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남측기업인들의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없이" 개성공단 재개 용의가 있다고 밝혔던 만큼, 북한의 침묵은 불길하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이렇게 남한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 문재인 정부 입장이 곤란해진다. 문재인 정부를 곤란하게 해봐야 북한에는 득 될 것이 하나도 없다"며 북한에 조속한 움직임을 재촉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이 이러면 추후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러면 북미 관계 개선은 요원해지고, 현실적인 측면에서는 경제 발전도 힘들어질 수 있다"며 "잘못하다가는 이른바 '자력갱생'을 앞으로 몇 년이나 더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 전 장관은 "시간은 과연 북한의 편일까? 북한이 이렇게 '무시전략'으로만 일관하면 미국이 연말까지 알아서 '계산법'을 바꿔서 회담장에 나올까?"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한과 미국의 태도 변화를 동시에 끌어내려는 의도로 미적거리는 것 같은데, 그건 이뤄질 수 없는 꿈이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는 "남북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야 문 대통령 입장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6월 만남에서 촉진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북미가 접점을 찾을 수 있겠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질문이 들어오면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반응을 전해주면서 미국을 설득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은 문재인 정부가 북미 회담의 불씨를 다시 살리겠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을 읽고 여기에 호응해줘야 한다"라며 "(6월 28~29일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오사카에 오는 트럼프 대통령을 서울로 불러들여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는 이유는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도록 자리를 깔아주기 위한 것이다. 북한이 이걸 알아차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혹여 북한의 참모들이 미국과 남한에 대해 이러한 태도를 보이자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건의한 것이라면, 이건 참모들이 김 위원장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6월 말에 오기 전까지, 최소한 6월 중순까지라도 북한이 움직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터뷰는 22일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박인규 이사장과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프레시안 : 정부가 지난 17일 개성공업 입주기업들의 방북을 허용하는 한편 국제기구를 통한 인도적 지원을 시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정부의 움직임이 교착에 빠진 북미 관계와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데 기점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북한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세현 : 17일부터 지금까지 닷새 정도 시간이 지났는데, 아무리 주말을 끼고 있었다고 해도 아직까지 아무런 응답이 없다는 건 좀 문제가 있습니다. 북한이 이렇게 남한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 문재인 정부 입장이 곤란해집니다. 문재인 정부를 곤란하게 해봐야 북한에는 득 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인도적 지원 문제부터 살펴보면, 국제사회는 북한의 식량이 150만 톤 정도 부족할 거라고 이미 공표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세계식량기구(WFP)가 여기저기에 도움의 손길을 구하러 다니고 있고, 마침 한국 정부가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 북한에서도 어느 정도 반응을 보여줘야 합니다. 하다못해 개성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공식적인 회담까지는 아니더라도, 비공식적인 이야기라도 나눠야 합니다. 그런데도 북한은 여전히 '표정관리'만 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렇게 나오는 것이 이른바 '우리민족끼리'의 정신에 입각해 남한이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강력하게 추진하게 하기 위한 의도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건 상당히 잘못된 '계산법'입니다. 북한은 미국한테만 계산법이 틀렸다고 할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남한에 대해 가지고 있는 계산법이 틀렸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북한이 계속 이렇게 남한에 협조하지 않으면 추후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북미 관계 개선은 요원해지고, 현실적인 측면에서는 경제 발전도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잘못하다가는 이른바 '자력갱생'을 앞으로 몇 년이나 더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습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 신청도 그렇습니다. 이렇게 북한이 묵묵부답으로만 일관하면 공단을 다시 열어야 한다는 여론이 어떻게 생겨날 수 있겠습니까?
또 미국에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를 위해 뭔가 접점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냐는 말은 남한 정부가 할 수 있는 건데, 북한이 저렇게 나오면 남한에서 이런 식의 의견을 개진하기도 어렵습니다.
북한이 미국에는 미사일 쏘고 한국은 상대 안하는 식으로 대응한다고 해서 미국이 "아이고 이러다 큰일 나겠네. 빨리 북한을 달래야겠다"라면서 계산법을 바꿔서 나올 것 같습니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에게 계산법 바꾸라고 한 부분은 일리 있는 이야기이긴 합니다. 미국은 북한이 무장해제 수준의 조치를 취하고 나면 뭔가를 해주겠다고 했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남북관계에 있어서 이런 식의 계산법을 가지고 있으면 북한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나마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자, 촉진자의 역할을 했기 때문에 지난해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도 할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러면 남한에 고마운 줄 알아야지 이런 대응이 어딨습니까?
북한은 경제적 필요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의 업적이 필요했기 때문에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진 건 맞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게 가능했던 건 양측을 중재해주는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빠지면 북미 양자만으로 회담을 이어가긴 어렵습니다.
북한이 좋아하는 말이 있죠. '우리 민족끼리' 라는 말입니다. 이 말의 속뜻은 남한에게 "미국한테 할 말 하고, 미국이 못하게 막고 있는 것을 좀 하도록 노력해봐라"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입각해 남한에게 "너희들이 해야 할 역할을 좀 하라"라고 말하는 것이죠.
북한이 '우리민족끼리'를 언급하는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미국에 끌려다니지 말라면서 우리한테 이런 말을 자주했죠. 그런데 미국에 끌려다니지 말라는 북한은 실제 회담할 때 보면 남북관계보다는 북미 관계를 우선시합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남한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제안도 뭉개고 있습니다. 이거야 말로 '우리민족끼리' 정신에 위배되는 것 아닌가요?
프레시안 : 지금 상황에서 북한이 외부와 거의 단절하다시피 행동하는 게 별로 유리할 것 같지 않은데, 북한은 왜 이러는 걸까요?
정세현 : 근본적인 원인부터 짚어 보자면 상대방의 의도에 대한 인식이 잘못돼있는 것 같습니다. 외교 정책에 있어서 상대방의 의도 파악은 기본 중에 기본입니다.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면 정확한 대책이 나오는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완전히 잘못된 대책을 쓰게 되는 것이죠. 베트남 전쟁 때 미국은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었고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켰지만 결국 전쟁에서 패배했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인식이 잘못됐기 때문이었죠.
지금의 북한도 판단을 잘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은 본인들이 현 시점에서 이렇게 버티고 있으면 미국이 먼저 회담장에 나오지 않고는 못 배길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중국과 무역 문제도 장기전으로 흘러갈 것 같고, 이란 문제 역시 해결하기에 간단한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협상에서 외교적 성과를 내야 할 절박성이 강할 것이라는 게 북한의 판단 같습니다. 그러니까 버티겠다는 거겠죠.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야 치고 나갑니다. 그럴 가능성이 없으면 안 그래도 중국과 이란 때문에 정신없는 트럼프는 북한 문제에 공을 들이지 않을 겁니다. 게다가 최근 <폴리티코>를 비롯한 미국 언론에서 실시된 2020년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7~8% 정도 앞서는 걸로 나옵니다. 이러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출마는 할 수 있을까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도전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부터 좀 판단하고 떼를 쓰든 말든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이렇다면 시간은 과연 북한의 편일까요? 당장 지지를 끌어올려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 이란 문제 등이 있어서 북핵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가 힘든데, 북한이 저렇게 무시전략으로만 일관하면 미국이 연말까지 알아서 '계산법'을 바꿔서 회담장에 나올까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한과 미국의 태도변화를 동시에 끌어내려는 의도로 지금 이렇게 미적거리는 것 같은데, 그건 이뤄질 수 없는 꿈입니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합니다.
프레시안 :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쉽지 않은 현 상황이 북한에게는 오히려 기회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정세현 :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빨리 미국에게 신호를 보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지금 어려운 상황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손을 뿌리치기 어려워 집니다. 또 현실적으로 북핵 문제에 있어서는 미국과 북한은 소위 '갑을관계'일 수밖에 없습니다. '을'인 북한이 '갑'인 미국을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약간 숙이고 들어가야죠.
물론 자존심이 중요한 북한 입장에서는 이렇게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북한의 이러한 행태를 정당화할 수 있는 그림을 만들려면 문 대통령이 필요합니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의 제안을 이렇게 무시하면 어쩌자는 건가요?
프레시안 : 지난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북한이 너무 큰 충격을 받아서 아직 제대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정세현 : 김정은 위원장이 하노이에 갈 때까지만 해도 소풍가듯이 가지 않았습니까? 그러다가 하루 아침에 상황이 바뀌었으니 충격을 받긴 했을 겁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북미 정상회담 당시 통역의 중대한 실수가 있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당시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그만하고 일어서려고 하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앉으라고, 이야기할 것이 있다고 했답니다. 그런데 그 뜻이 정확히 전달이 되지 않아서 트럼프가 그냥 나가버렸다고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19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 시설 5개 중에 1~2개만 없애려고 했다고 말했는데요. 이미 다 알려졌다시피 북한은 당시 회담에서 5개 분야의 제재를 풀어달라고 했습니다. 이 부분에서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한 건데, 북한 쪽에서 5개 요구한 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 부분을 이야기 해보자면서 다시 앉아보라고 이야기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김 위원장의 강력한 뜻이 전달되지 않아서 회담이 끝난 것 같습니다.
북한, 남한의 의도 간파해야
프레시안 : 정부는 지난 16일에 6월 말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예정돼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날짜나 형식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일단 언론에 공개한 건데요. 정부가 이렇게 일찍 공개한 것은 남북 간 공감대를 만들고 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왔을 때 북미 관계도 풀어보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현 상황에서 북한이 전혀 대응을 해주지 않으면 이러한 의도대로 흘러가기 어려운 것 아닌가요?
정세현 : 그렇습니다. 지금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것도 북한이 반응을 보여야 대통령도 원포인트든, 판문점이든, 평양이든 갈 것 아닙니까?
또 남북이 만나서 이야기를 해야 문 대통령 입장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6월 만남에서 촉진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겁니다. 예를 들어 북미 양측이 접점을 찾을 수 있겠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질문이 들어오면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반응을 전해주면서 미국을 설득할 수도 있는 것이고요. 따라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러려면 김 위원장이 최소한 남한과 소통을 해야 하는 겁니다.
북한도 남한의 이러한 의도를 잘 읽고 대응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가 북미 회담 불씨를 다시 살리겠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을 읽고 여기에 호응해줘야죠. 오사카에 오는 트럼프 대통령을 서울로 불러들여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는 이유는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도록 자리를 깔아주기 위한 것입니다. 북한이 이걸 알아차려야 합니다.
이번에 북미 대화의 불씨를 살려내지 못하면 앞으로 남한에서 지금과 같은 대북정책을 끌고 가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문 대통령도 이번에 판을 만들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절박한 것이 김정은입니다. 아무리 착각은 자유라고 하지만, 오지랖이니 이런 말을 할 것이 아니라 촉진자로서의 문재인의 역할을 최대한 활용해야 김정은의 살 길이 나오는 겁니다.
북한은 개성공단 가동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기 위해 남한에 당사자 입장에 서라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개성공단 하나 뚫린다고 북한 경제가 살아납니까? 북미 관계 개선 프로세스가 시작돼야 하고 그러려면 비핵화도 거기에 걸맞게 진전돼야 북한 경제도 앞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이를 만들어주려는 남한의 노력에 대해서는 아무런 응답 없이 옥죄기만 하고 대꾸도 안하면 남한이 북한에 계속 이렇게 좋게 이야기할까요?
혹여 문재인 정부의 인도적 지원이나 개성공업 기업인 방북 허가 등을 보고 북한이 자신들의 행동이 통했다고 착각할 수도 있는데 그거 정말 착각입니다. 이렇게 계속 판단 착오해서 미국 태도 바뀔 때까지, 남한 태도 바뀔 때까지 자력갱생하면서 버티겠다는 식으로만 나가면 정말 파국으로 가는 겁니다.
만약 문 대통령이 우리도 북한이 셈법을 바꿀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하면 그때 북한은 어떻게 할겁니까? 형식논리에 얽매여서 북한이 지금처럼 버틴다면 우리는 사실 기다리겠다고 하고 가만히 있는 선택을 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지금 움직이기가 그렇게 힘들면 하다못해 개성공단 기업인들 언제 들어오라고 이야기는 해야 합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소장회의도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 계속 안되고 있습니다. 물론 통일전선부장 바뀌고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까지 바뀐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와서 내부적으로 어수선하기 때문에 남한에 대해 대응을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줄 수도 있지만, 실무 라인이 바뀌었다고 이런 중요한 문제에 반응을 못하고 있으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혹시 북한의 참모들이 미국과 남한에 대해 이러한 태도를 보이자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건의한 것이라면, 이건 참모들이 김 위원장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6월 말에 오기 전까지, 최소한 6월 중순까지라도 북한에서 움직여줘야 합니다.
프레시안 : 북한이 지난 5월 4일과 9일,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았습니까? 북한이 상황을 오판해서 중장거리 미사일 등 더 강한 군사적 대응을 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이번달 말에 을지태극훈련도 잡혀 있고요.
정세현 : 북한이 아직 미국의 계산법이 바뀌지 않았다면서 더 강력한 미사일을 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문 대통령의 움직임은 무시하고 미국과 일전불사의 자세로 결판을 내고 말겠다, 미국을 굴복시키겠다는 과욕을 부리면서 그럴 수도 있죠. 일본 열도 상공을 통과해 태평양에 떨어지는 미사일을 쏘면 거의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은데, 그러면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위반되는 겁니다. 그에 따라 북한에 대한 제재 조치는 또 추가되겠죠.
물론 북한은 자력갱생을 외치면서 큰소리 치고 버티려고 하겠지만, 미중 무역 전쟁이 심해지고 있는 와중에 중국도 미국 눈치 보느라 북한에 대한 민간 부문 무역을 많이 허용해주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중국도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인 것이죠. 이러면 북한은, 지도자와 권력 중심에 있는 기득권층은 당연히 견뎌내야 한다고 하겠죠. 북한의 주민들만 죽을 지경에 몰릴 겁니다.
문재인 정부는 어떻게든지 불씨를 살리려고 애를 쓰고 있고 미국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을 탄도미사일이라고 규정하지 않았습니다. 이건 미국도 아직까지는 회담에 관심이 있다는 겁니다. 또 북한에 "그정도 했으면 이제 어느 정도는 굽히고 들어오라"는 메시지를 준 겁니다. 북한이 현명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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