선 경연에 올리지도 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극협회는 "연극이 마땅히 가져야 할 윤리 가치의 엄중함을 직시하고 모든 책임을 통감한다"며 "앞으로 더욱 단호한 태도로 대처하며 깨어있는 연극 정신으로 한국연극을 이어가겠다"고 사과했다.
대한민국연극제는 서울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연극협회가 주최하고 서울연극협회, 대한민국연극제 집행위원회가 주관하는 행사다. 1983년부터 매년 서울을 제외한 15개 시·도가 참가하던 전국연극제가 2016년부터 명칭을 바꾼 것으로, 문화계 블랙리스트 파동 이후 내홍을 겪다가 올해 새 지도부가 출범하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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