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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주사파'로 모는 한기총 대표 전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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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주사파'로 모는 한기총 대표 전광훈

[기고]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이 공산화돼 사라질 수도"

최대의 개신교 모임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이 지난 5일 발표한 '시국선언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연말까지 하야하라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문재인 정권은 그들이 추구하는 주체사상을 종교적 신념의 경지로 만들어 청와대를 점령하고 검찰, 경찰, 기무사, 국정원, 군대, 법원, 언론, 심지어 우파시민단체까지 완전 점령하여 그들의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 자랑스런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이 문재인 정권으로 인해 종북화, 공산화돼 지구촌에서 사라질지도 모르는 위기를 맞았다."


전광훈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2016년 10월 말부터 23회에 걸쳐 집회를 열어 결국 박근혜 탄핵을 이루어낸 연인원 1700만여 명의 시민이 다시 총궐기를 해 이렇게 외쳐야 마땅할 것이다. '미흡한 점도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떻게 해서 세운 정부인데 숨통을 끊어버리라는 말인가?'


전광훈은 확실한 근거도, 과학적 논리도 없이 이렇게 비난했다. "문재인은 그가 설정해 놓은 목적지를 이루기 위해 세계 제1의 기술이자 100년 동안 2천조의 수익이 예상되는 원자력발전소를 폐기하는가 하면, 세계 경제학 이론에도 없는 소득주도 경제성장이라는 정책으로 대한민국이 다시 70년대 경제 수준으로 내려가도록 하는 위기를 만들었다. (···)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 4대강 보 해체 및 민노총과 전교조, 언론을 부추겨 사회주의 혁명을 이루려고 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여야 정당들은 전광훈의 시국선언 내용을 격렬히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이해식)은 6일 현안 브리핑에서 "일말의 정당한 이유 없이 국민주권을 욕되게 하는 내란선동적 발언"이라며 "자유한국당의 망언 경쟁이 일부 보수 개신교 교단에까지 파급된 것으로 여겨진다"고 논평했다. 바른미래당 대변인(이종철)은 "(전 목사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의 만남 중 확인되지 않은 부적절한 대화가 구설수에 올라 있는 상황"이라며 "자중과 맹성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대변인(최석)은 "이런 일들의 배후에 제1야당 대표가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전 목사는 황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자신에게 장관을 하겠느냐고 제의했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황 대표와의 끈끈한 인연을 폭로하기도 했다. 총리 시절부터 황 대표의 종교 편향적인 행태는 꾸준히 지적되어 온 만큼 이제는 선을 긋고 자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전광훈은 지난 1월 29일 치러진 한기총 제30회 정기총회에서 대표회장으로 선출된 뒤 이런 발언을 했다. "대한민국은 이승만 대통령이 세운 기독교 국가다. 기독교 입국론에 맞춰 나라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동성애, 이슬람, 차별금지법은 절대 반대해야 한다. 한기총이 양보하는 바람에 종교인 과세도 통과·시행되고 있는데 원점에서 다시 다뤄져야 한다."


전광훈은 한기총 대표회장으로서, 아니 그보다 앞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헌법의 종교 관련 조항을 한 번이라도 읽어보기는 했는가? 헌법 제20조 1항은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2항은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기독교 입국론'을 주장하는 전광훈은 헌법을 위반하는 발언을 한 셈이 된다. '위헌 행위'를 서슴지 않는 목사를 대표로 두고 있는 한기총 내부에서 당연히 이 문제를 거론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불교, 천주교, 원불교는 물론이고 오랜 전통을 지닌 민족종교들도 전광훈의 '독선과 아집'에 대해 명확한 견해를 밝혀야 마땅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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