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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국제시장의 분노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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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국제시장의 분노 절감"

블룸버그 대서특필, "한국경제를 위한 쓴약"

경영 투명성에 대한 신뢰상실로 투자자들의 투매세례를 받은 ‘SK텔레콤 쇼크’가 국제금융계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미국 월가에 영향력이 큰 블룸버그 통신은 SK텔레콤 사례를 비판적으로 크게 다루면서 SK텔레콤 사태는 ‘한국경제를 위한 쓴약’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블룸버그의 아시아경제 담당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 주니어는 28일 ‘한국에게 보약 준 SK텔레콤’(SK Telecom's Chastening Good News for Korea)’이라는 서울발 기명칼럼을 통해 “한국 최대의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이 요즘 교묘한 기업관행에 신물이 난 국제시장의 분노를 절감하고 있다”면서 “SK텔레콤의 불행은 아시아 4대 경제대국 한국에게는 오히려 복음”이라고 역설적으로 평가했다.

페섹은 “과거 한국의 기업들은 투자자들을 무시하고 투명경영이나 기업지배구조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있었으나 97년 외환위기 이후 주주가치가 중요하게 된 오늘날의 한국에서는 옛말”이라면서 “지난주 투자자들이 SK텔레콤에게 이러한 교훈을 새삼스레 가르쳐줬다”고 말했다.

그는 “SK텔레콤이 지난주 취한, 발행주식의 3%를 자사주로 매입하겠다는 것과 투자계획을 재검토해 그 내용을 주주들에게 상세하게 알리겠다는 두 가지 조치는 놀라운 것”이라면서 "이같이 주주를 의식하는 대책은 SK텔레콤 같은 한국의 대기업에게는 매우 드문 일"이라고 비꼬았다.

페섹은 “투자자들이 투매를 한 것은 투자계획에 대한 것뿐만이 아니라 주주에 대해 좀 더 신경쓰는 경영을 요구하는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을 가장 질색하게 만든 것은 투자지출 계획의 숨은 동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그동안 SK텔레콤에게 통신요금을 인하할 것을 요구해 왔다"며 "이에 SK텔레콤이 정부 관료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노키아 같은 외국계가 아닌 삼성전자와 LG전자같은 한국기업들 하고만 사업제휴를 맺고 있는 게 아니냐고 투자가들은 판단하고 있다"고 국제금융계의 차가운 분위기를 전했다.

페섹은 “아시아 경제위기 이후 한국의 경제개혁에도 불구하고 현대, LG, 삼성 등 대표적 재벌들이 여전히 한국경제를 지배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아직도 이들 기업들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한국이 몇 년전과 전혀 달라진 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상황변화를 잘 모르고 있는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한국이 일본식 경영관행에서 점차 탈피해 주주권리가 강화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IMF사태후 변화한 한국의 기업환경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페섹은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지만 한국은 과거의 경영행태에 종지부를 찍고 있으며 더 많은 기업들이 글로벌 스탠더드를 채택하는 과정을 밟을수록 한국의 주주들은 혜택을 볼 것이며 한국의 경제도 발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텔레콤 쇼크는 지난 22일 SK텔레콤이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 1조원이나 많은 2조5천억원의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발표 직후 이에 대한 부정적 분석이 쏟아지면서 시작됐다. 뉴욕증시에서 SK텔레콤의 해외DR이 급락하고 국내 주가도 하락하자 24일 새벽 1시에 ‘야밤공시’로 투자계획 전면재검토 방침을 밝히는 등 ‘밀실경영’행태를 보여 투매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SK텔레콤 주가는 기업설명회 전날인 21일 22만6천원을 기록했으나 24일 종가는 한때 17만원까지 떨어지다가 전날보다 4.31% 하락한 17만7천5백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3거래일 동안 SK텔레콤 주가는 주당 4만8천5백원(21.46%)이나 내려 시가총액이 무려 4조3천여억원이 감소했다. SK텔레콤이 지난 2년간 벌어들인 순수익이 2조6천억원이었다는 점과 비교하면 엄청난 액수다. 29일 현재도 SK텔레콤 주가는 17만7천원대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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