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와 마찰을 빚고 있는 플랫폼 업체 쏘카를 대상으로 한 이재웅 쏘카 대표와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말싸움이 재차 이어졌다.
최 위원장은 2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코리아핀테크위크' 행사 기조연설에서 "혁신의 궁극적 목표는 사회 전체의 후생을 높이는 것"이라며 "디지털 전환과 혁신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거나 소외되는 분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 그 분들의 사회적 충격을 관리하고 연착륙을 돕는 게 혁신 지원 못잖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날(22일) 이 대표와의 설전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했다. 연설 이후 최 위원장은 기자들로부터관련 질문을 받자 "(이 대표가) 그런 식으로 비아냥댈 일이 아니"라며 "혁신사업자들이 사회적 연대를 소중히 생각하고, 갈등 최소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22일 "최근 타다(쏘카) 대표자(이 대표)가 정부와 택시업계를 향해 거친 인사를 하고 있다"며 "이기적이고 무례하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7일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죽음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죽음을 정치화 하고 죽음을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택시기사를 비난하는 글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이 대표는 이어 "전국 택시 매출의 1%도 안 되고, 서울 택시 매출의 2%도 안 되어서 결과적으로 하루 몇 천 원 수입이 줄어들게 했을지도 모르는 타다에 모든 책임을 돌리고, 불안감을 조장하고 죽음까지 이르게 한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이 대표의 이 같은 메시지를 향해 "'나는 달려가는데 왜 (택시업계 종사자 등 혁신 낙오자들은) 못 따라오느냐'는 (질책) 것"이라며 "(이 대표는) 최소한의 존중과 예의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이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이 대표는 곧바로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갑자기 이 분(최 위원장)이 왜 이러시느냐"며 "출마하시려느냐"고 비꼬았다.
이날(23일) 최 위원장의 발언이 이 대표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 배경이다.
이 대표는 최 위원장의 새 발언 소식이 알려지자 다시금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새 주장을 폈다. "오늘 아침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좋은 말을 해주셨다"며 최 위원장 주장의 일부를 인용했다.
이 대표는 "(최 위원장 말처럼) 혁신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산업이나 사람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 그 부분은 잘 보다듬고 가야한다"며 "전통 산업이나 전통 산업 종사자들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돕고, 거기에 혁신 산업도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혁신에 승자와 패자는 없다"며 "혁신은 우리 사회 전체가 승자가 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크게는 최 위원장과 자신의 취지가 다르지 않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다만 "(최 위원장이) 주무부처 장관도 아닌데 제 주장을 관심있게 잘 읽어봐주셔서 고맙다"며 전날의 '출마' 발언 취지를 이어가는 뉘앙스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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