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먼저 사과하라" VS "우리가 뭘 더 해야 하나"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회동 형식을 두고 청와대와 자유한국당 간 의견이 좀체 조율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청와대가 회동 날짜로 제시한 7일까지 이틀밖에 남지 않은 5일도 양측은 신경전을 이어갔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대통령께서 진정으로 국회 정상화를 바라신다면 국회 파행의 원인이 된 불법 패스트트랙을 사과하고 철회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전날 청와대가 제안한 '5당 대표 회동과 황 대표 단독 회동 동시 진행' 안에 대해 거부 의사를 드러낸 것.
황 대표는 나아가 청와대가 회담 날짜를 7일로 못 박은 데 대해서도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대통령은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국회를 빨리 열어서 대책을 논의해달라고 하면서 순방 전 국회를 정상화라고 여야 협상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했다"며 "지금 국회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가. 바로 청와대와 여당의 불법적 패스트트랙 때문 아닌가. 이런 상황을 모를 리 없는 대통령께서 적반하장으로 우리 당에 책임을 돌리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라고 주장했다.
또 "게다가 청와대는 우리 당과의 협상 과정을 언론에 흘렸다. 심지어 제1야당을 배제하고 4당 대표 회동만 추진하려고 한 것 같다"며 "뒤에서 정말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달 31일 한국당에 '5당 대표 회동과 단독 회동 동시 진행' 제안을 했으나 한국당이 '3당 대표 회동과 단독 회동' 역제안을 해서 이를 거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우리가 여기서 뭘 더 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며 다시 한번 맞받아쳤다.
이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지금 추경이 처리되지 않은 날짜가 42일째"라면서 "(문 대통령이) 애초에는 식량, 외교 안보 사안에 대해 함께 논의해보자는 취지로 (5당 대표 회동) 제안을 드렸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의제를 그에 국한하지 않고 현안에 대해서도 넓히자는 요청을 해오셨고 그래서 넓히자고 답을 드렸다"고 했다.
이어 "야당 제안에 대해 융통성을 계속 발휘해왔다. 협상이라는 게 서로 융통성을 발휘하면서 한 발 한 발 양보하면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저희로선 계속 안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의제를 넓히거나 동시 회동 제안까지도 드렸던 바 있다"고 강조하며, "3당 대표 회동을 말씀했지만 그렇다면 2당 대표는 빼고 하란 말씀인지. 그에 대해 쉽게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아직은 오늘과 내일 시간이 더 있다. 그래서 끝까지 저희의 5당 대표 회동과 일대일 회동 안에 대해 긍정적인 답이 오기를 다시 한번 기다린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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