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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발언과 '추가조치' 상호해명후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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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발언과 '추가조치' 상호해명후 타결

남북 경추위, "쌀 40만t 지원 등 7개항 합의"

북한의 '헤아릴 수 없는 재난' 발언으로 파행을 겪었던 제5차 남북 경제협력추진위원회가 23일 타결됐다.

북측은 재난 발언에 대해 "남과 북이 불행하게 되지 않기를 기대하는 취지였다"고 구두해명 대신 우리측은 북한에 쌀 40만t을 차관방식으로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지원조건은 연리 1%, 10년거치 20년 상환의 차관형식이다.

***쌀 40만t 지원 등 7개항 합의**

남북한은 23일 평양 양각도 국제호텔에서 경추위 전체회의를 마무리짓고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7개항의 합의문에 서명했다.

식량 지원 방식은 남측이 북측에 쌀을 10만t씩 나눠 보내고, 남측이 배급현장을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또 경의선 및 동해선 연결식 행사를 오는 6월 10일 군사분계선 연결지점에서 진행키로 하고 빠른 시일안에 완공하도록 노력하는 한편, 개성공단착공식을 사업자간에 합의되는 데 따라 6월 하순에 갖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경의선의 경우 이르면 상반기내 연결될 것으로 보이며 동해선은 연내에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개성공단건설실무협의회 및 실무접촉도 내달 재개해 공단 착공 이전에 노동.세금.기업설립 등 하위규정의 조속한 제정 및 공포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며, 통신.통관.검역에 관한 기본합의서도 발효시키기로 했다.

남북은 또 임진강 수해방지를 위한 공동조사를 군사적 보장조치가 취해지는 데 따라 6월중에 진행하고 장마전에 홍수예보 체제를 구축하고, 북측은 올해 장마에 대비해 남측에 임남(금강산)댐의 방류와 관련해 필요한 사항을 통보키로 했다.

사스확산 방지를 이유로 중단됐던 금강산 관광 사업과 관련, 남북은 관광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한편 금강산 육로 및 해로 관광을 6월중에 재개하기 위해 적극 노력키로 했다.

남북은 이와 함께 경제협력추진위원회 제6차 회의를 오는 8월 하순에 서울에서 개최키로 의견을 모았다.

***'재난' 발언과 '추가조치'에 대해 상호해명**

공동합의문 발표 뒤 김광림 재정경제부 차관은 기자회견을 갖고 "대북정책의 기조변화가 없고 남북관계를 지속해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했다"면서 "이번 회의에서 북측이'재난 발언'을 하는 등 돌발사태가 벌어졌으나 결국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

김 차관은 북측의 구두 해명에 대해 "북측은 대결격화로 남북관계가 악화되면 양측 모두 불행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헤아릴 수 없는 재난 발언'과 관련, 박창련 북측 단장은 23일 오후 8시30분경 개최한 전체회의 기조발언을 통해 "발언의 취지는 대결이 격화되어 북남관계가 '영(0)'으로 되고 재난이 닥쳐와 북이나 남이나 불행하게 되지 않고 다같이 잘 되기를 기대하는 의미에서 한 말이었음을 명백히 하게 된다"고 해명했다.

김 차관은 "북측에 납득할만한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고, 이 문제를 세차례 위원 접촉 의제로 논의했다"면서 "일방적으로 비난하며 회의를 무산시키는 것과 비교하면 구두로 해명한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 차관은 반면에 북측에서 해명을 요구한 한미정상회담에서의 '추가적 조치'에 대해 "한미정상회담에서는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에 동의를 했으며 상황을 더이상 악화시키기 않으면 추가적 조치를 우려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말했다. 우리측은 "추가적인 조치가 군사적 행동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라는 일부 주장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핵개발 문제에 대해서는 김 차관은 "지난번 제10차 장관급 회담의 공동 성명문 수준으로 북핵문제를 합의문에 포함시킬 생각이었으나 이번 회담이 경제회담이라 합의문에는 담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여러 차례 발언을 통해 북핵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했고, 식량지원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시켰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양측은 경제협력의 제도적 보장을 위한 투자보장.이중과세방지.청산결제.상사분쟁 등 이미 합의한 4대 합의서와 남북 해운합의서 등을 각기 필요한 절차를 거쳐 가급적 빨리 발효시키기로 합의했다.

***상호필요성 때문에 일단 파국 모면**

이번 경추위 결과는 지난 94년 3월 북한의 '서울 불바다' 발언이후 남북교류가 전면중단됐던 점과 비교하면, 북한의 '헤아릴 수 없는 재난' 발언에 따라 한때 파국까지 예상됐음에도 불구하고 남북교류를 지속키로 했다는 점에서 일단 최악의 결과는 피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남북 양측 모두 이번 회담을 파국으로 끝낼 경우 예상되는 위기감에 따른 것을 분석된다. 북한의 경우 식량부족 등 작금의 심각한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선 우리나라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며, 우리나라 역시 남북 대화채널이 봉쇄될 경우 향후 예상되는 한반도 긴장 고조국면에서 군사대립을 사전예방.조정해내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회담과정에 '헤아릴 수 없는 재난' 발언과 '추가적 조치 해명' 요구 등을 통해 남북간 상호불신이 노골적으로 표출됐다는 점은 앞으로 남북관계가 결코 순탄치 못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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