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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에 피멍이 들었어요!

함익병의 '피부 이야기' <1>

이지함 피부과의 함익병 원장이 몇 편의 글을 보내왔다. 이지함 피부과는 여러 개의 직영병원과 프렌차이즈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국내 최대 피부전문병원으로 유명하다. 또한 국내 피부과 중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카드 결제를 도입해 지금은 카드 결제율이 90%대를 넘어서면서 세금을 가장 많이 낼 정도로 '투명경영'을 하는 모범기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함익병 원장은 TV 의료관련 인터뷰나 방송 출연 등으로 일반인들에게도 상당히 낯익은 얼굴이기도 하다. 프레시안의 애독자이기도 한 함원장은 프레시안의 지면이 너무 딱딱해 보인다며, 앞으로 때때로 소프트한 글들을 보내 지면의 연화(軟化)와 다양성에 일조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편집자주

***손톱에 피멍이 들었어요**

피부과는 수술적인 치료가 흔한 과(科)는 아닙니다.

하지만 수술을 꼭 해야만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은 많은 진료 과목이 나누어져 각과별로 전문의가 있지만 이들을 크게 나누어보면 내과계와 외과계로 나눌 수 있는데, 피부과는 내과에서 떨어져 나온 진료 과목입니다.

따라서 피부과 전문의 교육 과정도 보면 내과적인 교육 내용이 많고 외과적인 교육 과정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피부과 전문의들이 환자를 볼 때에 대개는 내과적인 방법으로 치료를 먼저 시도하고 그래도 치료가 잘 되지 않을 경우에는 외과적인 치료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인 것 같습니다.

꼭 피부과 전문의가 아니라고 해도 대개의 의사들은 이런 진료 패턴으로 진료를 하고 저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하지만 꼭 외과적으로 치료해야할 것을 먹는 약과 바르는 약으로 치료를 시도하다가 결정적인 치료 시기를 놓치고 환자는 환자대로 고생을 하는 경우가 피부과에서는 드물지만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손톱이 문간에 끼어서 손톱에 피멍이 드는 경우입니다.

일전에 우측 검지 손톱이 검게 피멍이 든 상태로 일주일째 자가 처방으로 약을 먹고 바르다가 저의 진료실문을 두드린 환자분이 있었습니다.

손톱이 문간에 끼어서 피멍이 들 정도면 얼마나 아픈지는 여러분이 상상만으로도 충분하게 알 수 있을 겁니다.

옛날에는 손톱 밑에 큰 바늘을 찌르는 것이 고문의 한 방법으로 사용되었을 정도니 손톱 아래에 핏덩이가 고여있는 상태는 당사자에게는 아주 심한 고통이 수반될 수밖에 없습니다.

손톱에 피멍이 든 경우에 진통제와 소염제 혹은 2차 감염을 막기 위한 항생제들을 사용하는 것이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는 없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경우 손톱의 일부나 전부를 외과적으로 제거하는 수술을 해야만 했습니다.

물론 이 수술법은 심한 통증이 동반되는 수술이므로 환자 입장에서는 피하려고 하는 것이 당연하고, 실제 손톱 절제술을 권하면 먹는 약이나 바르는 약으로 삭혀보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고출력의 탄산가스 레이저를 사용하여 피멍이 든 부분에 작은 구멍을 내어 고여있는 피를 제거하는 편리한 수술법을 이용하여 치료를 합니다. 이 방법은 치료 시간도 5분 이내로 짧고 통증도 거의 없으며, 치료후에도 자신의 손톱을 그대로 보전할 수 있으므로 미용적으로도 좋은 치료법입니다.

물론 이 환자분도 이런 간단한 수술로 일주일 동안의 고통으로부터 쉽게 해방될 수 있었습니다.

막연히 손톱을 빼야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다가 일주일씩이나 고생을 한 환자분을 보고 "두려움은 무지(無知)함에서 비롯된다"는 말이 퍼뜩 떠올랐습니다.

누구나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수 있고 자신이 경험해보지 않은 일에 대한 공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꼭 그 길을 가야만 하고, 그 일을 해야만 한다면, 누군가의 조언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그 누군가가 책임질 수 있는 그 분야의 전문가라면 더 없이 좋은 조언자가 되겠지요.

꼭 질병에 대한 문제만이 아닐겁니다.

새로운 공부를 하려고 하는 사람, 새로운 비즈니스를 구상하는 사람들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으로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보다 주위에 있는 조언자들의 말에 귀 기울여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두려움 때문에 일주일 동안 통증을 참으면서 병원을 찾지 않았던 일전의 그 환자분 얼굴이 자꾸 떠오르는 것은 자신의 무지함도 인식하지 못하고, 그러면서도 아무런 두려움조차 없이 일을 마구 저지르는 사람들이 주위에 너무 많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역설적 생각도 해봅니다.

편안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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