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북핵문제, 반드시 풀린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북핵문제, 반드시 풀린다"

<노대통령 인터뷰 전문> 문화일보와 취임후 첫 인터뷰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후 첫 인터뷰를 14일 오후 1시간20분동안 문화일보와 가졌다. 취임 50일을 기념해 가진 인터뷰다.

노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북핵문제를 비롯해 정치개혁, 경제개혁 등 당면 현안들에 대해 자신의 심경을 솔직히 피력했다.

노대통령은 특히 최근 북-미간에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북핵문제와 관련, "궁극적으로 이 문제는 풀린다"며 "결국 북한은 핵문제, 미사일을 포기하게 될 것이고 여타 주변국가들은 다 함께 손을 모아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국제사회 참여를 도와주고, 경제적 지원과 함께 국제사회 참여를 도와주게 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노대통령은 또 북한의 핵무기 보유 가능성과 관련,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을 지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려우나 나는 북핵 보유 여부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이라는 인식을 밝히기도 했다.

노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조기개최 가능성과 관련해선 "지금은 남북한간에 정상회담 한다고 문제가 풀릴 시기가 아니다. 이 시기에는 북미간 대화가 잘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주변의 장애가 없도록 하고, 잘 풀리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라고 답해 남북정상회담을 조기에 추진할 생각이 없음을 드러냈다.

노대통령은 이밖에 경제개혁과 관련해선 분식회계, 부당내부거래 등 반시장경제적 요소를 척결하는 데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정치개혁은 당에 맡겨 자율적으로 추진하도록 하겠다는 종전의 입장을 재차 밝혔다.

노대통령은 또 최근 측근들에 대한 검찰수사와 그를 지지했던 개혁적 국민의 압박에 대한 고뇌를 토로하기도 했다.

다음은 노대통령과 문화일보가 가진 인터뷰 전문이다. 편집자

***노무현 대통령 인터뷰**

도올: 기자생활에 익숙한 사람도 아니고 질문하고 대답하는 형태가 아니고 이런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대통령께서 전하시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그나마 진실하게 전달하고, 격(格)이 있게 깊이 있게 전달할 수 있는 매체가 되고 싶어 왔다.기회 주신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신의를 지키겠다.
노: 감사합니다.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

도올: 50일 동안 국정에 대한 총체적으로 자평을 해달라.
노: 아직 성과를 이루었다고 평가하기에는 너무 짧습니다. 50일동안 제가 시도한 것은 제가 관여하는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문화, 새로운 방법을 도입하는 것이다. 성과가 나타나기에는 너무 빠른 것 같습니다.겉으로 드러나는 여러가지 평가를 모아보면 국민의 정부가 겪어가던 과정을 비슷하게 걸어간다는 불안한 느낌을 받습니다.

도올: 왜 불안하다고 생각하는가요.
노: 비슷한 것이 반복되니까요.

도올:자기 생각대로 충분히 세계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인가요.
노: 주로 제 모자람이겠지요. 그러나 어쨌든 제가 지난날 국민의 정부를 보면서 겪었던 여러가지 실패의 과정들이 이번에도 똑같이 반복돼가는 경향이 있다. 그런 느낌을 받는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인사문제에 관한 편중과 난맥에 관해서 여전히 지적을 받고 있다.개혁에 관해서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고 개혁의 속도 때문에 한쪽으로부터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고 다른 한편으로부터 개혁이 물건너 간 것 같다는 지적을 강하게 받고 있지요.

도올: 말씀을 처음부터 비극적으로 하는 것 같은데요.
노: 사실을 외면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외면하지 않으려고... 같은 일이 아니겠지만 측근이 조사받고 있고...

도올: 말씀하신 것처럼 새로운 변화는 근본적인 것이기 때문에 드러나기는 너무 빠르다. 연령에 따라 평가도 전혀 다르고. 20,30대 젊은 세대는 오히려 탐색 과정이고 뚜렷하게 잡히지 않는 게 훌륭한 점이라고 평가한다. 어떻게 보나.
노: 두번째 평가하는 사람 있나요. 김선생님 말 듣고 저도 놀랍습니다. 물론 젊은 사람들에게서 지지가 높은 것은 알지만 조금 흔들리고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지지하더라도 50일만에 성과가 나온다는 것은 무리라고 그런 수준으로 평가하면서 저에게 지지하고 기대한다는 얘기는 그렇게 상상할 수 있지만 정리된 언어로는 처음입니다. 더 충격적입니다.특별한 소수 아닌가요.

도올: 20-30대의 일반 정서 같다.커피에다 각설탕 타주고 하는 게 내 주변 나이든 사람에서는 천박하다고들 하는데, 젊은 사람들에게는 의미있는 변화라는 것입니다. 그런 변화가 우리 사회가 원하던 것이고 작은 제스쳐 같지만 엄청난 문화의 변화 새로운 싹이 트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문화에 변화가 일고 있는 겁니다.
노: 처음에 놀랐지만 설명을 듣고 보니 공감합니다. 공감하는데 그러나 그래도 불안합니다. 그들이 말하는 문화라는 것이 새로운 싹이라면 새로운 싹은 얼마든지 눈보라에 흩어질 수도 있고, 짓밟혀버릴 수도 있고 기성의 사고와 문화에 의해서도 짓밟힐 수도 있습니다. 우울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건 어쩌면 그런 데 대한 불안 때문입니다.

민병두 정치부장: 3년 이내에 세력간의 불균형을 해소하겠다고 했습니다. 50일이 지났는데 어떻게 실현해나갈 것입니까.
노: 제가 달라진다는 얘기를 좀 더 하고 말하겠습니다. 제가 지금 민주당의 운영에 관해서 관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관여하지 않고 또 못하고 있습니다. 저도 계속 왜 정당을 장악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지요. 복잡하게 하지 않고 클린턴은 당을 장악했습니까. 지배했습니까. 미국의 역대대통령은 지배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해야 합니다.

젊은 기자들도 이해 못합니다. 당에 있는 사람들은 간섭해 불편할 때는 왜 간섭하느냐고 말할 것이고, 불편하지 않을 때는 대통령에게 도움을 받고 싶은데 왜 관심을 갖지 않느냐고 말합니다. 자기들 뜻과 맞지 않으면 왜 간섭하느냐고 합니다.

이것이 오늘 우리의 이중적 사고의 현실입니다. 이런 한가지 예만 들었지만 수없이 존재합니다.그런 가운데서 지금 문화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부닥치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문화 갈등이... 당장 나와 비서실 사이에 매일 몇번씩 부닥치는 일이 많습니다. 일상적으로 부닥쳐야 하고...

당장 점심때 저를 도와주었던 선배 정치인이 대통령이 해야할 일을 쭉 충고하고 갔는데 하나하나 전부 다 내가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일들만 충고하고 갔습니다. 이전 하고는 많이 달라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직사회와 나 사이에 긴장과 갈등도 계속 존재합니다.그런 게 끊임없이...

저는 이것을 계속 추동해 가려고 합니다. 3년으로 이야기 하고 했지만 그 과정에서 저항을 다 이겨 나아가 합니다. 장애를 극복해나가야 합니다. 의외로 저항과 장애는 보수세력에서만 완강한 것은 아닙니다. 보수세력의 저항은 부닥쳐서 극복하고, 설득하고 극복해나기 쉬운 쪽이고... 변화와 개혁을 유도하는 쪽의, 저항이라고 보기보다는 그쪽과의 마찰과 갈등이 저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빠지게 만듭니다.

***정치개혁: 당에 맡기겠다**

정치부장: 정치지형의 변화나, 신당창당이 가능할 지.
노: 그게 모순입니다. 대통령이 정당을 좌지우지하지 않은 것이 개혁의 제 1과제고, 제2 과제는 정당을 당원에게 돌려주고 민주화하는 것입니다. 국민과 언론이 요구하는 정치개혁 제1,2과제는 서로 충돌하고 모순된 것입니다.제1 과제는 충실히 이행하고 있고 제 2과제는 실제로는 입으로만 말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그것은 힘으로서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국민과 여론에게 동의를 구하는 수준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제가 힘으로 하지 않는다고 혹시 무능력한 것이 아닌가라고 주목하고 있지요. 실제로 그런 기사도 나오고. 뭐 하고 있나. 정치개혁 안할 거냐. 대통령 정치개혁 어디 갔나 라고 질문하는 것은 내가 힘이나 권위로 하지 하고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힘이 실리지 않기 때문에 주목하지도 않는 것입니다. 가장 큰 정치개혁은 그런 정치개혁을 강요하지 않는 것입니다. 정당을 좌지우지 하지 말라는 것 아닙니까.

도올: 선거과정에서 낡은 정치 청산에 대한 기대가 표로 이어졌습니다. 정치, 정당제도 개혁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는데 총선을 새로운 방식으로 치르지 못한다면 국민 실망이 크지 않을까요.
노: 이 문제를 제도적으로 말하자면 한참 논쟁할 수 있을 겁니다. 제가 그 법을 만들 수도, 만들자고 할 수도... 어쨌든 여기서 문제가 있습니다. 제가 선거과정에서 보여왔거나 앞으로도 보여갈 새로운 대통령의 운영방식은 새로운 것입니다. 문화의 변화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함께 변화의 동기가 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법과 제도로서 그것을 바꿔가려고 할 땐 제 지위가 적절치 않다는 데 고민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당의 최고 실력자이고 당에 명령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 그것은 국회에서 입법이라는 절차를 거쳐 이루어지게 돼있었습니다. 물론 잘 안됐지만 제도적으로 그렇게 돼있었습니다.

나는 이제 그 제도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돌아갈 힘도 없고 돌아가서도 안됩니다. 돌아가면 그 자체가 정치의 후퇴니까. 대통령이 당을 통제하지 않는 것이 정치개혁의 가장 큰 또하나의 화두입니다. 내가 정치제도 개혁에 나서서는 안됩니다. 말로만 촉구하고 그 이상으로 넘어가면 안됩니다. 그것은 위악이고 위법입니다. 우리가 만든 당헌 당규를 위배한 것이니까.위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번째로는 어느 책에도 어느 한 권력자가 대통령선거 때 홀연히 좀 새로운 선거 과정을 통해 대통령이 됐다고 해서 정치문화를 일거에 바꿀 수 있다고, 그게 가능하다고 쓴 책은 없습니다. 중심을 그냥 잡고 있으라는 정도로, 그간 10여년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파도에 휩쓸리면서도 나름대로 지켜왔던 하나의 원칙을 5년간 붙들고만 있어도 너무너무 중요하다, 변화와 개혁은 그렇게 이뤄지는 것이다고 생각합니다.

***북핵: 반드시 풀린다**

도올: 국민의 초미 관심사는 북핵 문제입니다. 근거없는 미국의 영변 폭격설로 인해 5월 방미시 미국의 이익에 따라 북 폭격을 막는데 급급하다가 무기구매나 주한 미군 재배치등 재정적 양보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요.

노: 결국 중요한 것은 보다 근본적인 구도를 이해하는 것입니다.내가 아까운 시간에 아주 작은 문제하나를 가지고 주거니 받거니 하고 말장난 같은 말로 맴돌고 말았지만, 제가 정치에서 부닥치고 있는 딜레마가 거기에 다 드러나 있는 것입니다.

이 얘기를 하면 1시간, 30분 더 할 수도 있지만 그게 핵심입니다.대미 관계도 핵심은 결국 그런 전술적 계산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든 미국은 뭔가를 한다'는 결정론적인 사고입니다. 결정론적 사고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철학에서, 운동에서, 결정론적 사고에 대해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대통령도, 시민도 할 일이 없어집니다.

북핵문제에 대한 대한민국의 입장은 대단히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대한민국 태도에 따라 우리에게 돌아오는 미국의 반응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경제적 신뢰도 평가, 미국의 여론, 경제적 신용에 대한 평가 그밖의 또다른 경제적 불이익 등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단지 미국의 일부 언론이 불편한 심기로 제목을 뽑아도 우리 한국은 정치,경제가 큰 파동을 일으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근본적인 문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참고 감수하면 감당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무력공격이라든지 그 결과로서 전쟁이 생긴다는 것은 감수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것입니다. 이 문제에 관한 한, 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 한국의 원칙적인 입장이 중요합니다. 내가 말렸다, 미국을 막았다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국이 기본 원칙을 바로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외 것은 타협할 건 타협하고 교환할 것은 교환해야 합니다.원칙은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 무력 행사 반대는 원칙적 한계를 분명하게 금을 그은 것이고, 어떤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이 원칙은 우리가 중심을 잡아나가야 하고, 미국도 이것은 함부로 대할 수 없는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고, 나머지 많은 문제는 그때 그때 필요에 의해 양보할 건 양보하고 양보받을 건 양보받으면서 운용해 나간다는 것입니다. 그외 특별한 것 없습니다.

도올: 그런 원칙을 갖고 진행할 때 실제로 미국으로부터 따낼 수 있을 것이 무엇인가요.
노: 그 큰 원칙적인 구도에 속하는 원칙 이외의 것은 다 전술적인 문제입니다. 그건 제가 맡으면 제방식대로 하게 맡겨 주어야 하고, 이회창이 맡으면 이회창 식대로 하고, 그것은 그 시기에 국민으로부터 국가의 안보를 수임한 사람의 전술적인 역량의 범위안에 드는 것입니다.

나는 그것을 갖고 여러 사람들의 여러 정보와 의견을 종합해서 상대방의 의도를 전부 판단하고 거기에 대해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 것인가를 판단하고 대응해 나가는 것입니다. 그런 전술에 대해서는 하나가 고립된 것이 아니고 전체가 선후 고리를 이루고 있어 연결해서 봐야하는 것이고 큰 전략적인 구상을 고려해서 해야하기 때문에 너무 전술적인 부분에 대해 하나하나 해석을 붙여가면서, 가정적 해석을 전제로 그렇게...

도올: 그런 것을 적절하게 대응하며 정책 전략을 짤 수 있는 팀웍과 역량이 있다고 확신하나요.
노: 네.

정치부장:북한이 다자회담을 시사했는데 앞으로 다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 전망은. 남북관계에 대한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데.
노: 특별한 물밑 거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 전부 언론에 보도된대로 그렇게 진행돼 왔습니다. 그 사실들에 대한 해석에 따라 우리 정부가 역할을 했다고 보는 사람도 있고, 우리 정부는 구경만 했다고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제오늘의 획기적인 변화가 아니고 당선 이후 꾸준히 축적돼와서 오늘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드러난 것도 이후 지속적으로 여러가지 상황이 변화를 해 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이 문제는 풀립니다.프로세스 하나 하나를 예측하는 것은 그 예측이 빗나가기 때문에 내가 좀 모자라는 사람이 되기 쉽고 좀 크게 봐서 결국 북한은 핵문제, 미사일을 포기하게 될 것이고 여타 주변국가들은 다 함께 손을 모아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국제사회 참여를 도와주고, 경제적 지원과 함께 국제사회 참여를 도와주게 될 것입니다.

그동안에 과연 북한이 개방을 하면서 체제를 유지할 것인가 의문을 제기하지만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렇게 갈 것입니다. 북한을 개방하고 주변국은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적 지원을 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나갈 것입니다. 다만 그 동안에 북한이 버틸 수 있는냐를 많은 사람이 걱정하는데, 그것도 우리 노력, 객관적으로 어떻게 될 지 나라만 보고 판단하는게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협력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것이고 우리는 북한이 붕괴하지 않고 변화하도록 협력하는 게 우리의 할일입니다.

정치부장: 6.15정상회담의 합의가 유효하다고 봅니까.
노: 유효합니다. 유효한데 답방, 또 새로운 정상회담은 하나의 과정일 뿐입니다. 유효한 것은 큰 틀에서 서로 화해하고 협력하고 앞으로 공동의 번영을 위해서 서로 함께 노력한다, 적대적 행위를 하지 않는다, 이런 큰 틀입니다. 큰틀의 합의로서 유효합니다.

답방을 어디서 하고, 정상회담 어디서 하고는 큰 무게를 두지 않고 있습니다. (정상회담 추진에 대해서도) 새로운 중요한 계기가 있을 때 정상회담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지금은 북핵문제가 중요합니다. 핵문제는 한국도 중요한 당사자이지만 주된 당사자가 아닙니다.핵과 안전보장도 한 당사자이지만, 핵과 안전보장은 중심적 당사자는 북한과 미국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남북한간에 정상회담 한다고 문제가 풀릴 시기가 아닙니다. 이 시기에는 북미간 대화가 잘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주변의 장애가 없도록 하고, 잘 풀리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일입니다.북미간 핵문제가 해결되면 남북한간 협력 문제, 교류 협력에 법적인 장애 제거를 위한 서로간 합의가 필요하고, 서로가 신뢰를 구축하고 군사적 대치 상태를 좀더 해소시켜나가기 위해서 중요한 일들이 있어 그럴 때 정상이 만나야지요.

도올: 북한이 만약에 핵을 갖고 있든 안갖고 있든 북한이 핵보유 선언을 하면 남한은 곤란해지는데요,그런 사태는 없도록 북한에 우리의 입장을 전달할 방법은.
노: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을 지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나는 북핵 보유 여부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입니다. 설사 갖고 있다 하더라도 갑자기 갖고 있다고 말하기 힘들 것입니다.

백마디 충고보다 앞으로 헤쳐나가는 데에 북한이 희망과 자신감이 있으면 소위 큰 사고라고 말하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고, 희망이 막혔을 때 그런 돌출적인 행동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다른 다짐보다 북한이 체제 유지하면서 개방할 수 있게 길이 열려있다는 믿음을 주는 게 중요합니다.

도올: 특검 등으로 채널이 막혀간다는 우려도 있는데요.
노: 우리의 법질서와 남북관계는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 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법대로 특검을 하는 것 때문에 남북관계가 막히거나 훼손되지는 않을 것입니다.내용이 무엇이든 간에 외교적 신의를 지키는 게 중요합니다. 외교적 신의를 유지하기 위해 제가 한 일이 아니지만 검찰이 수사자제까지 했고 국회가 하면서 특검법을 만들었지만 여야간에 뭔가 북한에 대해 외교적 손상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 정도만 해도 북한에 대해 성의 표현을 한 것입니다.한국 법질서는 법질서대로 중요합니다. 그것 때문에 크게...

도올: 과거 프로페셔널들은 지금이 나이브하다고 우려하고 있는데요.
노: 저더러 정치 9단이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 예측 따돌리고 대통령 됐다 해서. 참모들은 한순간 한순간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 전략적으로 사고하면서 걸어온 것 다 압니다. 남북관계든 대미외교든 반드시 프로가 마지막 결정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프로는 많은 정보를 모아 상대방 의중를 파악하고 상대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를 미리 예측하면서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써주는 것이고, 몇가지 시나리오 중에서 선택은 결국 제가 하는 겁니다. 제가 갖고 있는 것은 건전한 상식입니다.미국 지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한계를 정확하게 아는 데는 역시 건전한 상식이 필요하고,북한 지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의 한계를 가장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사람도 건전한 상식을 갖고 있는 책임있는 사람일 겁니다. 전문가는 건전한 상식밖에 있는 여러가지 시나리오까지 다 써옵니다. 가장 강력한 프로페셔널은 나입니다. 책임을 지고 있는 저입니다

***경제: 경기 살아난다, 개혁은 예정대로**

도올: 경제에 대한 걱정이 많습니다. 소비진작 어렵고 예산지출 어렵고 기업들 투자 사리고 돈만 쥐고 있고, 서민들을 잘 살게 해주는냐가 걱정인데요.
노: 경제는 살아납니다. 그것이 경제의 법칙입니다. 불경기로 경제가 붕괴하는 일은 없습니다. 불안하다고 말하는 사람 있지요. 구체적으로 무엇이 불안한가라고 물으면 딱부러지게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사람이 없어 제대로 토론해보지 못했다. 두루뭉수리로 대답하지 딱 답변 못해 정식으로 토론 못해요.

북핵, 이라크 많은 문제 있었지만, 노 정부에게 불안하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무엇이 불안하냐고 물으면 그냥 불안하다고 말한다.북핵 문제가 불안하다고 하는데 그 문제는 전쟁은 없게 책임지겠습니더 자신있습니다 라고 말해도 잘 안믿는 것 같습디다.

왜 투자 일어나지 않나요. 시장의 활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시장의 활력은 언젠가 살아납니다. 경제는 반드시 살아납니다. 지금은 시장활력이 없기 때문에 안 일어납니다. 그러나 아주 현명한 사람은 지금도 투자합니다. 연구개발에 투자합니다. 시장의 크기는 자기기술력의 크기에 따라 달라집니다. 연구개발 투자하는 사람에게는 시장이 넓어지고 안하는 사람은 시장이 점차 좁아집니다.

미래를 내다보는 자신있는 기업들은 많이들 하고 있습니다. 이라크 문제는 소강상태로, 한고비를 넘겼고 불안에서 은근히 기대로 돌아서 약간의 호재가 됐고, 북핵문제는 밀고 당기겠지만 적어도 내일모레 무력행사가 있을 것 같은 분위기는 지나갔으니 한숨 돌린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협상을 하면 때때로 막말을 하게 되는 겁니다. 협상에서 유리하려면... 어쨌든 한숨 돌렸습니다. 전망은 밝습니다. 반드시 해결되게 돼있습니다. 구조적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을 할 수 없습니다.해결됩니다.

그러고 남은 것은 경기입니다.지금 소위 좀 과도한 가계지출, 일시적인 부동산 경기부양과 과도한 가계대출로 인한 거품이 빠지고 있는 하강 국면입니다. 이건 거품 다 빠지고 나면 반드시 살아나게 돼 있습니다.해외시장 전문가들에게 들어봐야겠지만 세계경제든, 국내경제든 반드시 살아나게 돼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활력이 넘치는 중국이 있고 동북아의 새로운 시장을 열어갈 가능성이 있고 남아있는 것은 비관적 요소보다 낙관 요소가 많습니다.

도올: 지금은 방임상태로 둬서 좋은 시기가 아니냐, 이미 재벌개혁을 국민의 정부가 했기 때문에라는 얘기가 있는데.
노: 세계 어느 나라의 첨단 시장주의자도 이중장부 하는 것을 자유라고 용납하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기업간 부당내부거래를 시장자유주의라고 말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것 즉 공정성과 투명성, 지배구조 개선 등등은 첨단의 시장주의자들, 신자유주자들 포함한 시장주의자들이 요구하는 시장질서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개혁,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등은 실제로 철저한 자유주의적 시장원리를 따라가는 것입니다.건강한 시장을 만들자는 것이지, 경제 위축이나 간섭하자는 것 아닙니다. 자원의 배분을 직접 움직이는 일은 없습니다. 경공업 자원을 중화학공업에 돌려라, 금융자본을 산업자본으로 돌려라, 이런 식의 자원배분, 생산요소 투입, 배분에 관한 개입은 안합니다.

어느 기업에 대해 자본과 인력을 더 공급하고 말고, 이런 식의 시장 운영에 전혀 개입 안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갖고 있는 개혁은 규제가 아닙니다. 시장을 정상적으로 관리해주는 것입니다. 시스템 관리입니다. 축구로 치면 시합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그라운드를 관리해주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괜히 무슨 국민의 정부가 개혁을 갖고 재벌을 괴롭히고 한 게 아닙니다. 참여정부가 개혁을 갖고 누구를 괴롭히고 하는 게 아닙니다.

***원리원칙: 외교는 실용적 요소 수용, 정치-경제는 원칙대로**

도올: 취임전 원리원칙이 취임후 실용적으로 변한 것을 부정, 긍정으로 갈리는데.
노: 내 생각에 정치에 있어서는 원칙적으로 정치를 해가고 있습니다. 적어도 대통령과 철학과 사회개혁의 전략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정부를 구성했습니다. 철저하게 정치의 큰 흐름에서 내가 가고자 하는 큰 방향의 원칙대로 해나가고 있고 정당과의 관계도 선언한 원칙대로 가고 있습니다.

외교 영역에서는 실용주의 요소를 대폭 수용했습니다. 파병문제는 당선 전에 찬반에 관해 얘기하지 않았지만 대체로 당선전에 일반적인 주장으로 봐서 대통령이 되지 않았더라면 파병하지 않았을 것 아니냐는 식의 얘기가 나올 정도로 실용적인 노선을 선택했습니다.

경제에 있어서는 약속대로 가고 있습니다.예를 들면 체질개선하겠다고 했습니다. 사람을 때려잡겠다는 게 아니고. 우리 경제를 황소에 비유한다면 뚜벅뚜벅 잘 가고 있고 필요하다면 음식도 바꾸어야 하고 필요하면 수술도 해야하겠지만 그런 것에 대해 근본적으로 원칙을 갖고 가고 있습니다.
투명하고 공정한 시장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중장부 용납되지 않습니다. 부당 내부거래는 단속할 것입니다. 그러나 단속 때문에 불과 몇달사이에 한꺼번에 이때까지 안하던 일을, 한국시장을 하루만에 투명하게 바꾸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중장부 바꾸는 데만도 몇년 걸립니다. 부당내부 거래만으로 살아오던 기업들이 있습니다. 공정한 거래로 바꿔내기 위해서는 준비를 많이 해야 합니다. 우리 조달거래도 모두 투명해졌는데 이것을 투명하게 하는데 조달청이 풀 스피드로 3년정도 걸렸습니다. 전력을 다했는데도 3년이 걸렸습니다. 정부 납품 조달거래도 몇년걸리는 데 기업도 몇년씩 걸립니다. 그렇게 해나가겠다는 것입니다.

정부 관료들이 왜 개혁 못한단 말입니까. 해나갈 수 있습니다. 재경부 관료가 됐다고 해서 개혁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이번에 카드채 말입니다. 하루아침에 유통이 중지되고 그로 인해 연쇄적인 자금회수가 이뤄지고, 인출이 이루어지고 그렇게 되면 시장이 중단되고 서버릴 텐데 누가 책임질 겁니까. 카드채 개혁 안했다고 비판하는데 계산해보면 압니다. 계수로서 판단됩니다. 뻔하게 보이는 시스템이라고 할까, 시장이 중단되는데 개혁포기 했다고 하면...건강한 소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소를 묻어버리자는 것입니다.

***교육,환경,언론**

도올: 새만금 갯벌 같은 것을 개선이나 중단 못해 줍니까,전교조가 주장하는 NEIS 문제 그런 것도 과감하게 개선해야 하는데.
노: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장관이 결정할 문제는 원칙적으로 장관이 결정하되 맡겨야 합니다.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국민들과도 대화하고 토론해서 판단하고 결론내려야 할 문제를 제가 덜렁 가서 그만 둬 하는 건 곤란합니다.

네이스(NEIS)를 지금 실시하고 안하고는 대한민국 교육이 죽고 사는 결정적인 문제는 아닙니다.싸움은 크게 벌어졌지만 실시하고도 개인정보 유출이 심하다거나 사생활 침해가 심하면 고치면 됩니다. 이후에 장관이 밀고 당기고 하더라도 네이스때문에 나라가 망하지 않습니다.

새만금 문제도 전라북도에 가서 운만 떼었습니다. '신구상 기획단을 만들어 가겠다', '전북 정치인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하도록 바란다' 제안해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친화적으로 사업 내용이 변경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내가 지금 가서 전임대통령이 결정해 전북 도민의 열렬한 지지하에 만들어져있는 것을 새로운 대통령이 됐다고 어느날 갑자기 가서 중단결정 깃발을 올린다는 게 민주적 정치냐. 정치의 민주적 과정이냐. 그렇지 않습니다. 신념으로 해야할 일은 신념으로 하되 과정에 있는 건 정치적으로 잘 풀어가는 게 중요합니다.

대통령의 선언으로 모든 문제가 하나씩 풀려버리는 나라는 위험합니다. 온 정치적 역량을 총 동원해서 잘 풀어가겠습니다. 그럴 일도 없고 칼로 무 베듯하지 않아도 풀어갈 수 있고 칼로 무베듯하면 풀릴 일도 풀리지 않습니다. 대통령은 그런 싸움 몇건에 휘말리면 대통령으로서의 권위와 능력을 다 상실합니다. 큰 건 몇건으로 대통령의 힘, 대통령이 일할 수 있는 정치적 동력이 다 소멸됩니다.

도올: 인터넷 문화가 가장 새로운, 가장 선진적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데요. 언론문제도 여기에 걸려 있고요.

노: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인터넷 신문이 새로운 건 새로운 모양입니다. 매 세대마다 생활 체험의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가 새로운 정치를 말하면서도 저와 동세대에 같이 정치한 사람들도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에 익숙치 않은 것 같습니다. 자꾸 옛날 얘기만 합니다. 인터넷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한 체험과 그 세대의 새로운 사회에 대한 인식, 경험과 인식이 중요합니다. 정치를 밀착해서 가까이서 보았던 기자들이 자꾸 옛날 얘기를 합니다. 답답합니다. 정치는 바뀌는데... 주의깊게 보면 볼 수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말하고 글쓰고 해놓고 돌아서서는 자기는 금방 습관적으로 옛날식으로 행동하고 평가하고 합니다.

도올: 행복합니까.
노: 행복하도록 만들겠습니다. 행복의 기준이 다르지만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꼭 하나 말하고 싶은 건 '노무현이 원칙대로 해선 안된다'는 사람도 있지만, 내가 그동안 내가 정치해온 과정과 선거직전까지 공동정부 제안을 거부해온 태도라든지, 지금 언론 사업을 하는 사람은 기분 나빠하지만 언론에 대한 제 원칙, 취재 보도에 대한 제 원칙을 보면 엄청 불편하지만 나는 이게 원칙이라고 생각해서 합니다. 쉬운 일이 아닌 걸 합니다.

이처럼 어려운 일도 원칙이라고 버티고 하는데, 이보다 다른 일은 대체로 원칙 지키기가 더 쉽습니다. 정책을 결정 과정에서의 원칙은 지키는 건 훨씬 더 쉽습니다. 원칙대로 하겠습니다. 말하지면 소를 건강하게 하자는 것이지 잡지는 않겠다는 것 그 수준에서의 조절은 있지만 원칙의 포기는 없다. 어느 정도 철저히 할 거냐. 취재 관행 고치는데 하는 걸 보면 모르겠습니까. 그처럼 힘든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어떤 언론인도 대통령을 인터뷰하면서 어두운 전망으로 출발한 적은 없었습니다. 저는 그대로 어두운 출발을 기억하고자 합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