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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간판 GE, 지는 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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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간판 GE, 지는 해 됐나

'존경받는 기업' 1위서 5위로 급락, 주가 41% 폭락

‘해가 지지 않는 기업제국’ 제너럴 일렉트릭(GE)이 큰 망신을 당했다. 지난 5년간 `올해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순위에서 1위자리를 고수했던 GE가 2003년도 선정에서 한두 단계도 아닌 5위로 미끄러졌기 때문이다.

‘올해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선정은 미국의 권위있는 경제전문 격주간지 <포천>이 주관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포천> 최신호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기업경영자, 애널리스트 등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설문조사에서 월마트가 지난해 3위에서 두 계단 뛰어오르며 조사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이어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지난해와 같은 2위를 유지했으며,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억만장자 투자가 워렌 버핏이 운영하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와 델 컴퓨터가 각각 3, 4위에 올랐다. GE는 부끄럽게도 5위로 처졌다.

***불투명한 GE 회계장부가 신인도 급락의 원인**

<포천>이 매년 실시하는 이 조사는 경영 혁신, 재무 건전성, 직원 역량, 장기적 투자 가치, 사회적 책임 의식, 경영 관리 능력, 제품 품질, 서비스 등의 8가지 기준에 의해 평가되고 있다.

<포천>은 '왜 GE가 1등이 되지 못했나'라는 별도 기사에서 “엔론의 분식회계 사태이후 월가는 불투명한 회계를 참지 못하게 돼 GE의 불투명한 회계관행이 시장의 거센 비판을 받게 됐다”면서 “그동안 세계로부터 가장 존경 받아온 CEO였던 GE의 잭 웰치 전 회장에 관한 당혹스러운 추문들도 한몫 했다”고 신인도 하락 이유를 밝혔다.

경영 성적도 좋지 못했다. GE는 지난해 주력사업인 발전설비와 제트엔진 부분이 경기순환적 불경기를 맞은 데다가 재보험사업에서 엄청난 손실을 내, 해마다 두 자리수의 수익성장률을 자랑했던 GE의 수익률이 3%로 떨어졌다. 그 결과 철옹성으로 불렸던 GE의 주가는 무려 41%나 하락했다.

오랫동안 ‘경영황제’로 칭송받아왔던 잭 웰치의 스캔들은 그와 동일시됐던 GE의 이미지마저 훼손시켰다. 잭 웰치는 혼외 정사로 전 부인과 이혼하는 과정에서 GE 퇴임시 막대한 보상과 혜택을 받아낸 것이 드러나 웰치 자신과 GE의 경영 투명성에 오점을 남겼다.

***'잭 웰치 유산' 청소하기**

<포천>은 그러면서도“온갖 악재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5위라도 지켜낸 것은 후임자인 제프리 이멜트 회장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위로했다. GE의 경영사관학교로 불리는 크론톤빌 원장을 지낸 노엘 티치 미시건대 교수도 “앞으로 GE에 투자하려면 경영진을 주목하라”면서 “GE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경영진을 보유하고 있다”고 GE를 옹호했다.

지난해 GE는 웰치 전 회장에 대한 과도한 퇴직금 지급 사실이 드러나면서 불투명한 지배구조에다 분식회계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주가는 폭락했다. ‘전설적 경영자’ 웰치가 남겨 준 끔찍한 유산이었다.

이멜트는 2001년 9월 CEO로 취임한 후 웰치가 남긴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말과 휴일을 사실상 반납했고, 하루에 20시간 이상 일에 매달린 경우도 많았다. 스트레스로 머리색깔이 더욱 엷은 회색으로 바뀌었다.

이멜트는 웰치가 다른 기업의 인수.합병(M&A)과 감원을 통한 비용 절감, 금융 부문(GE캐피털)의 확대 등을 통해 회사를 키우고 수익을 창출했던 것과 달리 기계. 전자 등 핵심사업에 대한 강화를 추구하고 있다.

기계설비와 자동차부품, 전자 부문 등을 강화하고, 신제품 연구.개발(R&D)과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해 제조업체 GE의 위상을 새롭게 구축한다는 전략 아래 이멜트는 이미 GE캐피털을 분리하고 스톡옵션의 비용처리 등 웰치의 유산을 극복하는 구체적 행동에 돌입했다.

시장을 배신한 '신화 파괴'의 결과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지금 GE가 웅변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국내 재벌들도 재벌개혁에 반발하기에 앞서, GE의 예를 보며 왜 개혁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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