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김연우)는 13일 '지방자치교육법에 관한 법률(제46조)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 교육감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강 교육감)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8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2월 13일 1심에서 강 교육감은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80만원으로 벌금을 대폭 낮췄다. 이에 따라 강 교육감은 교육감직을 유지하게 됐다. 항소심 재판부도 유죄를 인정했기에 양형부당을 이유로 검찰이 상고할 수 없다.
재판부는 "지방자치법상 교육감 후보 정치 중립은 중요하기에 정당 표기는 금지돼야 한다"며 "피고인(강 교육감)이 선거 과정에 대해 잘 몰랐다고 주장했으나 1심에서 스스로 공소 사실을 자백했고, 선거 주체는 어디까지나 본인이기에 사실오해나 법리오해는 없다"고 했다. 유죄 취지를 인정한 부분이다.
하지만 "피고인 스스로 위법성을 알면서도 홍보물을 제작하거나 유포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위법성을 스스로 인식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또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의 새누리당 정당 경력이 이미 여러 언론을 통해 많이 보도돼 선거 구민이 이 사실을 알았을 것으로 판단하다"며 "선관위 홈페이지에도 정당 경력이 기재돼 선거 구민 전체에 공개됐던 것으로 알고있다"고 했다. 이어 "당시 선거 과정에서 후보에 대한 지지율 추이를 봐도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봐서 당선무효형까지 선고하는 것은 지나치다"면서 "벌금 200만원 양향은 너무 무거워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80만원에 처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1심과 마찬가지로 강 교육감에게 벌금 200만원을 구형했다.
강 교육감은 선고 후 기자들과 만나 "심려를 끼쳐 많이 송구하다"며 "오늘 재판부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기회를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 대구교육이 안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시민단체는 반발했다. 조성일 전교조대구지부장은 "보수교육감을 봐주려 선거법을 무력화한 대구고법의 면죄부 판결"이라며 "강 교육감을 봐주기 위한 짜맞추기식 항소심이다. 사법적폐, 적폐판결이다. 인정할 수 없다.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대구참여연대도 이날 성명에서 "당선무효형이 아니라도 이미 유죄가 인정된만큼 자격을 잃은 강 교육감은 스스로 자리에서 사퇴하라"며 "정당을 표기하고도 실수라고 주장하면서 교육감직을 유지할 수 있다면 도대체 선거법은 왜 존재하는 것이냐. 부정선거를 확산시킬 판례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된다. 이번 재판부의 판결을 인정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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