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지원방안이 좌초될 가능성이 높아져, SK그룹과 채권단을 크게 긴장케 하고 있다.
서울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이공현 부장판사)는 14일 영국계 기금전문 펀드매니저인 헤르메스 자산운용이 최태원 SK㈜ 회장과 손길승 SK그룹 회장, 김창근 SK㈜ 사장 등 SK㈜ 경영진 3명을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금지(위법행위유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이들 3명의 이사는 SK글로벌 처리안건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15일 오전에 열리는 SK㈜ 이사회에 참석해 의견개진은 할 수 있으나 의결권 행사는 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SK글로벌 처리안건의 이사회 통과는 물론 이사회 정족수 성원 자체도 의문시되고 있다. 10명의 이사중 과반수 이상의 출석 규정에 따라 6명 이상이 참석해야 한다는 점에서 구속수감중인 최태원 회장과 불참을 선언한 손길승 SK그룹회장을 제외한 8명 가운데 6명 이상이 참석해야 하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내이사는 2명으로 줄어 결정에 대한 사후책임에 과도한 부담을 느끼는 나머지 사외이사 5명 중 이탈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족수를 채우더라도 SK글로벌 안건이 처리되기 위해서는 이번에 의결권이 제한된 김창근 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참석 이사들의 과반수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최회장과 손회장을 제외한 SK(주)이사들 8명이 모두 참석하더라고 의결권이 없는 김창근 사장을 제외한 7명 중 4명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통과된다.
사내이사로 황두열 SK(주)부회장, 유정준 SK(주) 전무, 사외이사로 박흥수 연세대교수, 김중환 외국어대 교수, 하죽봉 변호사, 한영석 변호사, 박호서 감사 등 5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사내이사들이 모두 찬성할 경우 사외이사에서 2명 이상이 찬성해야 8천5백억원규모의 출자전환 등 SK글로벌지원을 결의할 수 있다.
SK측은 법원의 가처분신청 수용에도 불구, 예정대로 15일 이사회를 개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법원의 결정이 있기 전까지 다소나마 희망적인 전망을 했던 SK측도 이제는 이사회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어두운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현재 외국인 대주주 다수와 국내 소액주주, 그리고 SK(주) 노조 등은 SK글로벌에 대한 지원을 극구반대하며, 이사회가 지원안을 통과시킬 경우 이사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등을 청구한다는 입장이어서 사외이사들을 곤혹케 하고 있다.
만약 SK글로벌 지원방안이 부결될 경우 SK글로벌은 곧바로 법정관리로 들어가며, 이 과정에 SK그룹의 재벌체제는 해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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