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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의 反시장적 '고무줄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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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의 反시장적 '고무줄 경영'

<속보> 하루만에 백지화, 과잉투자는 '정치적 고려' 때문?

SK텔레콤은 24일 새벽 0시58분 긴급 공시를 통해 올해 투자계획을 재검토하고 발행주식수의 3%를 자사주로 매입키로 했다고 밝혔다. 국내외 증시에서 주가가 폭락하는 등 SK텔레콤의 경영전략에 대한 시장의 저항이 심한 데 따른 비상 조처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같은 공시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냉랭한 편이다. 특히 이같은 시장의 반응은 당초 예상을 크게 뛰어넘은 SK텔레콤의 올해 투자계획이 새 정부를 의식한 '정치적' 고려에 따른 게 아니었냐는 의혹과 함께 향후 SK텔레콤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어서 쉽게 가시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루만에 바뀐 '고무줄 경영계획'**

SK텔레콤은 24일 새벽 공시를 통해 "주주들이 2003년도 투자지출 계획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 금년 투자지출 계획을 다시 검토하기로 결정했다"며 투자지출 계획의 재검토가 끝나는 대로 주주들에게 상세히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사측은 이어 "금년도 투자지출 증가 계획으로 인해 주주에게 환원될 잉여현금이 감소되는 것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사회 승인을 거친 후 발행 주식수의 3%를 자사주로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말 그대로 22일 발표했던 올해 투자 및 배당 등 경영전략의 전면 수정이다. 하루 반만에 1년 살림살이 계획을 바꾼 것으로, 우리나라 증시사상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신속한 대응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2일 투자자 전화설명회를 통해 W-CDMA(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 장비투자 5천2백억원, CDMA-1x 네트워크 투자 7천8백억원 등 총 2조4천9백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이는 당초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했던 액수보다 1조원 가량 많은 규모였다.

SK텔레콤측은 과연 얼마나 투자규모를 줄일 지는 추후 공시하겠다고 밝혔으나, 사측이 발행주식의 3%를 자사주로 매입하겠다는 발표를 한 점을 볼 때 최소한 당초 계획보다 5천억원 가량 투자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총 발행주식수가 8천4백70만주인 점을 감안하면 3%는 약 2백54만주에 해당하며 매입 금액은 주당 금액을 20만원으로 가정할 경우 약 5천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고무줄 경영은 '정치적 고려' 때문?**

SK텔레콤의 대응은 외형상 시장의 요구에 신속히 대응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시장의 저항을 받는 경영계획은 빨리 수정하는 게 바람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러나 한 기업이 수개월에 걸쳐 역량을 집결해 수립한 경영계획을 일순간에 바꿔도 괜찮은가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보면 당초 수립한 경영계획이 얼마나 부실한가를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 무려 1조원이나 많은 SK텔레콤의 투자계획이 '순수 경영적' 판단이 아닌 '정치적' 고려에 따른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돼 왔다. 요컨대 노무현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치적 고려에 따른 투자 증액이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실제로 노무현 후보가 대선에서 이긴 뒤 노 후보의 당선을 기피해온 재계는 내심 크게 긴장하고 있으며, 그 결과 올해 예상되는 경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기업의 투자확대가 필수적이라는 한국은행 등의 지적에 따라 SK텔레콤을 포함한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굴지의 재벌들이 경쟁적으로 당초 계획보다 투자계획을 크게 늘려잡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 시장에 파다한 상태다.

하지만 문제는 투자가 과연 적정규모내에서 이뤄지느냐이며, 이에 따라 22일 발표한 SK텔레콤의 올해 투자계획이 과잉투자 위험성이 크다는 우려로 지난 23일 주식시장에서 하한가를 기록하기에 이르른 것이다.

문제는 SK텔레콤이 투자전면 재검토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는 점이다.

한 예로 미국 뉴욕증시에서의 SK텔레콤의 해외 DR(주식예탁증서) 가격은 22일(현지시간) 9.7% 하락한 데 이어 23일에도 5.51% 하락한 18.18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23일 뉴욕시장에서 DR가격은 개장직후 17.2달러까지 떨어졌다가. SK텔레콤이 공시를 한 뒤 소폭 반등한 18.18달러로 마감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공시에도 불구하고 5.51%나 급락한 것이다.

한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의 향후 주가전망과 관련, "전형적 내수산업인 SK텔레콤의 성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들어갔다는 비관적 전망과 함께 SK텔레콤의 경영계획에 대한 잦은 번복으로 투자자의 신뢰가 낮아져 앞으로 주가가 쉽게 회복되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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