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성접대 동영상 주인공이냐' 질문에 대답은?

검찰, 뇌물수수·성범죄 의혹 추궁 후 구속영장 청구 검토

뇌물수수와 성범죄 의혹을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5년 만에 다시 검찰에 출석했다.

김학의 전 차관은 9일 오전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이 있는 서울동부지검에 도착했다.

김 전 차관은 '동영상 속 남성이 본인 맞느냐?' '윤중천 씨와 어떤 관계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이었다. 다만,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들어갔다.

김 전 차관은 2013년 3월 '별장 성접대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뒤 두 차례에 걸친 검·경 수사에서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당시 법무부 장관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였다.

경찰은 그해 6월 김 전 차관이 입원 중인 병원에서 방문 조사를 했으며, 검찰은 11월 비공개 소환 조사를 벌였다.

이듬해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의 고소가 시작됐지만, 김 전 차관을 직접 조사를 받지 않았다. 특히 지난 3월에는 대검찰청 검찰과거사 진상조사단이 출석에 불응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을 상대로 지금까지 제기된 뇌물수수와 성범죄 의혹 등을 캐물을 예정이다.

김 전 차관 연루 의혹이 광범위한 만큼 수사단에 재차 소환될 가능성이 있지만, 김 전 차관이 윤 씨와 성범죄 피해 여성들을 알지 못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다면 한 차례 조사로 끝날 수도 있다.

반면, 윤 씨는 지난달 23일부터 최근까지 모두 여섯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조사에서 자신이 대표로 있던 중천산업개발의 서울 양천구 목동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김 전 차관을 만났으며, 2007년 검사장 승진 축하 돈 봉투를 건넸다거나 2008년 별장에 걸려 있던 서양화 한 점을 가져갔다는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윤 씨와 성접대에 동원된 여성 이 씨 사이의 보증금 분쟁에 김 전 차관이 관여했다는 진술도 확보, 제 3자 뇌물죄가 성립하는지 법리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윤 씨와 김 전 차관 등 관련자들 진술의 신빙성, 뇌물수수죄 공소시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김 전 차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결정하기로 했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김 전 차관이 2005∼2012년 윤 씨에게 수천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정황이 있다며 지난 3월 말 검찰에 수사를 권고했다. 성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를 권고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