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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을 알아주는 소비자, 가치를 이해하는 협동조합

[연속 기고] 예비 사회적기업 ㈜헬씨티슈의 지속적인 자원순환형 사업

시민사회, 사회적경제분야와 관련해, 협동조합 아이쿱이 지난 7년간 사회적경제 파트너들과 상호거래, 역할,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6회에 걸쳐 관련 사례를 소개합니다. '협동조합 경제'를 응원합니다.(편집자)

가습기 살균제부터 발암물질 생리대, 화장지, 치약, 물티슈, 화장지 등 생활재의 유해성이 보도되면서 가족의 안전과 건강을 고려한 제품 선택이 특히나 중요해졌다. 그런 가운데 대나무, 밀짚으로 만든 친환경 화장지와 키친타월, 유기농 순면 생리대를 생산하는 예비 사회적기업 ㈜헬씨티슈는 아이쿱생협과 환경을 보호하며 함께 성장하는 미래를 꿈꾸는 동반자의 길을 걷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산림훼손을 막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헬씨티슈 친환경 화장지

㈜헬씨티슈는 2014년 이상호 대표가 대학원 박사과정 과제였던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사회적가치 사업' 아이템으로 대나무와 밀짚으로 만든 화장지를 구상하면서 시작되었다.

"화장지를 만드는 펄프를 생산하는 나무가 자라는데 보통 6년에서 30년이 걸립니다. 한 해 동안 지구에서 사라지는 나무가 1억 그루 가까이 되는데 나무가 성장하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리니 산림이 파괴될 수밖에 없지요. 반면 볏짚과의 다년생 풀인 대나무가 자라는 데는 1년이면 충분합니다. 잘린 줄기는 한 달에 약 2.5m씩 성장하니 다시 심을 필요도 없고 일반 나무보다 산소도 35%나 더 생산하죠.

밀짚 또한 다 자라는데 6개월이면 충분하고, 밀 수확 후 밀짚을 소각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온실가스가 발생하는데, 태우지 않고 화장지 원단으로 추출해 재활용하니 산림 훼손도 방지하고 지구온난화 주범인 CO₂를 감축하는 효과까지 가져올 수 있습니다."

▲헬씨티슈 친환경 화장지. ⓒ㈜헬씨티슈


이상호 대표의 말처럼 대나무와 밀짚으로 만든 화장지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지구온난화를 방지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화장지 제조 원단인 펄프 1톤을 생산하는데 30년생 나무 20그루가 필요하고 약 4m²의 목재가 필요하다고 한다. 반면 밀짚 화장지는 나무벌목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산림 훼손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제조공정에서 형광증백제, 포름알데히드, 표백제, 인공 향과 화학 첨가물 등을 사용하지 않아 소비자의 화학물질 걱정을 덜어주는 친환경 제품이기도 하다. 2017년과 2018년에는 환경부가 후원하고 녹색구매네트워크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올해의 녹색상품'에 밀짚 화장지와 키친타월이 선정되었고, 2019년에는 환경분야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대한 공로로 환경부 장관의 표창을 받았다.
그러나 2016년 설립한 신생기업인 ㈜헬씨티슈의 친환경 제품이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일은 쉽지 않았다.

스타트업 사회적기업의 어려움, 그리고 아이쿱생협과의 만남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위생용품(세척제, 헹굼 보조제, 위생물수건, 화장지, 기저귀 등 총 19종) 생산실적은 총 2조 4천억 원으로, 이 중 화장지가 8,086억 원으로 가장 높았다. 종업원 300인 이상인 매출액 상위 5개 업체가 전체 판매액의 41.1%로 2조 3,651억 원 매출 실적을 보였는데, 유한킴벌리(주), 애경산업(주), ㈜쌍용씨앤비, 깨끗한나라(주) 순이다. 종업원 10인 이하 업체가 전체 업체 수의 73%인 894개소로 숫자는 많지만, 매출액 규모는 전체매출액 대비 11.5%에 그쳤다.

㈜헬씨티슈 또한 FDA(미국 연방 식품의약국인 FDA,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인증과 FSC(국제산림관리협의회 Forest Stewardship Council의 산림경영) 인증을 받았으며 뛰어난 친환경 제품을 생산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소비자는 유명 브랜드의 대기업제품을 더 많이 구매한다. 자본과 판로가 부족한 신생기업이 좋은 제품을 생산하고도 기업의 가치를 이해하고 알아주는 유통업체와 소비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2017년 아이쿱생협 입점은 ㈜헬씨티슈에게 밝은 미래를 약속하는 희망과도 같았다.

㈜헬씨티슈는 아이쿱생협에 입점한 2017년 밀짚 화장지와 밀짚 키친타월을 공급하고, 2019년부터는 여성들의 체내 유해환경 물질인 휘발성 화합 유기물(VOC)에 대한 노출을 줄이기 위해 유기농 순면 흡수체를 사용한 인체 친화적인 노샙(No-SAP, SAP은 고분자흡수체를 뜻함) 생리대와 팬티 라이너를 공급했다. ㈜헬씨티슈 변건호 부대표는 "2017년도 자사 매출에서 아이쿱생협 매출 비중은 6%였지만 입점되는 제품이 늘어 2018년도에는 14%로 매출 비중이 18배 이상 증가했다. 자사 쇼핑몰을 통한 매출액이 더 높지만 아이쿱생협에서의 매출 상승은 친환경 밀짚 화장지가 소비자의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가 있다." 고 말했다.

▲ 2017년, 2018년 아이쿱생협과 사회적경제 입점 기업 거래액. ⓒ아이쿱생협


가시적인 효과에 힘입어 2019년 상반기에는 100% 천연 대나무 원단으로 물티슈를 제조하여 공급할 예정이고, 유기농 순면 보나 퓨어 생리대도 다양한 사이즈로 곧 선보일 예정이다. 한층 건강하고 깨끗한 원자재와 최소한의 검증된 첨가제로 안심하고 사용 가능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헬씨티슈의 목표다.

제품을 알아주는 소비자 "이제 화장지 선택 기준은 안전성과 '환경'이다."

화장지는 필수적인 생필품으로 우리 피부와 직접 맞닿는다. 최근 이러한 생필품에서 유해성분이 검출됐다는 보도를 접하고 유해성분 유무를 살피는 시민들이 많아졌다. 아이쿱생협 소비자조합원(이하 조합원)은 두루마리 화장지에 함유된 포름알데히드(습윤성 증감제)와 형광증백제(표백 기능) 같은 유해성분의 위험성을 이미 알고 있었다. 아이쿱생협 조합원은 접촉성 알레르기나 피부염, 아토피 피부염의 증상을 악화시키는데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화학물질이 없는 화장지를 생협에 요청했다.

또한 조합원들은 산림 보존과 자원 순환을 고려한 우유갑 재생 화장지 생산을 돕기 위해 우유갑 모으기 운동을 이어오고 있을 만큼 지구와 환경을 되살리는 윤리적 소비를 실천하고 있다. 즉, 제품의 안전성만큼 기업의 '환경'을 살리는 노력을 중요 가치로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헬씨티슈의 화학물질 걱정 없는 밀짚 화장지와 밀짚 키친타월은 환영받을 수밖에 없다.

아이쿱생협 조합원들과 ㈜헬씨티슈의 만남은 단순히 제품 공급과 구매에 머물러있지 않다. 조합원들은 제품을 사용해보고 즉시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조언해줬다. 원래 110mm로 만들었던 화장지 폭이 98mm로 줄게 된 사연도 물품체험 조합원들이 일반규격 화장지 걸이에 걸기에 화장지 폭이 넓다는 의견 때문이었다. 또한 밀짚 화장지 색을 더 연하게 만든 것도 밀짚 화장지 고유의 노란색을 꺼리는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포장지 디자인, 화학 첨가물, 국산 밀짚 사용 대한 의견 등 다양한 피드백을 준 아이쿱생협 조합원은 ㈜헬씨티슈의 가치를 이해하고, 제품을 아끼며,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었다.

가치를 이해하는 아이쿱생협

다른 업체와 달리 아이쿱생협은 입점이 확정되고 제품을 판매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이쿱생협 담당 직원은 친환경 화장지 시장을 조사하고 제품을 연구한 논문까지 공부해가며 제조과정 중 사용되는 화학성분을 빼고 그 기능을 살리는 방법까지 함께 고민했다.

"아이쿱생협 입점 과정에서 처음엔 계속 기다려달라는 말만 하기에 완곡한 거절인가 의심도 했습니다. 하지만 진지하게 기다려달라는 말에, 또 어려운 논문까지 찾아가며 연구하는 직원을 보며 믿고 기다렸습니다. 생협은 정말 의사결정이 오래 걸리더군요. 하지만 조합원 중심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구조를 이해하고 나니 이해가 됐습니다." 이상호 대표는 조합원 물품체험단을 통해 직접 사용해 본 조합원의 의견 자료까지 받아보고 나서야 생협의 프로세스를 이해했다고 한다. 또한 오랜 소통과 의사결정의 시간이 걸리지만, 제품을 연구하고 조합원을 위한 최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직원과 ㈜헬씨티슈를 알아주는 기업, 그리고 나와 생각이 같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기뻤다고 한다.

"주변 업체들은 아이쿱생협 입점이 정말 까다롭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까다로운 만큼 조합원에게 더 좋은 제품을 공급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스타트업 사회경제 기업을 돕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든든한 동반자가 있다는 사실이 기쁩니다. 또한 까다롭기로 유명한 아이쿱생협과 거래를 트면 다른 유통업체와의 판로는 더 쉽게 열린다는 이점도 있습니다."라고 이상호 대표는 전했다.

상생하는 사회적경제 비즈니스 모델에 도전

㈜헬씨티슈는 현재 1300K에 PB상품을 납품하고 있으며 SK행복나래, 현대자동차, LG서브원, MG새마을금고에는 MRO 형태로 납품 진행 협의 중이다. 이상호 대표는 "앞으로도 친환경 인증과 녹색 인증 제도를 승인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여 공공구매제도 판로를 개척하고, LG, 현대와 같은 대기업 후원 사회적경제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기업과 상생할 수 있는 사회적경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싶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또한 생리대에 사용 가능한 대나무 원단과 생리대 흡수체 원단 생산을 위해 베트남 등 동남아 현지 국가와 협업 체제를 마련하여 주민들의 자립경제 모델을 제시하고, 현지에서 가공된 대나무 원단을 한국으로 수입해 제조-유통시켜 개발도상국과 상생 모델을 구축해야겠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향후 노인용 폐기저귀를 리사이클링하여 자원재활용과 생활 쓰레기 감축을 도모하는 기술을 접목한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물론 아이쿱생협과의 상생은 앞으로도 지속할 예정이다.

㈜헬씨티슈가 당면한 과제는 여전하다.

창업 3년 차인 ㈜헬씨티슈, 변건호 부대표는 "환경 분야에 자원 순환과 순환적 생태계 조성이란 사회적 가치를 기여하기 위해 대나무와 밀짚으로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과 보존을 지속할 것이다. 최근엔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토양과 하수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대나무종이 물티슈를 개발하여 보급하는 등 다양한 제품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렇듯 ㈜헬씨티슈의 제품에는 소비자의 니즈와 사회적 니즈를 융합하기 위한 고민과 탐색, 그리고 '진정성'을 가치로 윤리경영과 지속가능성에 도전하는 기업의 가치관이 녹아있다. 올해 ㈜헬씨티슈는 고용노동부에서 주관하는 사회적기업 인증을 목표로 더 많은 판로를 개척하여 우수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알리는 기반을 탄탄히 할 것이다.

친환경 밀짚 화장지는 산림 훼손을 막고 지구온난화 주범인 CO₂를 줄이며 지구온난화를 절감하는 효과까지 가져오는 윤리적 소비재다. 사회공헌과 지구환경, 자원 순환을 생각하는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사회적경제 기업이 더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기업이 아이쿱생협과 함께 성장하며 상생하는 사회를 이루었으면 한다.

아이쿱 연속기고
1) 아이쿱과 사회적경제기업이 상호거래를 지속하는 힘은?
2) 우간다 아이들과 가치를 나누어 멥니다, 제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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