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시작된 대형마트의 할인 경쟁으로 동네 슈퍼마켓 10곳 중 7곳에서 매출이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9일 발표한 '대형마트간 가격할인 경쟁이 중소유통에 미치는 영향조사'에 따르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 인근의 소매점에서 71.9%가 매출 및 고객이 20% 이상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이중 20~30% 감소한 슈퍼가 33.1%, 30~50% 감소한 업체가 26.9%였으며, 절반 이상 줄었다고 응답한 업체도 11.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82.2%가 지난해 1분기에 비해 경영상태가 악화됐다고 느끼고 있으며 그 이유로 'SSM 및 대형마트 확산'을 꼽은 응답자가 62.2%로 압도적이었다. 소비악화로 인한 판매부진은 25.0%,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과 판매수익률 저하를 꼽은 비율은 각각 4.7%, 4.1%였다.
일부 소매점들은 대형마트의 할인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고객서비스 강화나 가격인하, 공동구매 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전체의 73.8%에 해당하는 슈퍼들은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할인경쟁이 지속됐을 때 향후 대책으로도 64.4%가 특별한 대응책이 없었으며 휴업이나 폐업을 고려하는 점포도 28.2%에 달했다.
대형마트의 가격인하 정책에 대해서는 소매점의 절대다수인 97.9%가 반대하고 있었다. 이들은 가격할인 정책의 문제점으로 45.8%가 '매출 및 고객감소로 인한 영세상인 몰락'을 꼽았으며 '대형점과 중소소매점 공급가 차별'(29.9%), '제품업체 납품가 인하 강요'(14.4%) 등의 지적도 있었다.
한편, 응답자들은 시설현대화, 유통물류센터 등의 지원정책에 대해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 비율(54.3%)이 효과가 있다고 보는 비율(35.9%)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51.3%가 대형마트를 규제할 수 있는 유통산업발전법 등의 법안 통과를 꼽았다. '제조사 공급가 차별시정'(38.6%), '대형마트간 가격할인 경쟁 중단'(34.5%), '공동사업 활성화'(13.2%), 'SSM 가맹점 사업조정 포함'(10.7%)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조사는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대형마트 3사 근방 1㎞ 이내에 있는 중소소매점 1041곳 중 설문에 응한 202곳에 대해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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