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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이 피부병을 부른다!

함익병의 '피부 이야기' <15> 흑색 극세포증

***비만이 피부병을 부른다!**

며칠 전에 고3 남자 수험생이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시험준비에 바빠야 할 시간이지만 겨드랑이와 회음부(사타구니 부분)가 거친 벨벳 모양으로 변한 피부 때문에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고등학생이 된 이후 오랜 시간 책상에만 앉아있게 되어 체중이 늘어나면서 갑자기 피부병이 생겼다 했습니다.

이 피부 질환의 진단명은 ‘흑색 극세포증’ 이라고 불립니다. 병명은 흔히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질환입니다. 오늘은 이 질환에 대해 자세하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흑색 극세포증은 대부분 인슐린 저항성(insulin resistance)에 의해 생깁니다. 인슐린 저항성이란 인슐린에 대해 정상적인 생체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 결과 혈중 인슐린 수치는 올라가지만 혈당이 떨어지지 않아 당뇨병이 생기고, 체지방이 잘 연소되지 않아 비만이 동반됩니다.

흑색 극세포증과 비만이 잘 동반되는 것은 이런 인슐린 저항성 때문입니다. 인슐린의 혈중 수치가 높은 때에는 인슐린이 정상 인슐린 수용체와는 잘 결합하지 않고, 유사 인슐린 성장인자(insulin-like growth factor:IGF)의 수용체에 결합하게 됩니다. 인슐린이 피부에서 IGF 수용체가 있는 각질형성세포와 진피의 섬유아세포와 결합해 각질과 진피의 증식을 초래한 결과가 바로 ‘흑색 극세포증’입니다.

특히 비만한 사람에게는 인슐린 저항성이 강해 흑색 극세포증이 자주 발생합니다. 요컨대 비만이 흑색 극세포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피부 병변은 비만이 심할수록 현저한 반면, 적절하게 체중을 줄이면 피부 병변도 사라집니다

흑색 극세포증은 드물게는 악성종양과 연관돼 발생되기도 하니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악성종양에서 발생되는 흑색 극세포증은 종양에서 만들어지는 '전환성장인자-알파(TGF-a)’와 '표피성장인자 수용체(EGF receptor)’의 발현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흑색 극세포층은 다른 원인 때문에 발생하는 흑색 극세포증보다 피부 증상이 광범위하게 발생되고, 구강 점막을 침범하는 경향을 나타냅니다. 위암이 가장 흔한 원인이며, 방광, 신장, 담관, 갑상선, 식도, 기관지, 직장 등의 악성종양이 있는 경우에서도 흑색 극세포증이 발생되기도 합니다.

이밖에 경구피임약 등의 전신 투여, fusidic acid의 국소도포가 원인일 수 있으며, 인슐린을 피하주사한 부위에서도 발생하기도 합니다. 드물지만 인슐린 저항성, 비만, 내분비 질환, 악성 종양, 약물 등의 기저 원인이 없는 경우에서 유전성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피부 병변은 회색 또는 갈색의 색소 침착과 피부가 두꺼워져 거친 벨벳 모양으로 보입니다. 병변이 진행되면 피부 표면의 선이 뚜렷해지고, 피부가 두터워져 사마귀 모양으로 거친 피부 표면을 보이기도 합니다. 호발부위는 겨드랑, 목, 외음부, 서혜부, 얼굴, 대퇴부 안쪽, 팔꿈치 안쪽, 무릎 뒤, 배꼽, 그리고 항문 주위입니다.

<사진 1.2>

손바닥에 발생되는 경우에는 각질이 두터워지면서 지문이 확대된 것 같은 모양을 보이고(tripe palm), 구강 점막이 침범된 경우에는 점막이 약간의 색소침착과 함께 두꺼워지고 사마귀 표면처럼 보입니다. 이러한 'tripe palm'이나 점막 침범 소견은 내부 장기 암이 동반된 경우 흔히 관찰되는 소견이니 반드시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그림 3>

흑색 극세포증은 병변의 특징적인 임상소견과 발생 부위로 쉽게 진단할 수 있습니다. 악성종양과 동반되어 발생된 경우와 다른 원인에 의한 흑색 극세포증을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비만이 없는 사람에게서 의심될 만한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에는 특히 진단에 유의하여야 합니다. 악성종양이 동반된 경우는 소아기나 사춘기 이전에는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병변의 진행이 빠르고 점막이 흔히 침범 되는 소견을 보입니다.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가능한 유발 원인을 파악하여 원인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비만 환자는 체중 감소로 피부 병변이 소실될 수 있고, 악성종양이 동반된 경우도 종양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면 피부 병변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피부 병변에 대해서는 레티노이드(합성 비타민-A 유도체) 제제를 복용하거나, 레티노이드 성분의 바르는 연고를 사용하여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새 정부 출범후 2주 이상의 시간이 지나서야 교육부 장관을 임명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렵게 새 교육부의 수장을 찾아내었습니다. 하지만 누가 교육부의 살림을 책임지더라도 우리의 학생들을 입시 지옥에서 해방시킬 수 있는 묘안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수험생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건강을 돌볼 수 있는 여유조차 가질 수 없는 교육 환경은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요?

예전처럼 체력장 제도를 다시 도입해 학교에서 강제적으로라도 운동을 해야만 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체 수능 점수의 10% 정도에 해당되는 체력장 점수를 반영할 수 있다면 수험생 비만은 막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체력장까지 부담이 되어 수험생을 더 힘들게 만든다구요? 그럴 수도 있겠네요. 아무튼 어려운 것이 교육제도, 입시제도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전국의 고등학생 여러분! 공부도 중요하지만 운동도 필요하답니다.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있듯이 짬짬이 운동도 하면서 공부하세요. 즐거운 주말 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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