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괴질 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진원지로 알려진 중국 광둥성 정부가 2일 그동안 발표에 비해 크게 늘어난 이 지역의 감염자 및 사망자 숫자를 최초로 공식 발표했다.
광둥성 정부 발표에 따르면, 중국 전역에서 1천2백여명의 감염자가 발생했고 사망자 수는 최소 43명이다. 그동안 광둥성 정부는 괴질의 희생자수를 축소 발표하고 역학 조사에 소극적 모습을 보여 국내외로부터 신랄한 비판을 받아왔다.
이같은 광둥성의 태도 변화는 발표 몇시간 전 중국 공산당 대변지로서는 이례적으로 중국일보가 현황 발표에 미온적인 중국 정부의 태도를 비판한 뒤에 이뤄져 주목된다.
이 신문은 사설을 통해 “지방 정부가 상황을 인민에게 공개하지 않으면 소문에 의해 우려가 증폭되는 법”이라면서 “현실은 당국의 정확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으며 인민들은 상황을 정확히 알아야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재 중국과 홍콩 등 중화권을 제외한 싱가포르, 오스트레일리라, 캐나다, 일본 등지에서만 1천1백명 이상의 감염자와 31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광둥성의 발표에 따라 전세계 감염자 수는 2천명을 훌쩍 넘게 됐다.
중국 정부는 이번 발표에서 "감염자 수가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괴질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 3월초 1백45명, 3월 중순 1백28명, 3월말 88명 등으로 신규 감염자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1천4백만명 인구가 살고 있는 중국 베이징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 보건 관계자는 “지난 주부터 중국 정부는 매일 정확한 숫자를 업데이트해 발표하겠다면서도 그러지 않았다”면서 “누구도 중국이 발표하는 숫자를 믿지 않고 있다”며 불안해 했다.
로이터 통신도 2일 “세계보건기구(WHO)가 2일 홍콩과 광둥지역 여행객들에게 일정을 연기할 것을 경고했다”면서 “WHO가 이같은 권고를 발표한 것은 근래에 처음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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