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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1조6천억 분식회계로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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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1조6천억 분식회계로 휘청

장진호회장 회삿돈 1천2백억 유용, 법정관리 가능성

법정관리 여부에 대해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진로가 95∼96년 1조5천9백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분식회계를 한 것으로 드러나, 최근 골드만삭스에 맞서 독자생존을 추진해온 진로에게 커다란 타격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예보, "진로 분식회계 1조5천9백억"**

30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진로는 94년 10월부터 96년 9월까지 2개 회계연도에 걸쳐 계열사와 대주주에게 대출한 자금을 기재하지 않는 방법으로 모두 1조5천9백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했다.

㈜진로는 95년 9월 결산시 계열사와 대주주에게 빌려준 돈을 누락하는 등 6천1백54억원의 분식회계를 했고 이듬해에도 유사한 방법으로 9천7백52억원을 조작했다.

㈜진로는 분식회계된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사채를 발행했으나 작년 8월 현재 1천4백80억원(액면가 기준)을 상환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중 공적자금이 지원된 금융기관과 관련된 금액은 8백50억원에 이른다.또 95년 12월 한덕생명으로부터 1백억원을 빌리는 등 95년 12월부터 97년 4월까지 2천6백33억원을 차입한 뒤 이 중 2천1백49억원을 갚지 못했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2월 예보가 장 전 회장 등이 금융기관에 2천9백억원의 손실을 안겼다며 검찰에 수사의뢰한 이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밝혀진 것이다. 예보는 현재 진행중인 조사결과에 대한 심의가 끝나는 대로 장진호 전 회장 등 임직원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장진호 회장, "회삿돈 개인돈처럼 유용"**

한편 장진호 회장은 회사돈을 개인돈처럼 마구 끌어다 쓰면서 부실화를 가속화시킨 사실도 드러났다.

장진호 회장 개인이 회사에서 빌려간 대여금과 이자가 총 1천2백억원대에 이르며, 진로는 이 액수 전체에 대해 1997년부터 대손충당금을 쌓아왔다.

이같은 사실은 진로가 29일 내놓은 1.4분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다. 진로측에 따르면 장 회장에 대한 대여금은 옛 공정거래법의 출자제한 규정에 따라 발생한 계열사의 초과 보유 주식을 장 회장 명의로 사들이면서 발생한 것으로 그후 금융당국의 요구에 따라 장 회장 대여금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쌓은 상태다.

29일 진로의 제51기 회계연도 1·4분기(2002.10~2002.12)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장 회장이 회사에 갚아야 할 개인채무는 미상환 이자를 포함해 모두 1백21억원으로 이 회사 전체 장기대여금(8백8백15억원)의 13.7%에 달한다.

진로는 금융당국에 제출한 이 보고서에서 장기대여금, 외상매출 등 항목별 대손충당금 설정액과 설정 비율을 밝힌 뒤 장 회장이 빌려간 대여금에 대해서는 ‘대주주임원 대여금 1백% 대손충당금 설정’이라는 별도의 ‘주(註)’를 달았다.

***진로, "골드만삭스의 횡포"**

이같은 정부발표는 외자유치를 통한 자구책을 모색해온 진로에게 큰 타격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동안 진로는 채권자인 골드만 삭스가 계열사인 세나인베스트먼츠를 통해 서울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해옴에 따라 큰 진통을 겪어왔다.

진로는 크레디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을 통해 1조6백억원의 경영정상화 자금을 들여오기로 하고 본계약 체결을 앞둔 상태로 알려졌으나, 초대형 분식회계 적발로 이같은 자구책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진로에 대한 법정관리를 신청한 골드만삭스측은 (주)진로가 외자유치를 해도 부채(1조8천5백29억원)에도 못미쳐 재무상태가 불확실한 상황이기에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해 왔다. 진로는 골드만삭스의 주장에 대해 채권값을 올려받기 위해서거나 경영권을 헐값으로 사들여 제3자에게 매각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반박해 왔으나 분식회계 적발로 곤란한 입장에 몰리게 됐다.

이에 대해 진로 관계자는 3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골드만삭스는 8백70억원의 투자금에 대해 지난 3년간 그 이상을 이자로 받아갔다”면서 “골드만삭스의 법정관리 신청은 투자원금마저 다른 채권단에 앞서 우선적으로 받아가려는 권리남용”이라며 비난했다. 진로측은 또 이번 정부 발표에 골드만삭스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냐는 의혹어린 시선도 던지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무디스에 영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그결과 정부도 골드만삭스를 무시할 수 없는 위치에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97년 부도후 화의상태에 있는 (주)진로는 최근 외자유치를 통해 경영정상화를 이루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 등 일부 채권자는 이러한 외자유치가 단지 사주의 경영권 보호를 위한 행위로 보고 법정관리를 통해 제3자 매각 등 채권회수에 적극적인 공세를 펴왔다.

이러던 중 진로의 초대형 분식회계 사실이 새로 밝혀지면서 독자생존을 추진해온 진로의 앞날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몰리게 됐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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