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63) 전 법무부 차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온 여성 A씨가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15일 검찰 등에 따르면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청주지검장)은 이날 오전 A씨를 불러 성폭행 피해를 뒷받침할 자료 등을 제출받고,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을 들었다.
A씨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의 발단이 된 원주별장 동영상 속 여성이 자신이라고 밝혀온 인물이다.
그는 2008년 1∼2월 서울 역삼동 자신의 집에서 김 전 차관과 건설업자 윤중천 씨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두 사람이 자신의 의사에 반해 성관계 장면을 촬영했다고 주장해왔다.
A씨는 2013년 경찰·검찰 조사 때는 동영상 속 여성은 자신이 아니라고 부인했었다. 검찰은 동영상 속 여성이 누구인지 특정되지 않고,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여성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며 2013년 11월 김 전 차관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A씨는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낸 호소문을 통해 "윤중천의 협박과 폭력,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권력이 무서웠다. 윤중천은 경찰 대질에서도 저에게 협박하며 겁을 줬다"며 피해 사실을 제대로 진술하지 못한 이유를 밝히고 2014년 7월 김 전 차관을 다시 특수강간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재차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A씨는 김 전 차관의 성범죄뿐 아니라 뇌물수수 혐의를 입증하는 데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는 인물로 여겨진다.
그는 첫 수사 당시 경찰에 '2007년 봄에서 가을 사이 윤씨가 김 전 차관에게 돈이 든 것으로 보이는 봉투를 건네는 걸 봤다'고 진술한 바 있다. 김 전 차관이 윤씨에게 "그거 내가 전화해놨다. 잘 될 거야"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A씨가 이날 정식으로 김 전 차관의 성범죄 의혹과 관련한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아니다.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지난달 25일 뇌물수수와 수사 외압에 대한 재수사를 권고하면서 성범죄 의혹은 재수사 권고 대상에서 제외했다. 추가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A씨 조사를 통해 검찰이 김 전 차관과 윤씨와 피해 여성의 관계에 대한 구체적 정황을 확보하면 성범죄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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