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 간 전화통화 내용을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유출한 사건과 관련해 외교부는 주미 한국대사관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이번주 안으로 징계위원회를 개최해 조속히 사안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조세영 신임 외교부 1차관은 27일 기자들과 만나 "어제(26일) 현지(주미 한국대사관) 조사 결과가 본부에 보고됐고 장관과 간부들이 대책을 숙의했다"며 "어제 밤늦게 장관에게 대책을 문서로 보고했고 재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조 1차관은 "(유출한 당사자에 대한) 처분과 관련한 확정된 내용을 보고한 것은 아니고, 오늘부터 처분 절차를 시작한다는 문서에 대해 장관이 재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보안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조사결과를 검토해서 어떤 징계에 회부하는 것이 마땅한지에 대해 의견을 내고, 심사위 결과를 토대로 이번주 중에 징계위원회를 열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 1차관은 이번 사건을 "기강해이 및 범법 행위"라고 규정하며 "오늘 아침에도 장관이 추가적으로 간부들과 대책을 숙의했다"고 밝혀 외교부 차원에서 해당 사안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장관은 이 문제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며 "이에 따라 오늘부터 시작되는 절차(보안심사위원회)에 온정이나 사적인 동정에 휩쓸리지 않고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혀 무거운 징계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했다.
한미 정상 통화내용을 강 의원에게 유출한 주미대사관 소속 외교관이 전날 귀국한 가운데, 외교부는 검찰 고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외교부 내에서 현 국면에 대한 불만이 누적돼있고, 이에 따라 이번과 같은 사건이 벌어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이에 대해 조 1차관은 "정보 유출 배경이나 의도보다는 행동을 가지고 판단해야 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인의 소신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고, 정부의 절차와 입장을 우선하는 것이 본분"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6일 프랑스 파리 출장에서 돌아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번 사건에 대해 "기밀을 대외적으로 유출할 때, 그리고 여러 1차적 조사를 봤을 때 의도 없이 그랬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공익적 성격이 있었다는 자유한국당의 주장에 대해 "전혀 그런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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