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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재보선' 결과가 정국에 끼칠 '나비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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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재보선' 결과가 정국에 끼칠 '나비효과'는?

황교안-범여권 사활 걸린 일전, 향후 정국 분수령

경남 통영‧고성, 창원 성산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3일 치러진다. 단 두 곳에서 치러지는 '미니 재보선'이지만 정치적으로는 의미가 크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정치력, 진보정치의 역량, 여야의 역관계 변화 여부가 이번 선거에서 확인된다.

영남권에 국한된 선거여서 전국적 민심을 엿보기엔 한계가 있다. 그래도 집권 3년차에 치러지는 재보선의 기본 성격은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40% 중반 박스권에 갇혀 있어 새로운 동력 확보가 여권에 절실한 상황이다.

재보선 결과가 어떻든 청와대가 자체적으로 국정운영 기조를 바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청와대는 선거 일주일 뒤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준비에 몰두하는 분위기다. 한반도 정세 관리는 포기할 수 없는 국정 과제이고, 경제 정책은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야당의 비판 역시 추상적이다.

다만 선거 결과에 따라 문 대통령을 향한 한국당의 공격 수위가 달라진다. 한국당은 대북 정책과 경제 정책을 싸잡아 '좌파 정책' 프레임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여야 관계가 거칠어지면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도 진도 나가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자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임명 여부,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의 경질 여부를 놓고 힘겨루기 중인 청와대와 한국당의 기싸움도 선거 영향권에 있다. 여권이 승리하면 5명의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임명이 비교적 순조롭겠지만, 패할 경우엔 인사 실패 논란이 지속되며 청와대 쇄신론이 거세질 수 있다.

한국당 손에 창만 들린 것은 아니다. 영남권 선거는 한국당에 방어전이다. 내년 영남권 총선 전망을 엿볼 수 있는 시험 무대다. 특히 통영‧고성은 한국당이 단 한 번도 지역구를 내준 적 없는 곳이다. 황 대표가 한국당 텃밭에 측근인 정점식 후보를 내세우고도 패한다면 정치력에 치명상을 입게 된다.

창원성산 선거도 황 대표가 현장에 상주하며 진두지휘한 '황교안 선거'다. 권영길, 노회찬 전 의원을 배출한 진보 정치의 아성에서 그의 돌파력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선거 공조에 맞서 승리하면 정치 초보인 황 대표의 위상이 달라진다. 반면 창원성산에서 패하면 황 대표의 결단력이 도마에 오를 수 있다. 황 대표가 창원성산에 직접 출마해 승부수를 던지라는 일각의 제언을 외면한 결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승세가 주춤해진 한국당 지지율도 이번 선거가 고빗사위다. 황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이 보수 결집에 여전히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와 확장성의 한계에 직면했다는 상반된 평가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치러지는 재보선은 내년 총선을 책임질 '황교안 간판'에 대한 당 안팎의 신뢰도와 직결돼 있다.

창원성산 선거는 한편으로 정의당의 당력이 드러나는 선거다. 노동계 밀집 지역인 데다 노회찬 의원 사후 진보정치의 생존력이 걸린 선거라는 점에서 패할 경우 만만치 않은 내상을 입게 된다. 반면 민주당과의 공조 속에 창원성산을 지켜내면 내년 총선에서도 민주-정의 단일화가 승리 공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정의당이 1석을 추가 확보하면 민주평화당과 함께 국회 교섭단체(20석) 재구성도 가능해진다. 4각 교섭단체 구도가 형성되면 선거제도 및 사법 개혁 관련 패스트트랙 논의 등 여야의 원내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일을 하루 앞두고도 두 곳의 판세는 기울기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선거 막판에 등장한 돈 봉투 제공 논란, 황교안 대표의 축구장 유세 논란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노회찬 의원 모욕 논란도 창원성산 선거의 변수로 떠올랐다.

경남선관위는 지역 기자에게 돈 봉투를 건넨 혐의를 받는 지역 유력자를 2일 검찰에 고발했으며, 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는 황교안 대표 등의 축구장 유세를 막지 못한 책임을 물어 경남FC에 2000만 원의 제재금 부과를 결정했다. 한국당 쪽에 불리한 악재다. 반면 김의겸 청와대 전 대변인의 사퇴, 청와대의 인사 실패 논란 등은 여권에 악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황 대표는 자신의 축구장 유세 논란과 관련해 "선거 과정에서 시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려 정말 죄송한 마음"이라며 즉각 고개를 숙이고 사태 진화에 나섰다. 한국당은 또 돈 봉투 파문과 관련해선 정점식 후보 캠프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래도 정의당은 위기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한국당 강기윤 후보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다고 판단, 노동자 유권자들의 이완 심리와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역결집을 경계하는 눈치다. 여영국 후보는 이날 "여영국에 대한 지지가 높아도, 투표장에 가서 여영국을 찍지 않으면 한국당이 된다"고 호소했다.

통영고성에서 민주당은 돈 봉투 파문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막판 반전을 노리고 있다. 양문석 후보 지지 유세에서 이해찬 대표는 "만약 (돈 봉투를 건넨 인사가) 정점식 후보의 회계 책임자라고 한다면, 당선이 돼도 당선 무효가 된다"고 했다.

각 당에선 여전히 범여권(민주+정의)와 한국당이 기존 강세 지역에서 1곳씩 승리하는 무승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막판에 쏟아지는 돌발 변수 속에 확연하게 승패가 갈리는 '2대0'을 점치는 예상도 나온다.

한국당은 창원성산에서도 승리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반면,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창원성산에서는 정의당 후보가 승리할 것이고, 통영고성은 예측을 못하겠다"며 판세 전망을 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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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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