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의 잇따른 기자 살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전세계 1백여개국의 50만 언론인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국제저널리스트연맹(IFJ)은 8일(현지시간) 미군의 행위를 '전쟁범죄'로 규정하는 긴급성명을 발표했다.
IFJ는 성명을 통해 "바그다드의 팔레스타인 호텔과 알자지라 및 아부다비 지국에 대한 미군의 공격은 의심할 여지 없이 기자들을 타깃으로 한 공격이었다"며 "이는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는 이번 전쟁에서 특히 쇼킹한 사건"이라고 비난했다. IFJ는 "이번 행위에 책임있는 자들은 즉각 처벌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대형 미디어와 저널리스트들이 모여 만든 비정부기구 '저널리스트 보호위원회(뉴욕 소재)'도 8일 바그다드에서 미군의 폭격을 받고 알자지라, 로이터통신, 스페인방송 기자 3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 "국제법상 시민으로서 보호받아야 할 저널리스트를 의도적으로 겨냥한 게 아니냐"며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서한을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방장관에게 보냈다.
위원회는 서한에서 "사건현장이 대통령궁과 정보부 가까운 전장이었다는 사실은 이해가 가나 의도적으로 타깃으로 삼았다는 의혹이 있다"며 "무력분쟁지역에서 사명을 갖고 일하는 저널리스트를 시민으로서 보호해야 한다는 제네바협약을 위반한 혐의가 짙다"고 주장했다.
유엔 산하기관인 유네스코도 이날 사무총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어떤 이유에서든 기자가 표적이 되서는 안된다"며 미군의 행위를 비판했다.
팔레스타인 호텔 포격으로 자국기자 1명이 죽은 스페인정부도 미국을 강력히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한 뒤 바그다드에 있는 모든 스페인기자들에게 출국을 권했다.
미군 폭격으로 1명의 기자가 숨진 알자지라 방송도 바그다드에 체류중인 9명의 취재팀 전원의 철수를 발표했다. 알자지라는 현재같은 상황에서는 더이상 취재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철수결정을 내렸다.
아랍언론들의 비난도 잇따르고 있다. 이집트 아하람 정치전략연구소의 모하마드 아브드르살람 박사는 이날 이집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알자지라 지국 공습과 관련, "이번 사건은 미국이 아랍의 미디어를 겨냥한 의도적 공격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알자지라가 바그다드의 참상을 있는 그대로 전해온 아랍의 상징적 미디어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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