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노동자상 강제 철거는 폭거"...시민단체, 부산시청서 농성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노동자상 강제 철거는 폭거"...시민단체, 부산시청서 농성

오거돈 면담은 경찰에 막혀 실패, 사과 요구했지만 시는 재차 '공론화 제안'

부산 강제징용 노동자상 기습 철거에 대한 부산시의 사과를 요청하는 시민단체들이 시청사에서 항의 집회를 벌이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적폐청산·사회대개혁 부산운동본부와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 관계자 등 100여 명은 15일 오전 9시 부산시청사 후문에서 노동자상 강제 철거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참가자들은 오거돈 부산시장의 출근을 저지하기 위해 시청사 주차장 출입구 3곳 등을 감시했으나 오거돈 시장은 시청 인근에서 다른 차로 바꿔 타고 시청사로 들어와 집무실로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 15일 오전 부산시청사 1층 로비에서 강제징용 노동자상 강제 철거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고 있는 시민단체. ⓒ프레시안

이들은 "노동자상은 어느 한 단체나 개인이 만든 것이 아니라 많은 시민들의 모금을 통해서 만든 것이다"며 "그런데 이 노동자상을 12일 오후 6시에 부산시는 강제로 철거해갔다. 이것은 친일 적폐 청산하자는 부산시민들의 의지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고 비난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 김재하 본부장은 "이번 오거돈 시장의 행위는 폭거다. 동구청과의 합의가 끝났고 행정책임 역시 동구청이다"며 "한일 관계 얘기하면서 100m 떨어져야 한다는데 우리가 세우려는 장소는 100m 밖이며 그렇다면 정발장군 동상도 일본이 반대하는 건 모두 철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노동자상 즉각 반환", "오거돈 시장은 사과하라", "철거는 친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부산시청사에 진입을 시도했고 이를 막는 시청 직원, 경찰과 충돌했다.

일부는 오거돈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면서 7층 시장실 앞까지 올라가서 농성을 벌였으나 이 역시 경찰에 의해 가로막혔다.

30분가량 농성을 펼치던 이들은 결국 공무원과 경찰에 의해 1층으로 강제 해산됐으며 청사 1층 로비에서 오거돈 시장의 사과와 노동자상 철거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면서 연좌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 15일 오전 부산시청사 1층에서 오거돈 부산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하기 위해 진입하려는 시민단체와 경찰들의 대치 모습. ⓒ프레시안

이날 오전 11시쯤 노동자상 강제 철거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오거돈 시장은 "조형물 설치를 위한 법적 절차를 이행하지 않고 인근 지역에 고정작업이 계획됨에 따라 조치를 취해야 하는 시의 의무도 불가피했다"며 "무엇보다 대집행과정에서 발생할지 모를 사고의 위험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기를 전격적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노동자상의 의미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다만 설치 위치에 대해서는 시민의 의사를 확인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이를 근거로 절차에 맞게 설치하는 방안을 제안드렸던 것이다"며 부산시, 부산시의회 등 대표성을 가진 기관 또는 단체에서 공론화를 진행하는 것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부산시의 노동자상 강제 철거를 두고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은 "지나치게 성급한 결정이다. 부산시의 무리한 행정대집행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협의과정에서 부산시가 소득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질타했다.

이어 "부산시와 동구청,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위원회는 다시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나가는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성숙하는 계기로 만들어나가기를 호소드린다"며 "우리는 더 엄혹한 사회적 조건 속에서도 시민들의 정성을 모아 소녀상을 세우고 지켜왔다"고 원만한 사회적 합의 재개를 촉구했다.

한편 부산시는 지난 12일 오후 6시 10분쯤 부산 동구 정발장군 동상 인근에 있던 노동자상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실시하고 기습적으로 철거했다. 지난해 5월 1일에 이어 두 번째 강제 철거된 노동자상은 현재 부산 남구 일제강제동원역사관 1층에 보관 중이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