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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은행 총파업 돌입

정부 강경대응키로, 금융거래 마비-인출사태 우려돼

조흥은행 노동조합이 18일 총파업에 전격 돌입했다. 당초 조흥은행 매각을 승인하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개최일인 25일로 예고됐던 총파업이 1주일 앞당겨진 셈이다.

***노조 파업돌입, 정부 강경대응**

조흥은행 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광교 조흥은행 본점에서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과 이용득 금융산업노조 위원장, 허흥진 조흥은행 노조위원장을 비롯해 노조원 6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파업을 공식 선언하면서 “정부가 조흥은행 매각을 중단할 때까지 무기한 총파업을 벌일 예정이며 전산망가동 중단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사상 유례 없는 투쟁을 벌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홍석주 조흥은행장은 전날 저녁부터 이날 아침 7시까지 파업 자제를 요구하며 노조지도부와 막판 협상을 가졌지만, 파업을 막는 데 실패했다.

조흥은행은 현재 총파업으로 역삼동 전산센터 직원들은 관리자급 30여명을 제외한 나머지 전산직원들이 대거 근무지를 이탈한 상태로, 정부는 이날 오전 고건 국무총리 주재로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관계부처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국정현안 정책조정회의를 개최, 조흥은행 노조의 파업에 대한 대책을 논의중이다.

노무현대통령은 이날 조흥은행장을 포함한 은행장들과 오찬 회동을 가질 예정인데, 이 자리에서 조흥은행 매각 방침을 재천명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대통령은 이에 앞서 17일 정대철 민주당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조흥은행 매각을 단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권오규 청와대 정책수석도 17일(현지시간)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 주최로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민관합동 경제설명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흥 노조의 파업 움직임에 대해 "이번에는 밀리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조흥은행 전산망이 정상가동되도록 전산센터 운영에 필수인력 32명보다 많은 35명의 인원을 확보하는 한편, 경찰은 노조의 점거사태를 막기 위해 전산센터 안팎에 병력을 투입했다.

조흥은행 경영진은 “72개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영업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면서도 "4백50개의 점포와 출장소를 포함한 5백59개 지점들 대부분이 5명정도의 최소인력으로 문은 열겠지만 정상적인 업무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한 조흥은행 본점 주변에는 경찰인력이 대거 투입돼 조합원들의 가두행진 등을 원천봉쇄할 예정이어서 노·정간 물리적 충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은행 조기매각, 인출사태 우려해 파업 앞당겨**

조흥은행 노조가 예정보다 일주일 앞당겨 총파업에 돌입한 것은 조흥은행 매각이 돌이키기 힘든 상황에 와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예금보험공사와 신한금융지주회사간의 조흥은행 매각협상은 이미 지난 15일 타결됐으며 오는 20일경 예금보험공사와 신한금융지주가 본계약을 맺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재경부에 따르면 조흥은행 매각건은 통상적인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소위 심의를 거치지 않고 공자위 안건으로 곧바로 상정할 계획이다.

예보와 신한지주는 조흥은행의 주당 인수 가격을 신한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당시 제시했던 6천1백50원보다 약간 높은 6천2백원선으로 해 명목가격을 높이되 최근의 SK글로벌, 카드채 부실 등을 고려해 사후손실 보전을 6천5백억원대로 대폭 확대, 실질가격은 낮추기로 했다.

예보는 보유중인 조흥은행 주식 5억4천6백만주 중 절반은 현금으로, 나머지는 신한지주 주식으로 지급받는 방식에 따라 매각 가격은 현금 1조7천억원, 주식 1조3천억원 등 총 3조원선으로 정해졌다. 예보는 조흥은행에 99년 세 차례에 걸쳐 총 2조7천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지분 80.04%를 인수했었다.

이처럼 정부가 파업예정일인 25일 이전에 조흥은행 매각을 매듭지으려 하자, 조흥 노조지도부는 서둘러 18일 파업에 돌입키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같은 결정에는 25일 은행전산망 다운을 선언하면서 조흥은행 예금주들 사이에서 인출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인출사태가 확산될 경우 자칫 파업을 하기도 전에 은행 영업이 마비되면서 파업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려되는 금융대란**

조흥은행 노조가 총파업으로 가장 우려되는 것은 ‘금융대란’이다.

조흥은행 경영진은 비상대책을 가동, 필수요원 2천명 이외에 계약직과 퇴직직원들을 중심으로 전산 관련 인력 80명과 일반 영업 인력 3백20명 등 모두 4백명의 대체 인력을 확보해 비상 대기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어음 결제, 대출, 송금, 수출입 대금 결제, 외환업무 등 손이 조금이라도 가는 창구 업무는 지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내다보고 있다.

또한 현재 전산인력 및 대체인력 부족으로 파업이 2~3일 이상 지속될 경우 은행 영업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전산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경우 은행공동망 이용이라는 중앙집중식 체제로 된 은행전산망 특성상 은행권 전체의 영업 차질까지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월말 월급지급, 결제대금 지급을 앞두고 은행전산망 다운을 우려한 고객들의 인출사태도 우려되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조흥은행 파업으로 가장 우려되는 예금 인출이 쇄도할 경우 인근의 타 은행 점포에서 예금을 대지급할 방침을 세우고 조흥은행 통장을 갖고 다른 은행 지점을 찾아가면 현금 잔고 등을 확인받은 뒤 돈을 인출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금융대란외에도 조흥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신한-조흥 합병의 후유증도 우려된다. 정부가 이같은 극한투쟁을 진압해 합병시킨다 할지라도 감정상 찌꺼기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과연 합병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다. 금융계에서는 두 은행이 합병하더라도 최소한 2년간은 합병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이같은 사태가 발생하기까지에는 노무현대통령이 지난해말 대통령 당선후 조흥 노조지도부와 만난 점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대목도 간과해선 안된다. 정치논리가 경제논리를 훼손시킨 대표적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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