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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인권단체, 브루나이 '동성애 투석사형법'에 "지역 불안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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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인권단체, 브루나이 '동성애 투석사형법'에 "지역 불안정 우려"

주변국은 침묵…조지 클루니 등 '브루나이 보이콧', 英선 단교 촉구 시위도

브루나이가 동성애자와 간통죄를 저지른 자에게 돌을 던져 죽이는 등 내용이 담긴 새 형법을 시행한 데 대한 논란이 뜨겁지만 동남아 주변국 대다수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7일 일간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주아세안 말레이시아 대표부의 샤리파 노르하나 무스타파 대사는 지난 4일 국립 인도네시아대학(UIN)에서 기자들과 만나 브루나이의 샤리아(이슬람 관습법) 형법 시행은 내정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이 이 문제에 대해 불간섭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사실 샤리아는 여러 조건상 (오용되기) 쉽지 않다. 서방은 전통 등을 몰라서 명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카스말라티 카심 주아세안 브루나이 대사는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이 이슬람 지도자로서 샤리아의 전면 적용이란 의무를 다한 것일 뿐이라면서 "우리가 그들을 존중하듯 그들도 우리를 존중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아세안 10개 회원국은 아세안 정부간 인권위원회(AICHR)를 통해 해당 사안을 논의 중이지만,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런 가운데 현지 일각에선 브루나이의 이슬람 원리주의 행보가 주변국의 종교·인종 갈등을 자극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안드레 하르소노 연구원은 "브루나이의 샤리아법 시행은 아세안을 불안정하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슬림 인구가 다수이면서도 다른 종교에 관용적인 태도를 보여 온 이웃 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이 준동하고, 미얀마와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등 불교국가에서도 불교도 극우주의자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키우는데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안드레 연구원은 "샤리아에는 여러 해석이 존재하는 만큼 시행을 하더라도 반드시 누군가의 손을 자르거나 돌로 쳐야 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그런데도 브루나이의 술탄이 아세안의 안정에 눈을 감는다면 지역의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포스트>는 종교로 인해 이미 동남아 곳곳에서 심각한 갈등이 초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억6000만 인구의 87%가 이슬람을 믿는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국 인도네시아에서는 이슬람국가(IS) 등을 추종하는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미얀마 라카인주에서는 2017년 하반기 미얀마 군경의 로힝야족 반군 토벌 작전이 인종청소로 변질하면서 70만명이 넘는 로힝야족 난민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웃 방글라데시로 달아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들 대다수는 신변안전 보장과 시민권 부여 등 문제가 해결되지 못해 여전히 난민 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지난달 총선을 앞두고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불교도가 소수민족인 무슬림에 비교해 홀대를 받는다고 주장하는 극우성향 불교 정당이 인기를 끌어 관심을 모았다.

브루나이는 지난 3일 절도범의 손목을 자르고 동성애자나 간통죄를 저지른 이는 투석 사형에 처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샤리아 형법을 시행했다.

이에 할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를 비롯한 저명인사들은 브루나이 왕가 소유 호텔에 대한 불매운동을 촉구했고, 호주와 스위스, 영국, 런던 등 세계 각국 기업들도 '브루나이 보이콧'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6일 영국 런던에서는 브루나이 왕가 소유의 고급 호텔 앞에서 수백 명의 시위대가 브루나이와의 외교관계 단절 등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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