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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이슬람 성지' 파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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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이슬람 성지' 파괴 논란

이라크, "나자프, 카르바라의 모스크 여러 곳 파괴돼"

이라크의 사하프 정보장관은 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이라크 중부의 이슬람교 시아파 성지인 나자프와 카르바라에서 미군이 여러 개의 모스크(이슬람 예배장소)를 파괴했으며, 성인을 모신 영묘(靈廟)도 파괴됐다"고 비난했다.

사하프 장관은 "이슬람 신도, 특히 전세계의 시아파 사람들은 악당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군과 이라크군이 격전을 벌이고 있는 나자프와 카스바라는 시아파의 대표적 성지로 유명하다. 나자프에는 이슬람교 지도자를 제사 지내는 알리 모스크 등 많은 모스크가 있으며, 특히 알리 모스크의 경우 미술사적으로도 귀중한 인류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카스바라는 예언자 모하메드의 손자 후사인과 그의 동생 앗바스가 살해된 시아파의 대표적 성지다.

따라서 사하프 장관의 주장대로 미군의 공격으로 성지들의 모스크가 파괴됐을 경우 전 이슬람 교도가 일제히 반미감정을 폭발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사안이 워낙 예민한만큼 이같은 이라크 주장에 대해 미 국방부는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미 국방부의 클라크 공보관은 2일 기자회견을 통해 "나자프의 알리 모스크에 잠복하고 있던 이라크군이 미-영군을 공격하고 있다"며 "군사거점으로서 모스크를 이용하는 것은 국제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현재 미-영군은 종교시설과 민간인 보호 차원에서 반격을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미국측 해명에도 불구하고 현재 나자프와 카스바라에서는 이라크군과 미-영군 사이에 치열한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과정에 여러 개의 모스크가 파괴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향후 적잖은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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