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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공기를 찾아 산에 오르세요

함익병의 '피부 이야기' <17> 대기오염과 피부건강

***대기오염과 피부건강**

일본에서는 산소방이 성업중이고 후지산 공기를 캔에 담아 팔리고 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에서도 제주 공기를 캔에 담아 팔려고 준비중이라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대기오염과 피부건강에는 어떤 상관이 있는 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도시의 자동차 매연을 비롯한 여러 가지 오염물질이 대기중의 수증기와 합쳐져 안개처럼 보이는 것을 스모그(smog)라 합니다. 스모그는 smoke(연기)와 fog(안개)의 합성어인데, 공업 지대나 도시에서 자주 발생하여, 시야를 흐리게 하고 인체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쳐 여러가지 피해를 일으킵니다. 예를 들면 호흡기 점막을 자극하여 천식발작을 일으키고, 눈의 결막을 자극하여 결막염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스모그라는 용어는 1905년 H.A. 데 보웨가 영국 도시의 오염된 대기 상태를 묘사하는 데 처음 사용하였습니다. 1911년 '매염 감소를 위한 전국연맹'의 멘체스트 회의에서 1909년 가을 에든버러와 그래스고우에서 스모그로 인해 1천여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 보웨의 보고를 통해 처음으로 사회 문제로 표면화되었습니다. 스모그는 14세기초 유럽에서 산업발전과 인구증가로 화석 연료인 석탄의 소비량이 증가했을 때부터 생겼는데, 영국의 런던에서는 스모그로 수천명이 사망하는 '런던 스모그사건'이 1952년에 발생한 적도 있었습니다. 19세기 중엽부터는 석유가 널리 이용되기 시작하면서 석유에 의한 대기오염이 심해졌는데, 특히 자동차의 발달로 인해 자동차 매연에 의한 스모그가 더 큰 문제로 대두되었습니다.

석탄에 의한 스모그는 런던의 스모그로 대표되기 때문에 '런던형 스모그'라 불립니다. 런던형 스모그는 오염 물질과 공기중 수증기의 단순 화학 반응에 의해 발생되는 스모그로 '화학반응형' 혹은 '환원형'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유황 성분이 들어있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면 발생하는 이산화황이 공기중의 수증기과 결합하여 생기는 스모그라 하여 '유황 스모그'라고도 불리웁니다.

반면에 석유에 의한 스모그는 자동차의 배기 가스속에 포함된 올레핀계 탄화수소와 질소화합물의 혼합물에 자외선이 작용해서 생기는 광화학반응 산물에 의해 생깁니다. 이와 같은 석유에 의한 스모그는 로스엔젤레스에서 흔히 발생해서 'LA형 스모그'로 불립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흔히 스모그가 발생하는데, LA형과 같은 '광화학 스모그'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공장이나 자동차의 배기가스에 포함돼 있는 오염물질은 질소산화물(이산화질소, 일산화질소), 탄화수소, 이산화황(SO2), 일산화탄소(CO), 분진 등으로 구성됩니다. 이중에서 질소산화물과 탄화수소는 태양광 중에 섞여있는 자외선과 반응하여 강력한 산화제(oxidant)로 변합니다. 이와 같은 산화제는 다른 분자에서 '전자'를 빼앗아 조직을 산화시켜 파괴하거나, 상하게 하는 성질이 있습니다.(광화학 스모그) 또한 탈황 시설을 거치지 않고 유통되는 중유나 황이 포함된 석탄을 사용하게 되면 이산화황이 발생하는데, 이산화황은 공기중의 수분과 자외선의 촉매작용에 의해 황산안개로 바뀝니다. 산화제나 황산안개는 수목에 작용하여 엽록소를 파괴하여 나무를 말라죽게 하며, 인체에 작용할 때에는 기관지나 눈의 결막에 작용하여 천식을 유발하거나 결막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유황 스모그)

대기오염에 의해 생성된 오염물질은 접촉하는 신체부위에 직접적인 손상을 입히기도 하지만 전신건강에 영향을 주어 간접적으로 피해를 미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스모그로 인한 직접적인 조직 손상의 대표적인 예로 1952년 런던 스모그사건을 들 수 있는데, 단 5일 동안에 4천여명의 노약자, 영유아 등이 사망했습니다. 만성폐질환이 있는 노약자나 호흡기가 약한 영유아의 경우, 폐질환이 더 악화되거나 호흡기의 손상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여러가지 오염 물질이 피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로 오염물질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피부 손상이 초래되는 경우입니다. 오염 물질이 피부에 만성적으로 반복노출되면 피부 손상이 초래될 수 있는데, 광화학 반응에 의해 생성된 산화제는 피부의 노화를 촉진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황산안개는 산성비나 안개비 형태로 피부에 닿을 수 있는데, 이것 역시 강한 산성도로 인해 피부에 직접적인 손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 경로는 대기오염 물질에 의해 전신건강 상태가 나빠지면서 이로 인해 피부 노화가 촉진될 수 있는데, 이는 오염물질(산화제나 산성물질)과 피부의 직접 접촉에 의한 피부노화보다 더 중요한 피부노화의 원인이 됩니다. 대기오염으로 인해 피부노화가 빨라지는 이유는 항산화효소의 기능이 저하됨으로 인해 일어나게 됩니다.

피부 노화는 세포의 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산소와 유리기(free radical)에 의해 일어나는데, 이런 노화유발 물질은 피부조직의 정상적인 대사 과정중에서 생기기도 하지만, 자외선에 의해 피부세포가 손상되면 더 많이 만들어집니다.

하지만 우리 세포내에는 이런 유해산소나 유리기를 제거해주는 SOD (superoxide dismutase)라고 불리우는 효소가 존재합니다. 이 효소가 피부에 유해한 유해산소와 유리기를 제거하기 때문에 피부는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유리기를 제거하는 SOD효소는 전신적인 건강상태가 나빠지거나 나이가 듦에 따라 그 기능이 점차 떨어집니다. 그에 따라 피부노화의 진행이 빨라져 피부가 거칠어지고 주름살이 늘어나게 됩니다. 대기오염으로 인해 전신건강이 나빠지면 SOD와 같은 항노화효소의 작용이 떨어지고 피부뿐 아니라 전신적인 노화도 빨라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세번째로 오존층 파괴로 인해 지표면에 도달하는 유해 자외선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피부 손상이 촉진됩니다. 스모그와 오존층 파괴와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프레온 가스나 제트비행기의 잦은 성층권 비행으로 인한 오존층 파괴가 피부에는 더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고 있습니다. 냉장고의 냉매나 분무제(스프레이)에 포함되어 있는 프레온가스는 성층권에 있는 오존층을 파괴하여, 인체에 유해한 자외선이 오존층에서 걸러지지 않고 지상까지 도달하게 만듭니다. 이로 인해 피부암이나 백내장과 같은 질환의 빈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동양인이나 흑인의 경우에는 자외선에 대한 피부 저항력이 백인보다는 높아서 유해 자외선에 의해 피부암이 생기지는 않는다하더라도 피부노화가 촉진되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피부 노화를 막기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제를 꾸준하게 사용하면서 노화 방지기능이 있는 기능성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이런 개인적인 노력뿐 아니라 자가용 이용을 자제하고, 프레온가스를 사용하지 않은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사회적 운동을 통해 대기오염이나 오존층 파괴를 막는 일도 중요합니다.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정유 공장의 탈황시설 의무화, 차량운행을 줄일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도로나 교량 통행의 유료화, 차량 부제운행 강제실시), 도심에서의 디젤차량 운행 금지(천연가스 차량으로 대체할 수 있음)등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돈 많이 들고, 인기없는 정책을 누가 쉽게 시행하려 하겠어요?

아무리 대기오염이 심해도 적절한 운동과 고른 음식 섭취, 충분한 수면등을 통해 전신 건강을 잘 유지하다면, 피부노화를 방지에도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독일에서 보고된 재미있는 연구보고가 있어서 말씀드립니다. 오염된 공기속에서라도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 그런 오염된 공기가 싫어서 전혀 운동을 하지 않는 것보다는 그래도 건강에는 더 좋다는 것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대기오염에 찌든 도시를 벗어나 가까운 산에라도 올라보세요. 우리나라 어디든 1시간 정도만 교외로 나가면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알맞은 높이의 산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공기오염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때까지는 부지런히 산에 올라 오염된 공기 위에서 맑은 공기를 찾는 도리밖에는 없을 것 같네요.

이라크에서는 석유를 둘러싼 이권 때문에 무고한 생명들이 스러져가는 전쟁이 진행중입니다. 사람들이 욕심을 조금씩만 줄인다면, 그래서 조금씩만 덜 가지고 조금씩 덜 타고다닌다면 석유를 위해 저렇게 싸우지 않아도 될 텐데......

아무리 생각해도 우울한 주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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