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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 더블 딥이 아니라 멀티 딥이다"

'불길한 예언가' 스티븐 로치, 최악의 전망 내놓아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로치 수석이코노미스트가 미국 경제와 세계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켰다.

로치는 지난해 초 미국경제가 잠깐 회복했다가 다시 경기침체에 빠지게 된다는 '더블딥'(경기 이중하강)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기한 애널리스트다. 처음에 이러한 주장은 소수의견에 불과했지만 미국의 경기 침체가 예상외로 길어지면서 지난해 말에 이르러서는 월가의 낙관론자들마저 로치의 ‘더블 딥’ 이론에 동조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다수의견’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로치는 지난 4.4분기 초기 경제지표가 개선조짐을 보이자 “성장은 미미하겠지만 '더블딥'까지는 가질 않을 수도 있다”면서 자신의 비관론을 약간 누그려뜨렸다. 그러나 올해 연초 4.4분기 경제성장률이 연률 1%도 안될 것으로 전망되고 소비자신뢰지수가 급격히 하락세를 보이는 등 각종 경제지표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자 22일(현지시간) 발표한 주간 세계경제전망을 통해 ‘더블딥’ 정도가 아니라 '멀티딥'이 될 것이라며 종전보다도 악화된 경제전망을 내놓았다.

***"더블딥이 아니라 멀티딥이다"**

그의 주장의 요지는 미국경제가 이라크전 가능성과 소매심리 악화 등으로 '멀티딥 증후군'(multi-dip syndrome)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거품경제 이후 경제 기반이 약화된 상태에서 외부 충격이 가해지자, 미국 경제가 역사적으로 보기 드문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는 버블로 생겨난 구조적인 불균형은 쉽게 교정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로치에 따르면 그동안 미국 경제를 지탱해 온 개인소비가 위축되고 있고 기업들도 과거 버블 후유증으로 투자를 꺼리고 있다. 지난해 4.4분기 미국 실질 개인소비 증가율은 마이너스 1.8%에 불과하고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역시 예상을 넘어 악화됐다. 특히 현재 과다한 소비자 부채와 낮은 저축률, 과도한 재정적자 등은 과거에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나쁜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치는 이같은 악재 속출로 미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위험에 처해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선진국의 유일한 희망 '리플레이션'**

그는 또 글로벌 전락에 대한 분석보고서에서 "2003년 거시경제적 논쟁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정책의 향방일 것"이라면서 "정부당국이 미국의 경제와 미국 중심의 세계경제를 전통적인 재정 통화 부양책으로 소생시킬 수 있을 것인가"라면서 의문을 제기했다.

로치는 "투자자들은 아직도 정부 당국에 소위 '리플레이션 정책' 등에 일말의 기대를 거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러한 믿음이 머지 않은 장래에 깨지게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올해 세계 경제정책의 화두가 되고 있는 "리플레이션(reflation)"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를 보인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 정부들은 상품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에 따른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압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특단의 조치로서 리플레이션 정책을 고려하고 있다.

리플레이션 정책이란 인플레를 피하면서 금리인하나 재정확대를 통해 경기를 자극하는 조치를 뜻한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지난 11월 연방기금금리를 예상보다 큰 폭인 0.5%포인트 인하해 41년래 가장 낮은 1.25%로 떨어뜨린 것이나, 유럽중앙은행(ECB)이 물가상승보다는 경기 둔화의 우려가 높다고 판단, 지난달 5일 정책 금리를 0.5%포인트 낮춘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유럽중앙은행인 ECB도 인플레 목표제를 도입, 그 수준까지는 인위적으로 통화 공급을 늘릴 것을 검토중이다. 일본도 리플레 정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재무성 국제금융담당 차관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디플레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선진국들이 통화 정책의 기조를 리플레로 바꿔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리플레이션 정책 성공 가능성 낮아**

로치는 이같은 리플레이션 정책에 대해 "미국의 경우 늘어난 통화가 내구소비재나 주택건설 등에 집중되고 있다"며 "이들 부문은 지난 수년간 시장 자체가 포화 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에 리플레 정책의 효과는 한계를 보일 것"이라고 지적해 왔다.

미국의 경우 상품가격은 하락하고 있는 반면 교육, 의료 등 서비스가격은 오히려 상승하고 있어 정책 당국자들간에도 리플레이션 정책에 대해 아직 논란이 일고 있다.

세계은행은 최근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당초 3.6%보다 크게 낮은 2,5%로 하향 전망했다.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데다 이라크 전쟁 위험 등 불확실한 요인으로 인해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인 미국 역시 내년 성장잠재력을 밑도는 2.8%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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