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외국투자가, 영화회계법인에 손배소 추진중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외국투자가, 영화회계법인에 손배소 추진중

국내채권단도 SK분식회계에 따른 손배소 적극검토

SK글로벌이 1조5천억원대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사실이 발각되면서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할 위기에 처한 가운데 회계감사를 맡았던 영화회계법인에게도 화살이 돌아가고 있다. SK글로벌에 투자한 외국인. 소액주주들이 회계법인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기존 고객사들마저 신뢰성을 잃은 영화회계법인을 교체할 움직임을 보여, 미국의 엔론 사건으로 파산한 세계적인 회계법인 아더 앤더슨과 같은 사례가 나오지 않을까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외국 주식투자가 손배소 적극 추진중**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재 주당 1만원 안팎이던 SK글로벌 주가는 검찰 수사결과 발표 이후 3천원대로 폭락해 손해배상은 최소 3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처럼 분식회계에 따른 손실이 크자, 하나은행 등 SK글로벌 채권단도 19일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를 개최해 손배소 규모. 시기 등을 집중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함께 SK글로벌에 돈을 빌어준 외국 채권기관과 별도로 SK글로벌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가 큰 손실을 입은 외국계 투자가들이 손배소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 외국계 펀드매니저는 1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태원 회장 등 분식회계 혐의로 기소된 경영진과 회계법인에 대해 손배소를 내는 방안을 진행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회계법인에 대한 제재는 솜방망이에 불과했다. 문제의 영화회계법인이 지난 2001년에도 동아건설의 분식회계에 대한 감독소홀로 중징계를 받았었다. 그러나 당시 영화회계법인에게 내려진 징계는 주의와 손해배상공동기금 10% 추가적립 조치, 관련 공인회계사 4명중 1명은 경고, 3명은 주의에 처해졌을 뿐이다. 공인회계사가 경고를 받게 되면 공인회계사협회 임원이 될 피선거권이 상실되며 주의는 연봉협상 등에서 불리하게 되는 정도다. 형사처벌은 법적 근거가 없는 형편이다.

회계법인들이 정작 두려워 하는 것은 손해배상 청구이지만 실제 손해배상 소송까지 이어진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SK글로벌의 경우 대내외적으로 초우량기업으로 알려진 만큼 이 회사 주식을 다수 보유하고 있던 외국계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게 됐고, 미국의 엔론 사태 이후 분식회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 봇물을 이뤄 판례가 많이 쌓인 까닭에 손배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손배소 움직임과 별도로, 현재 영화회계법인의 감사를 받고 있는 제일은행과 부산은행 등이 영화와의 감사계약을 바꿀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영화회계법인은 IMF사태후 급성장한 3대법인**

문제의 영화회계법인은 세계 2위의 회계법인 언스트 & 영의 제휴법인으로서 국내 3대 법인 중의 하나다. 특히 외환위기 직후 국제통화기금(IMF)의 외채조정 용역업무를 수행했고 뉴브리지캐피탈이 제일은행을 인수할 때 관련업무를 맡으면서 급성장했다.

국내 회계업계에서는 해외회계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회계사 비율이 국내 회계법인 중 가장 높으며, 꼼꼼하고 투명한 회계감사를 펼치는 것으로 알려진 영화법인이 '영수증만 확인하면 알 수 있는 분식회계'를 적발하지 못한 것에 의아해 하고 있다.

SK글로벌 채권단은 "영화회계법인이 대출금을 수익금으로 잡는 등 SK글로벌의 기초적인 회계 조작조차 걸러내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화회계법인이 SK글로벌의 분식회계를 의도적으로 눈감아 준 게 아니냐는 의혹 제기다.

회계법인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은 현재 진행중인 금융감독원의 특별감리 결과가 중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SK글로벌이 1조원이 넘는 외화 외상매입금(유전스)을 '0'원으로 처리한 부분에 대해 회계법인과 은행, 기업의 잘잘못을 가리는 데 감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은행이 발급한 유전스 잔액에 대출한도만 기재돼있을 뿐 실제 대출액은 공란으로 기재되는 등 은행의 서류작성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회계업계에서는 금감원의 감리 결과 회계법인의 결정적인 과실이 밝혀지게 되면 영화회계법인이 손해배상 소송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정재 신임 금융감독위원장은 17일 취임사를 통해 "분식회계를 철저히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의 말이 얼마나 구속력이 있는지는 영화회계법인에 대한 조처에서 감지할 수 있으리라는 게 금융계의 지배적 관측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