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대북 제재 완화와 관련해 '여지'를 남겨두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10일(현지 시각) '미국의 소리' 방송 등은 폼페이오 장관이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예산안 청문회에 참석해 북한이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대한 약속을 입증할 때까지 어떠한 제재도 해제하면 안된다는 데 동의하냐는 코리 가드너 공화당 의원의 질문에 "약간의 여지를 남겨두고 싶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여지'의 사례에 대해 "때로는 비자 문제"라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에 대한 검증이 완료될 때까지 핵심적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는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이른바 일괄타결식 '빅딜'을 언급하며 북한의 비핵화 전까지 제재 완화는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던 미국의 그간 입장과 비교했을 때 다소 유연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까지도 "최대한 경제적 압박을 유지하는 것이 미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완강한 태도를 보였다.
특히 이번 발언이 한미 정상회담 하루 전에 나왔다는 것에 주목, 북미 양 정상이 소위 '굿 이너프 딜'(충분히 좋은 거래)의 구상을 협의하고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른 미국의 상응 조치와 관련해 일정한 합의를 이룰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제재 문제와 관련해 "더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점, 제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북한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북한을 '불량 정권'이라고 규정하며 "불량정권들은 (다루기가) 어렵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정부는 제재 이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한국과 일본 등 역내 파트너들이 제재 이행을 돕도록 협력하고 있다"고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가 "긴 과정"이라며 트럼프 정부가 그동안 북핵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이 남아 있지만 (북한의) 미사일이나 핵 실험이 없는 데까지 왔다"며 "우리 외교팀은 김정은에게 '북한 주민들을 위해 더 밝은 미래를 만들 것'이라는 점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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