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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후진타오 vs 장쩌민' 권력투쟁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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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 '후진타오 vs 장쩌민' 권력투쟁 촉발

초기은폐 책임 놓고 갈등, 정치개혁 가속화 전망

중국에 엄청난 경제적 피해를 초래한 사스(SARS)가 후폭풍으로 중국에 정치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분석돼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아직까지 중국 군부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는 장쩌민 전 국가주석간에 치열한 권력투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점쳐져 주목된다.

***후진타오 vs 장쩌민**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2일(현지시간) “중국 정부 소식통, 언론인, 정치분석가들에 따르면 사스 위기에 대한 서투른 대처로 인해 중국에서는 정치개혁에 대한 요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으며 전.현직 공산당 지도자들간의 전면적인 권력 투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언론의 자유가 없는 중국에서는 이례적으로 정치개혁 요구가 사스 바이러스의 발원지로 알려진 광둥성의 유명매체, 공개편지 등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이는 다시 수많은 중국 웹사이트에 전재되고 있다는 것.

WP에 따르면 권력투쟁을 벌이고 있는 양측은 사스 대책을 둘러싸고 갈려져 있다. 한쪽은 중국의 새 당총서기이자 국가주석이 된 후진타오와 신임총리 원자바오 그리고 사스 대책 임무를 맡은 주룽지 전 총리의 측근들인 고위관료들이며, 다른 한쪽은 중앙군사위원장을 맡아 여전히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장쩌민 전 주석의 측근들이다.

중국 정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장쩌민의 측근들은 사스에 대한 축소, 은폐와 세계보건기구(WHO)와 외국 정부들에게 사스 확산 현황에 대한 허위보고 등을 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진타오와 원자바오도 처음에는 이같은 대책을 따랐지만 사스의 정치적 요소를 감지하고는 몇주전부터 노선을 변경해 후진타오 주석이 지난달 18일 공개적으로 보다 진실된 보고와 외국과의 긴밀한 공조 등을 천명했다는 것이다.

WP는 “장쩌민도 새로운 사스 대책에 지지를 표명했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은 후진타오와의 갈등을 노출시킨 방식이었다”고 지적했다. 후진타오와 원자바오는 사스와의 전쟁 최전방에 나서 연일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고 병원, 대학, 연구실 등을 방문하고 있는 반면, 장쩌민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 또한 장쩌민은 “중국은 사스 진압에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고 말했는데, 이는 “사스가 진압되지 못하고 중국이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후진타오와 원자바오의 발언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것이다.

WP는 “중국의 인터넷 채팅방들에는 장쩌민을 비난하는 글들로 가득차 있다”는 중국의 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면서, “반면에 후진타오와 원자바오의 인기는 장쩌민에 대한 경멸과 증오가 증가하는 것과 비교해 놀라울 정도”라고 전했다. 이 전문가는 “후진타오와 원자바오는 인민을 먼저 생각하는 지도자 이미지가 부각되고 있는 반면 장쩌민은 자기도취에 빠진 정신이상자로 비난받고 있다”고 전했다.

***사스 장기화하면 후진타오 체제도 흔들**

그러나 후진타오와 원자바오의 새 지도부도 사스에 대한 효과적인 진압에 실패한다면 이들의 입지마저도 위태롭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 예로 중국의 대표적인 반체제 인사 웨이징성(魏京生)은 지난 28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지에 기고한 칼럼에서 "사스처럼 위험한 질병에 대한 정보 통제는 공산당 정치국과 서기처 등 최고위 지도부만이 할 수 있다"면서 당 지도부에 은폐 책임이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지난 79년 대자보 사건으로 체포되는 등 수 차례 옥고끝에 서방으로 망명한 웨이징성은 “위생부장이나 베이징 시장이 이런 정보를 감출 수 있는 배짱은 없다”면서 지난 26일 장원캉(張文康) 위생부장과 멍쉐눙(孟學農) 베이징 시장이 전격 경질된 것은 최고위급 지도부 책임을 면하기 위해 하위 관리들을 희생양으로 삼아온 관례로 볼 때 이례적인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웨싱징성은 멍쉐눙 시장이 후진타오 계열인데 비해 장원캉은 장쩌민 측근으로 서로 다른 파벌 출신 인사들이 희생된 것은 후진타오와 장쩌민측이 하나씩 잃는 대신에 공통의 이익을 지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을 것으로 풀이하면서 공산당 지도부 전체를 매도했다.

대만의 언론들도 중국 정부가 사스 파장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할 경우 1989년 6.4 천안문 사태에 버금가는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만 대륙위원회(통일부격)의 분석에 따르면 사스로 인해 중국정부의 효율성에 대한 아래로부터의 신뢰성에 금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대륙위원회는 사스 파장이 단기에 그친다 하더라도 공산당이 신뢰회복을 위한 관료제도 개선 및 공산당의 정보독점.통제 완화 조치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스가 중국의 언론에도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지침에 따라 침묵으로 일관한 관영언론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어 정부통제가 약한 반관영 언론에 대한 정보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공산당의 언론정책에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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