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제39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기념사를 놓고 정치권의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18일 광주 국립 5.18 국립묘지에서 열린 기념식 기념사에서 "80년 5월 광주와 함께하지 못했던 것이 그 시대 살았던 시민 한 사람으로 정말 미안하다. 그때 공권력이 광주에서 자행한 야만적 폭력과 학살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5·18 진실은 보수와 진보로 나뉠 수가 없다. 광주가 지키고자 했던 가치가 자유이고 민주주의였기 때문이다.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는 현실이 국민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럽다. 개인적으로는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담겠다고 한 약속을 지금까지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송구스럽다"며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 등의 5.18 폄훼 발언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반쪽짜리 기념식을 본 듯하여 씁쓸하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은 독재자의 후예를 운운하며 사실상 우리 당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며 "우리는 이미 자격이 충분한 (5‧18 진상규명위원회) 의원을 추천했지만, 청와대가 이를 이유 없이 거부해 출범이 늦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국당의 망언 의원들을 비난하고 나섰다. 조 수석은 "5‧18은 현행 1987년 헌법의 뿌리"라며 "우리 모두 5‧18의 자식이다. 5‧18 폄훼 망발(妄發)을 일삼는 자들, 정략적 목적과 이익을 위해 악행을 부추기거나 방조하며 이용하는 자들에게 이하 말을 보낸다. 우리 사람 되기 힘들어도 괴물이 되진 말자-영화 <생활의 발견>(2002)"라고 말했다.
한편, 5.18 기념식 참석을 광주 시민들에 의해 저지 당하기도 했던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환영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반드시 참석해야 할 곳이기 때문"이라며 "광주의 상처가 치유되고 시민들의 마음이 열릴 때까지 진정성을 갖고 광주 시민을 만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내년에는 황 대표께서 광주에 다른 모습으로 꼭 오길 바란다"며 "황 대표께서는 광주의 아픔도 긍지도 잘 안다고 하셨으니 서울에 가는 대로 늦었지만 망언자들을 징계하고 늦은 징계에 대해 사과해 달라. 그리고 한국당 안에서는 두 번 다시 광주 정신을 폄훼하는 발언이나 행동이 나와서는 지시하시고, 5.18 역사왜곡처벌법을 더이상 방해하지 않겠다고 결단해달라"고 요구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대통령께서 기념사 하시며 울고 나도 울었다. 많은 시민도 울었다. 감명 깊은 기념사였다"면서 "그것이 전부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한국당이 바뀔까. 황교안(대표)이 바뀔까? 내년 40주년이 오는 게 두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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