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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지, 베이징의 '조직적 사스 은폐' 2차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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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지, 베이징의 '조직적 사스 은폐' 2차폭로

WHO조사단 오자 환자 숨기기 급급, 중국전역으로 확산

중국 최고지도자 후진타오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18일 직접'사스 은폐 중지'를 지시한 배경이 드러났다. 베이징 당국이 조직적으로 사스 은폐 공작을 해온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주 한 중국의사의 양심선언을 보도해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서의 사스 은폐 사실을 최초로 폭로했던 미국의 주간지 타임은 18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 제2탄 기사를 내보냈다.

***WHO조사단 오자 앰블런스에 환자 태워 '베이징 드라이브'**

타임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 조사단이 북경에 도착하기 직전 베이징 병원들에 있던 수많은 사스 확진 환자들을 조사단의 눈을 피할 수 있는 곳으로 옮겨졌다. 타임은 "이같은 사실은 WHO 조사단이 방문했던 병원 소속 의사들 여러 명이 타임에 전화를 걸어 제보한 것"이라면서 "이 병원에 있는 다른 의사들에게 다시 확인한 사실"이라고 보도했다.

타임은 이같은 제보를 근거로 "제309 베이징 인민해방군 통합병원에 입원치료중인 40명의 사스 확진환자들은 WHO 조사단이 이곳을 찾기 몇시간 전에 병원부지내의 즈화춘 호텔로 긴급히 옮겨졌으며, 중일친선병원의 경우는 31명의 사스확진환자 그리고 이곳의 모든 의사와 간호사, 병원직원들이 앰뷸런스 여러 대에 짐짝처럼 실려 WHO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베이징 인근을 드라이브해야 했다"고 보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타임은 지난 화요일 또다른 제보편지를 받았는데 제302호 베이징 인민해방군 통합병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는 것이다. 타임은 "편지에 따르면 사스 환자로 2개의 병동이 가득찼던 이 병원은 WHO 조사단을 맞기 위해 회복기에 든 몇 명의 사스 환자만 제외하고는 텅텅 비어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타임은 "편지 제보자는 이 병원의 사스 중환자들은 전염병 병동과 무관한 제3의 병동으로 이송됐으며 다른 환자들은 어디로 갔는지 모른다고 썼다"고 밝혔다.

타임에 또다른 제보전화를 한 익명의 한 여성은 "WHO 조사단이 마지막으로 중일친선병원을 방문하겠다고 말한 직후 이곳의 환자들이 황급히 앰뷸런스에 실려 베이징 시내를 몇시간 동안 배회해야만 했다"면서 "이 병원의 간호사들은 전염병에 걸린 환자들과 함께 앰뷸런스에 감금되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고 전했다.

타임은 전날밤 중일친선병원의 한 의사와 통화했을 때 이 의사도 이같은 주장을 사실로 확인해주었다고 밝혔다. 이 의사는 "그같은 제보는 사실"이라면서 "중일친선병원의 경우 56명의 사스확진환자가 있지만 당국에는 41명으로 보고됐으며 56명 중 31명이 의사, 간호사, 병원직원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의사는 "앰뷸런스에 실렸던 사람들은 바로 이들 31명"이라면서 "다른 환자들은 WHO가 조사할 때 병상에 누어있었다"고 말해 여성제보자와는 다른 주장을 했다. 이 의사는 "중일친선병원의 스태프들이 지난 3월말로 대만인 사스환자를 치료하다가 사스에 감염됐으며 이 환자는 사망했다"고 말했다.

제309 병원의 한 의사도 이같은 주장을 확인해주었다. 이 의사는 "제309호 병원에서는 46명의 사스환자를 즈화춘호텔로 옮기고 WHO 조사단이 왔을 때는 10명의 환자만이 병동에 있었다"고 말했다.

공산당 고위간부들을 치료하던 한 원로 여의사는 전날 타임의 확인 취재에 대해 "정부가 여전히 사스 현황을 고의적으로 은폐하고 있다"면서 "위생성 내부문건을 봤는데 여기에는 베이징에만 2백~3백명의 사스확진환자들이 있는 것으로 적혀있었다"고 증언했다. 이 의사는 또 "최근 10일 동안 베이징에서 1백명 이상의 환자가 추가 발생했다는 내부문건도 봤다"고 주장했다.

타임지에 따르면 이같은 폭로들에 대해 병원 관계자들에도 확인했으나 대체로 "어떤 질문에도 대답할 수 없다"거나 "내 직업을 잃기 싫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도 해줄 수 없다"는 반응을 받았다. 그러나 한 의사는 "내가 말해 줄 있는 것은 이 정부가 사스 문제에 대해 철저하게 무책임한 대응을 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시, "앞으로 사스 진단기준 바꾸겠다"**

이같은 '충격적인 은폐' 스토리가 모두 사실이라면 후진타오 주석의 '사스 은폐중지' 지시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정말 '책임있는 자세'로 바뀔 지 여전히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WHO 관계자는 18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베이징시가 사스의 진단기준을 바꾸기로 합의, 감염자 숫자가 지금까지의 공식발표와는 달리 급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시는 그동안 사스 진단기준으로 감염지역에 갔었거나 환자와 직접접촉했는지 여부만 체크해왔다. 그러나 베이징시 자체가 감염지역이 됨에 따라 앞으로는 2가지 조건에 합치하지 않는 환자도 사스 환자숫자에 포함시키겠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

한편 외신들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는 베이징에서뿐 아니라 지난 1주일 사이에 복건성, 내몽골자치구, 영하 회족자치구 등 전역으로 사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13억 중국인구 전체가 사스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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