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대안'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공식 부문들이 갖는 불모성과 불임성에 더 이상 기댈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런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대안사회를 지향하는 움직임들은 미약하고 소수에 국한되어 있긴 합니다만 대단히 의식적이고 자발적이라는 점에서 나름대로 역동성을 갖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 움직임들은 대개 공식 부문 밖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아직은 주류로 대접받지 못하고, 관심과 경험을 공유한 사람들 사이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접근성과 확장성에 제약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런 한계가 오히려 대안사회를 지향하는 에너지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요컨대 오늘의 '실험'이 내일의 '희망'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하며, 나아가 그런 실험에 자신을 오롯이 던짐으로써 그 희망을 현실화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감동스럽기까지 합니다.
<프레시안>은 바로 이런 대안사회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속에는 우리들 가운데 상당수가 잊고 있던 '꿈'과 '눈물'과 '더불어 사는 삶의 기쁨'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일환으로 우선 대안교육운동과 대안농업운동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대안교육운동 이야기는 2003년 서울 인근에 개교한 이우중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보기 드물게 '도시형 대안학교'를 지향하는 이우학교의 교사, 학생, 학부모들이 2년여 동안 펼쳐 온 희망과 고민과 모색의 과정을 있는 그대로 펼쳐보입니다.
수십 년 동안 굳어져 온 공교육에 대해 "그건 아니다"라고 반기를 들다보니 아직 어설프기도 하고 시행착오도 많은 게 사실입니다만, 교육의 세 주체가 한데 어울려 엮어 가는 공동체적 삶은 때론 감동스럽기까지 합니다.
대안농업운동 이야기는 삶의 터전인 땅이야말로 삶의 근본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지금 이들의 목소리는 여전히 미약합니다만 그들의 작은 목소리는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며 여기저기서 메아리가 돼 돌아오고 있습니다. 최근 몇년간 유기농 공동체, 귀농 공동체가 전국 곳곳의 땅에 뿌리를 내리는 것은 그 좋은 보기일 것입니다.
이들이 주장하는 것은 모두가 다 산업화를 향해 달려갈 때 '농업을 지켜야 한다'는 아집이 아닙니다. 이들은 오히려 농업을 통해 문명의 지도를 다시 그리는 것이야말로 결국 우리가 지향해야 할 '오래된 미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의 두 부문 외에 대안에너지야말로 바로 지금 우리가 눈길을 돌려야 할 지점이라고 확신하며 관련된 운동에 자신을 건 사람들의 이야기도 준비중입니다. 곧 선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독자 여러분들 가운데 또다른 분야의 대안적 삶에 관심이 있거나 소개하고 싶은 내용이 있는 분은 기탄없이 <프레시안>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소정의 절차를 거쳐 그 내용을 모든 독자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분야의 대안적 삶을 보다 풍부한 형태로 소개하겠습니다.
현재 준비된 교육, 농업 분야의 '대안 시리즈'는 각각 독립적으로 진행되며 주당 2회 정도 연재될 예정입니다. 한국 사회가 보다 생명력 있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하고 그에 일조하고자 하는 <프레시안>이 독자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가는 이 연재물에 많은 관심과 조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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