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아직 재판이 확정되지 않았기에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9일 오후 KBS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두 분 전임 대통령께서 처해있는 상황, 한 분은 지금 보석 상태이지만 여전히 재판받는 상황이고 한 분은 수감 중에 있고, 이런 상황에 대해 정말 가슴이 아프다"며 "누구보다도 제 전임자라 제가 가장 가슴 아프고 부담이 크다"고 했다.
악화된 한일 관계에 대해선 "과거사 문제가 양국 관계의 발전에 발목을 잡는다"며 "이는 한국 정부가 만든 것이 아니고 과거에 존재했던 불행했던 과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일 관계 악화의 책임 소재가 일본 정부에 있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다.
그는 "과거 한일협정을 맺기도 했지만 이후 인권 의식이 높아지고 국제 규범이 정착되면서 과거의 상처들이 불거져 나온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새 천황의 즉위를 계기로 한일관계가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히면서도 일본이 한일 관계를 국내 정치적 이슈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 한일 과거사 문제를 국내 정치적 이슈로 이용하기 때문에 양국 관계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이 발목 잡히고 있다"며 "양국이 함께 지혜를 모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개각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우선 개각 시점에 대해선 "특별히 생각한 건 없다"고 했다. 이어 "총리를 비롯한 장관들이 정치에 나선다면 전적으로 본인 의사에 달려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선거에 나갈 생각이 있다면 선거 시기기 임박해서가 아니라 충분한 여유를 두고 의사를 밝히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선거에 대한 정부의 공정성 면에서도 필요하다"면서 "요즘은 유권자 요구도 낙하산 공천 받아서 내려오는 게 아니라 지역에서 주민과 밀착되길 바라는 그게 유권자 요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생방송으로 80분 간 진행된 대담을 모두 마친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촛불정신을 지키는 데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요즘 영웅을 다루는 영화들이 인기 끄는 것 같다. 역사를 봐도 영웅들이 역사 바꿔온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결국 그렇지 않다"면서 "평범한 시민의 선한 의지가 정권 교체를 이뤄냈고 그 힘에 의해 문재인 정부가 탄생해서 앞으로 임기를 마칠 때까지 촛불 정신을 지키는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향후 3년 후의 모습에 대해 "지금까지 우리 경제가 강자의 경제였다면 이제는 공정한 경제로, 반칙과 특권이 난무하는 시대였다면 이제는 그게 없는 공정한 사회로, 양극화가 극심한 사회에서 이제는 함께 잘사는 시대의 경제로, 남북관계도 대립과 정쟁의 시대에서 평화의 시대를 넘어서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 평화경제의 시대로 발전시키겠다는 게 제 목표"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물론 우리 정부가 모든 걸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확실히 그런 시대가 우리에게 왔다는 걸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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