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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기에 떼돈 번 버핏의 '투자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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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기에 떼돈 번 버핏의 '투자 비법'

전년대비 12배나 수익, "투명한 기업에 투자하라"

지난 3년간 미국 등 세계 주요국가들의 증시가 침체의 늪에 빠지자 내로라하는 투자전문가들이 대부분 낭패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예외가 있다.‘투자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렌 버핏이 바로 그 에외다. 그가 지난 8일(현지시간) 공개한 투자실적보고서는 전세계 투자자들에게 ‘과연 버핏’이라는 찬사를 받을 만한 것이었다.

***버핏의 기적적 투자성공**

버핏이 운영하고 있는 미국의 투자지주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해 4.4분기 순익이 11억8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의 9천5백만달러에 비해 무려 12배나 늘어난 액수다. 이는 또한 98년 2.4분기 이후 해서웨이가 올린 분기별 최고 순익이기도 하다.

투자전문가들이 대부분 손실을 보면서 모든 책임을 주식시장 침체 탓으로 돌리는 상황에서 버핏이 거둔 실적은 매우 경이적이다.

지금으로부터 꼭 3년전인 2000년 3월10일 5048.62으로 최고정점에 올랐던 미국의 나스닥 지수는 지금은 74% 하락한 1천3백선에 머물고 있다. 30개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 지수도 2000년 1월14일 11722.9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래 현재까지 34% 하락한 7천7백선이다. 5백대 대형주로 이뤄진 S&P 500 지수도 2000년 3월24일 기록한 1527.46에서 지금까지 46% 하락한 8백20선에 맴돌고 있다.

그렇다면 버핏은 어떤 방식으로 투자를 한 것일까. 회사측은 “파산한 전력회사 등 정크본드 투자에서 이익을 크게 올린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핏도 “정크본드의 매입으로 인한 수익이 두드러졌다"면서 ”정크본드 투자를 통해서만 6배 이상의 고수익을 얻었다“고 밝혔다.

버크셔 헤서웨이는 보험 부문에서 선방해 손실을 줄인 것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재보험사인 제너럴 리는 2001년 37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던 것보다 손실폭을 줄여 지난해 14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버핏은 보험 부문은 가급적 빨리 정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그는 정크본드를 중심으로 한 채권투자를 계속 늘려왔으며 지난해 총채권 투자액은 전년 대비 6배 급증한 83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분간 추가 주식매입 계획은 없다”면서 “미국 주가는 최근 3년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익을 낼만한 종목을 찾기 힘들다”며 “때로는 성공적인 투자전략을 위해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할 필요도 있다”며 주식매입 시기를 늦출 뜻을 비쳤다.

요컨대 불황기에는 주식보다는 파산한 기업중 회생가능한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부를 축적해야 한다는 게 버핏류의 투자방식인 셈이다.

***빌 그로스는 우량기업 채권에 집중투자**

워렌 버핏이 증시 침체기에 ‘정크본드’를 대체투자수단으로 적극활용한 반면, ‘채권시장의 워런 버핏’ 으로 불리는 채권왕 빌 그로스는 우량채권 중심의 장기투자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지난해 피델리티의 마젤란 펀드, 뱅가드의 500 인덱스 펀드를 제치고 뮤추얼펀드 1위 자리에 오른, 빌 그로스의 핌코 토탈 리턴 펀드는 87년 설립이후 연 평균 10%가까운 수익을 꾸준히 올렸다. 펀드 평가사 모닝스타 선정, ‘올해의 채권 매니저’에 사상 처음으로 2차례 (98, 2000년) 올랐으며, 월가 투자 주간지 ‘배런스’로부터 ‘장기 수익률 부문 최고의 매니저’로 꼽히기도 했다.

불황기에도 우량기업의 채권은 상대적으로 리스크(위험)가 적은 반면, 수익은 확실히 보장된다. 빌 그로스는 불황기에 주식 대신 회사채에 집중투자함으로써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

***불황기의 3개 투자비법, "투명하라"**

버핏과 그로스 등 양대 ‘투자귀재’들이 채권투자로 많은 수익을 올렸다고 해서 주식투자를 외면하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미국의 투자전문지 CNN머니는 8일(현지시간) “이라크 사태 등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워렌 버핏이 이같은 성과를 이룩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투자에 성공하기 위한 버핏의 3가지 투자조언을 인용해 설명했다.

버핏은 우선 "투자자들에게 부실한 회계관행을 조심하라"고 지적했다. 특히 연금펀드를 무리하게 조성하는 기업이나 스톱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는 기업들에 대해 주의하라는 것이다.

"회계장부를 조작하기 위한 의도로 어려운 주석을 붙이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피하라"고 버핏은 권고했다. 버핏은 “파산한 엔론의 거래 장부는 지금도 당혹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기업순익 전망과 성장 기대치를 무리하게 제시하는 기업들도 투자자 입장에서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세가지 조언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투명한 기업에게만 투자하라"는 것이다.

버핏 자신이 이처럼 엄격한 조건에 맞지 않는 한 섣불리 투자하지 않는 소신을 수십년간 지켜오고 있다. 작금에 투기장 같이 변해 버려 사상 최저지수를 연일 갱신하며 폐쇄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는 코스닥 시장이나 500선까지 힘없이 밀려난 거래소 시장의 투자자들이 유념해야 할 조언이다. 또한 불황을 이유로 재벌개혁을 멈칫 하는듯한 조짐을 보이는 정부나, 역시 불황을 이유로 투명성 제고 노력을 소홀히 하려 하는 국내 기업들도 반드시 되새겨 들어야 할 조언이다.

불황기의 최대 해법은 '투명성 제고'를 통한 '투자자의 신뢰 회복'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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