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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시카고, '흑인·여성·동성애자' 정치신인의 선거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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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시카고, '흑인·여성·동성애자' 정치신인의 선거 혁명

"미국 대도시 선거 사상 기성 정치 거부한 가장 상징적 사건"

기성 정치권의 부패와 무능에 분노한 유권자들이 '소수자 정치인'을 당선시켜 이변을 일으키는 현상이 전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최근 슬로바키아 대선에서 의원 한 명 없는 신생 정당에 정치경험이 전혀 없는 여성이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되더니, '가장 미국다운 도시'라는 시카고에서 '최초의 흑인 여성 시장'이 선출됐다.

AP통신 등 미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시카고 시장 선거에서 연방검사 출신 로리 라이트풋(57)이 정치 거물인 토니 프렉윙클(72) 쿡카운티 행정위원회 의장을 큰 표 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라이트풋의 시카고 시장 당선을 두고 미국 언론들은 인물평보다는 "미국 선거사상 유권자가 기성 정치를 거부한 가장 상징적 사건"이라는 평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2일(현지시간) 로리 라이트풋이 시카고 시장 당선이 확정된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흑인, 여성, 동성애자, 정치경험 전무"


라이트풋은 그동안 대도시 유권자의 외면을 받던 '소수자 정치인'의 상징적 인물이다. 흑인이자 여성이면서,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정치신인'이다.

시카고 유권자들은 시카고 4선 의원 경력에 지난 2010년부터는 시카고를 관할하는 쿡카운티의 행정위원회를 이끌어온 거물급 흑인 여성 프렉윙클도 기성 정치에 물든 인물이라고 외면했다. 정치경험이 전혀 없는 라이트풋이 74% 대 26%라는 큰 격차로 프렉윙클을 이기도록 유권자들이 견인한 것.


게다가 라이트풋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에서 오바마의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람 이매뉴얼 현 시장에게 도전장을 내밀어 이변을 일으켰다. 이매뉴얼 시장은 3선 출마를 돌연 포기한다고 선언했지만, 라이트풋의 출마 선언은 이매뉴얼 시장을 겨냥해 먼저 이뤄졌다.

이후 그는 기성 정치명문가 출신 등 쟁쟁한 후보 21명을 압도적으로 물리치며 승리했다. 자격 검증을 거친 14명이 맞붙은 지난 2월 26일 1차투표에서 라이트풋과 프렉윙클은 각각 17.54%·16.04%를 득표했으나, 결선에서 라이트풋이 압도적 표차로 당선을 확정했다.

<뉴욕타임스>는 아웃사이더 정치 신인 라이트풋의 당선은 부패한 기득권 정치에 시카고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라이트풋은 시카고 시의 총체적 부패를 드러낸 흑인 소년 16발 총격 사살 사건 재수사 과정에서, 경찰위원회 의장으로 경찰 개혁과 정치권 부패 일소를 추동했던 이력을 가졌다. 이 이력이 이번 선거 승리의 발판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라이트풋은 오는 5월 20일 임기를 시작한다. 공무원 연금 적자 해소를 위해 향후 4년간 10억 달러를 추가 투입해야 하는 과제를 비롯, 시카고에 만연한 총기·조직폭력 문제, 사법 당국에 대한 불신 해소와 부패 척결, 도시의 균형 발전, 인구 이탈 대책 등 산적한 현안을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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