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협상 교착국면이 장기화되는 가운데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우호적으로 평가하며 협상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뜻을 내비쳤다.
27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도쿄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한 이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매우 똑똑하다"고 추켜세운 뒤, 그가 북한을 발전시키기 위해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핵무기를 가지고서는 번영하지 못한다"며 "(김 위원장은) 핵을 가지고서는 나쁜 일만 일어날 것임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앞으로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고, 장거리 미사일 역시 발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한을 달래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기도 했다.
정상회담 전 모두발언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오랜 기간 로켓을 발사하지 않았고 핵실험도 하지 않았다"며 "북미 간에는 (상호) 경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북한과 좋은 일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지만 그렇게 느끼고 있다"고 말해 이달 초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북미 간 협상 국면을 깨뜨릴 정도의 사안이 아님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 분위기를 계속 이어갈 것임을 확인하긴 했지만,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나오게 하기 위한 제재를 지속할 것임을 분명히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는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북한 비핵화에 대해 "서두르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 북한이 먼저 비핵화 조치와 관련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자 문제 해결에 공동의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납치 피해자 가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납치 문제는 내 머릿속에 있다. 꼭 해결하고 싶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도 일본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 역시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재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납치 피해자들의 가족들을 격려했다"며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에 대한 의욕을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납치 문제의 빠른 해결을 위해 다음은 내가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나겠다"고 밝혔다.
다만 아베 총리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으로 극히 유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또 북일 정상회담의 추진 경과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아베 총리가 이번과 같이 북한과 정상회담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수 차례 직접 밝혀왔지만,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 공개적인 자리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규정함으로써 국면의 일정한 변화가 없는 이상 당분간 북일 정상회담은 추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평가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 "남의 집 일을 놓고 주제넘게 이렇다 저렇다 하며 한사코 '결의' 위반이라고 우기는 것을 보면 볼튼은 확실히 보통사람들과 다른 사고 구조를 가진 것이 명백하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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