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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 1주만에 비관으로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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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 1주만에 비관으로 선회

디플레이션 전단계인 디스인플레이션 우려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불과 1주일만에 향후 미국경제에 대한 전망을 ‘신중한 낙관론’에서 ‘조심스런 우려’로 바꿔 시장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이라크전이 끝나면 회복될 것이라던 종전의 낙관론을 뒤엎는 부정적 전망이기 때문이다.

***그린스펀, 경기둔화 우려**

6일(현지시간) 미 연준의 금리결정기구인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내부 논란 끝에 1.25%인 현행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다음달 24일로 예정된 FOMC에서는 추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6일(현지시간) “물가하락에 대한 미연준의 경고는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발표문에서 "생산이나 고용지표가 이라크전 종전을 반영하지 않았으나 실망스럽다"고 지적한 후 "인플레이션보다는 성장 둔화의 우려가 높다"고 전망했다. 그린스펀은 "경제 성장 측면에서는 하강 가능성과 상승 가능성은 엇비슷하지만, 물가 측면에서 미약하나마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린스펀은 그러나 불과 1주일 전만 해도 미국경제에 대해 '신중한 낙관'을 했었다.

미 연준은 “경제성장과 물가에 존재하는 위험을 전반적으로 고려할 때 예측가능한 미래에 판단의 균형추를 경기약세쪽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를 앞으로 금리 정책 방향을 나타내는 정책기조를 '경기둔화 우려'로 부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디플레이션 전단계인 디스인플레이션 우려**

미 연준에서 일했던 전미기업연구소(AEI) 이코노미스트 에릭 엔겐도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 연준은 인플레이션보다 디스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이란 디플레이션만큼 경제에 치명적이진 않지만 기업의 인력감축과 소비수요 부진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점에서 향후 디플레이션으로 빠져들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경제현상을 가리킨다.

현재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지난 3월까지 1년간 1.7% 상승했다. 이는 지난 66년 이후 최소 상승폭이다. 경기침체로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

4월 한달동안 미국의 기업들은 4만8천개의 일자리를 줄여 지난 3개월 동안 52만5천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이로 인해 실업률은 지난 4월 6%로 94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일본식 경제불황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우선 부동산, 주식 등 자산 가격이 급락하는 디플레이션으로 가계 부채 상환부담이 증가하면서 소비 감소에 따른 경기침체가 장기화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리먼 브라더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에단 해리스는 “이번 미 연준의 발표는 매우 강력한 것”이라면서 “미약하다고 표현했지만 디플레이션 위험성을 인정한 것은 크게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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