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출근길 내부순환로 아래를 지나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출근길 내부순환로 아래를 지나며

[기고] 하루빨리 이 ‘흉물’이 철거되기를 기대한다

위압적인 콘크리트 고가도로

아침 버스 출근길에 항상 서울 내부순환로를 목격하게 된다. 잘 알다시피, 서울 내부순환로란 서울의 성산대교 북단에서 정릉터널을 지나 서울시내 내부를 돌아오는 도시고속도로로서 거의 모든 구간이 고가도로다. 1999년 완공되었다.

버스를 타고 내부순환의 그 고가도로 아래로 지나다보면, 위로 보이는 육중한 기둥 하며 최대 폭 40m의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그 콘크리트 구조물은 언제나 위압 그 자체이다.

이것은 인근 주민에 대한 국가 폭력에 속한다

그 위압적인 고가도로 바로 주변으로는 나지막한 집들이 즐비하다. 여기에서 평생을 살아가는 주민들은 이 무슨 날벼락일까? 그들은 왜 매일 같이 이 '흉물' 고가도로를 이고 살아야 하고, 그 엄청난 소음이며 각종 공해 물질, 미세먼지를 모조리 뒤집어쓰고 살아나가야 하는가! 게다가 이 고가도로의 모든 나들목마다 상습 정체 구역이다.

필자는 이 내부순환로가 고가도로 인근 주민들에게 너무나 커다란 피해를 주고 있는, 적나라한 국가 폭력에 해당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이 내부순환로는 이를테면 부자동네 평창동 구간은 터널 구간으로 만들어 보이지 않게 하고, 다른 구간은 그 육중한 몸체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군림하고 있다. 원래 내부순환로는 강북과 강남을 모두 순환하는 외곽순환도로의 미니 버전으로 계획되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강남 구간의 계획은 백지화되어 현재 모습으로 되었다고 하는데, 이것도 필경 부자동네 강남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닐지 의구심이 든다.

이제 인간 중심, 시민 위주, 환경 보호의 철학이 아니라 오로지 자동차 위주의 이러한 일방적이고 관료적 사고방식은 그만두어야 한다. 특히 어떤 특정 구간은 무슨 ‘대공분실’ 건물을 지나가기 때문에 터널 형태의 구조물까지 설치되어 있는데, 고가도로 위에서 화염병 등의 공격에 대비해서라고 한다. 우리 사회의 대공 정보 계통 위주, 아니 만능의 사고방식의 전형이다.

시민의 삶에 대한 진정한 ‘인지감수성’이 발휘되어야 한다

청계고가도로는 2006년 7월에 철거되었다. 시민 위에 군림하던 이 도심의 콘크리트 흉물을 철거하니 우리의 시내는 얼마나 자연스러워졌는가? 도심은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고, 시민들의 삶의 터전은 다시 복원되었다.

청계고가도로 철거는 자동차 위주, 속도 만능의 빨리빨리주의 청산의 개시를 알리는 우리 시대의 중요한 상징이었다.

마찬가지로 이제 서울 내부순환로라는 이 흉물도 철거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진정으로 시민의 삶에 대한 ‘인지감수성’이 발휘되어야 한다.

오늘도 내부순환로 아래를 지나며 이 흉물이 조속히 철거되는 그 날이 기다려진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