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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적폐수사, 통제할 수 없고 타협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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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적폐수사, 통제할 수 없고 타협하기 어렵다"

원로 오찬서 '정국 타개책' 주문에 "협치 노력 하겠지만…"

"대통령께서 정국을 직접 풀려는 노력을 하셔야 합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패스트트랙으로 인한 여야 대립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전 장관은 2일 청와대 본관 1층 인왕실에서 진행된 오찬 간담회에서 "야당이 극한 저항으로 나오면, 대통령이 포부를 펴기 힘들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6월이 지나면 임기의 반환점을 돈다. 시기적으로 성과를 내야 할 때"라며 "민주당은 여당이 된 지 2년이 됐는데 야당처럼 보인다. 융통성을 보여야 한다. 이런 국면에서는 대통령이 나서지 않으면 문제를 풀기가 어렵다"고도 말했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자리는 청와대가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을 앞두고 사회계 원로의 평가와 제언을 듣기 위해 마련한 초청 행사다.

윤 전 장관을 포함해 △안병욱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 △조한혜정 연세대 명예교수 △송호근 포항공대 석좌교수 △이종찬 전 국정원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김우식 국민안전안심위원장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 △김지형 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장 △정해구 정책기획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다만 앞서 모두발언에서 "정치라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다시금 절감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대통령이 좀 더 협치 노력을 이렇게 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씀들도 많이 듣습니다. 당연히 더 노력을 해 나가겠습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약식 취임식을 하는 날 그 취임식 전에 야당 당사들을 전부 다 방문을 했습니다. 그리고 과거 어느 정부보다는 야당 대표들, 원내 대표들 자주 만났다고 생각하고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도 드디어 만들었습니다. 그것도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가 정치 상황에 따라 표류하지 않도록 아예 분기별로 개최하는 것까지 다 합의했는데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지지 않습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최근 방한한 세바스띠안 삐녜라 칠레 대통령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전하며 여야에 초당적 협력을 에둘러 간청했다.

그는 "(삐녜라 대통령과) 함께 왔던 의원들이 전부 다 야당 의원들"이라며 "삐녜라 대통령님 말에 의하면 여소야대 상황이라서 정치적 대립이 많지만, 여야 간에. 외교 문제라든지 칠레 경제를 발전시키는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는 초당적인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그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그런 말씀이 참으로 부러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통합을 방해하는 요소로 '적폐수사'가 손꼽히는 데 대해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살아 움직이는 수사에 대해서 정부가 통제할 수도 없고 또 통제해서도 안 된다"면서 "제 개인적으로는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 이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아주 심각한 반헌법적인 것이고, 또 헌법 파괴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타협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빨리 진상을 규명하고 청산이 이루어진 다음, 그 성찰 위에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나가자는 데 대해서 공감이 있다면 그 구체적인 방안들에 대해 얼마든지 협치하고 타협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종북좌파' 프레임에 대한 피로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종북좌파라는 말이 어느 한 개인에 대해서 위협적인 말이 되지 않고, 생각이 다른 정파에 대해서 위협적인 프레임이 되지 않는 그런 세상만 되도 우리나라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진보·보수, 이런 낡은 프레임, 낡은 이분법은 이제는 통하지 않는 세상이 이미 됐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열린 청와대 사회원로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날 오찬에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와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 김우식 전 부총리, 송호근 석좌교수, 김지형 전 대법관 등 12명이 참석했다. ⓒ연합뉴스

이날 다수 원로가 사회 통합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김명자 회장은 "가장 시급한 과제는 '어떻게 분열에서 통합으로 이끌지'다. 결국 우리 모두가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이홍구 이사장은 "싸움에 에너지 소진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며 국민 뜻을 모아 협조, 호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형 위원장은 우리 사회가 갈등을 다루는 절차에 대한 것은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이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레이와 시대를 맞은 일본과 새로운 관계 정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종찬 우당장학회 이사장은 "일부 일본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부분이 보이지만 국왕이 바뀌었으니, 새로운 움직임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양국 관계의 어떤 근간이 흔들리지 않게끔 서로 지혜를 모아야 된다"면서도 "요즘은 일본이 그런 문제를 자꾸 국내 정치에 이용을 하면서 문제를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서 아주 아쉽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2시간 동안 진행된 오찬을 정리하며 마지막으로 "우리가 앞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우리 사회의 변화 모두가 전부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에 그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갈등과 같다"며 "더 독려도 해 주시고 마음들을 모아주시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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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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