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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천안문사태 이후 최대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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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천안문사태 이후 최대 시위

국가보안법 제정에 반대해 50만명 시위, 7월부터 강행

중국 반환 6주년을 맞은 홍콩에서 1일 중국정부의 국가보안법 도입 시도에 반발해 50만여 명이 모이는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 이번 시위는 중국과 홍콩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정치적 불신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어서 이후 전개 과정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홍콩판 국가보안법 도입 시도**

홍콩 시민 50만여 명은 1일 오후 3시(현지시간)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 모여 홍콩의 헌법에 해당하는 기본법의 부분 개정을 반대하며 대규모 가두시위를 벌였다. 이번 가두시위는 지난 1989년 천안문사태 당시 일어난 100만 명이 모인 시위 이래 14년 만에 최대의 시위로 기록됐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시위대는 번화가를 다 메우고, 참가자 중 일부는 중국 국기를 태우기도 했다.

홍콩 정부는 작년 9월부터 국가 전복 금지 등을 규정한 기본법 23조에 대한 개정을 시도해 왔다. 특히 홍콩 정부가 발표한 기본법 23조에 근거한 '국가안전 조례'는 중국의 '국가안전법'을 본뜬 것으로서 반란죄, 국가전복죄, 반란선동죄, 국가기밀누설죄 등을 규정해 '홍콩판 국가보안법'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정부의 입법안을 반대하는 정파들은 이 법안이 언론자유를 침해하고, 종교탄압의 빌미로 이용될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법안이 확대 해석될 경우 중국 공산당에 대한 비판적인 언론, 출판 역시 단속의 대상의 되어 언론 자유가 침해받고 인권 침해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홍콩 정부의 '국가안전 조례' 추진은 이미 홍콩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되었다. 중국 정부는 홍콩 정부의 안에 적극 찬성해 온 반면, 미국, 영국 등은 홍콩의 야당, 재야단체에 동조해 "홍콩의 특수한 지위를 위협하는 어떤 법률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국제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커**

이번 대규모 시위에 대해서도 미국은 이례적으로 "미국은 홍콩의 자치와 기본 자유가 보존돼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사실상 시위를 지지하고, 법안을 반대하는 입장을 천명했다. 여기에 가세해 대만의 여당인 민주 진보당도 "홍콩 인민의 기본적 권리를 존중해, 개정법안을 채택해서는 안 된다"라고 하는 결의문을 승인했다.

이런 반응들에 대해서 중국 정부는 "중국과 홍콩의 내부 문제"라면서 반발하는 한편 홍콩 시민들을 달래기 위해서 지난달 29일 중국에 수출되는 홍콩 상품에 대한 무관세를 골자로 하는 '경제무역관계 강화협정(CEPA)'에 서명하고, "국가안전법은 절대 홍콩 시민들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여론 마무에 나섰다.

한편 이번 홍콩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는 표면상 드러난 국가안전법에 대한 반대 외에도 사스(SARS)에 대한 대응 지연이나 실업률 상승 등 홍콩 정부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문제는 "홍콩 시민들의 안전 보장"을 표면적인 이유로 건 이번 법안 개정이 사실은 6.4 천안문 민주화 운동 추모 시위나 법륜공 수련자들의 반(反)중국 활동 등 일련의 홍콩 시민들의 정치적 불만을 이유로 태동한 것이라는 데 있다. 반환 후 부각되지 않았던 중국 정부에 대한 불만이 점차 표출되고 있고, 그것을 막으려는 법안 개정 움직임이 오히려 불을 붙인 격이라는 것이다.

이번 법안은 최근 입법원 내무위원회에서 정부안에 대해 찬반 투표결과 30대18로 공식 통과된 상태여서,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7월부터 효력을 발휘할 예정이다. 이번 일이 "국가안전법을 둘러싼 홍콩 내 친중, 반중 세력의 대규모 충돌과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갈등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 국내외 홍콩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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