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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익치, '더티 네고'를 제안한 것인가

'정몽준 킬러'를 자임한 이유는, 귀국하면 전재산 몰수 위기

이익치 전 현대증권회장(59)의 '열린 입'이 기존 정치권의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입장에서 볼 때 '공동의 미운 털'인 정몽준 후보를 공격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이익치 전 회장의 행태와, 이에 대응하는 정치권의 감탄고토(甘呑苦吐)형 행태에 비판적 시각도 적지않다. 정몽준 후보의 주가조작 관련여부는 반드시 검증해야 할 대목임에 분명하나, 이익치라는 여러 모로 문제투성이인 인물이 상당한 복선을 깔고 한 발언을 아무런 검증없이 쌍수 들어 환영하고 나선 행태 또한 눈쌀을 찌푸리게 하기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 뜬금없이 '정몽준 킬러'를 자임하고 나선 이익치. 그는 어떤 인물인가. 그는 과연 무엇을 노리고 대선정국에 뛰어든 것인가.

***작심하고 '정몽준 킬러'로 나선 이익치**

미국에 체류중이던 이익치 전 회장은 27일 일본 도쿄에 나타나 특파원들과 기자회견을 자청, 기자들이 묻기도 전에 정몽준 후보의 현대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

이익치 전 회장은 지난 98년 5~11월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 자금 2천1백34억원을 끌어들여 1천5백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는 이른바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정몽준 의원이 지난 87년 현대중공업 회장이 되면서 형들도 중공업에는 터치(관여)하지 않아 인사와 자금은 1백% 정 의원이 결재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현대증권 계좌에 들어온 1천8백억원도) 정 의원이 아니면 핸들링(처리)할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주가조작 사건으로) 검찰에 소환된 날 아침 정주영 당시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나를 불러 30년만에 내 두손을 잡더니 '몽준이에게 별 일이 없도록 알아서 잘 해'라고 했다"며 "그래서 검찰에 가서 '내가 지시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정 후보가 관련됐다는 증거를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그런 것은 없다. 정황이 그렇다는 얘기다"라고 한 걸음 뒤로 뺐다.

이익치 전 회장의 '정몽준 때리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정 후보의 '성격' 문제도 거론하고 나섰다. 역시 묻지 않은 대목이었다.

"정 의원의 성격에도 문제가 많다. 한 비서관을 때리기도 했다. 이 비서관이 나한테 와서 '못해 먹겠다'고 하면서 맞은 얘기를 했다. (정주영) 명예회장도 (정 의원의) 성격 걱정을 많이 했는데, '어쨌든 사람 때리고 그러면 안 되지'라고 했다."

그는 또 "내가 가진 자료중 정 후보 검증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공개할 생각"이라며 앞으로 추가 폭로를 예고하기까지 했다. 한마디로 말해 '작심'하고 정몽준 킬러로 나섰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는 정작 기자들이 궁금해하며 던진 현대상선의 4억달러 대북송금설과 관련해선 "아는 바 없다"고 일축했다. 묻는 데는 답하지 않고 하고 싶은 얘기만 한 셈이다.

이 전 회장은 그의 돌출 기자회견 배경을 의심스러워 하며 회견 말미에 참석기자가 복선을 깔고 던진 "귀국하면 정치권에 갈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했다가 곧 "모르죠. 대선 전에 귀국할 예정"이라고 묘하게 말을 바꾸기도 했다.

***이익치에게 과연 '검증'할 자격이 있나**

이같은 이익치씨 기자회견 내용이 알려지자, 당연히 정치권은 벌집 쑤신듯 시끄러워졌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즉각 정몽준 후보에게 십자포화를 때리며 후보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정몽준 후보측은 '배후설'을 제기하며 특검제를 통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정몽준 후보의 현대전자 주가조작 연루 의혹은 지난 24일 참여연대의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신문지상(한국일보 10월24일자)을 통해 공개질의를 했을 정도로, 정 후보의 '대선후보 자격검증'과 관련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당시 장교수의 질의에 대해 정후보측은 25일 반론문을 통해 "이미 금융당국과 사법당국에 의하여 철저히 조사된 바 있으며 그 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음이 분명하게 밝혀진 바 있다"고 간단히 답했었다.

따라서 당시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을 주도한 혐의로 2000년 2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판결을 받은 이익치 당시 현대증권회장이 정몽준 후보의 연루 가능성을 제기한 대목은 분명 새로운 상황진전이라 할 수 있고, 앞으로 지속적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익치가 왜 연말대선을 앞둔 현시점에, 그것도 정몽준 지지율이 뚜렷한 하강곡선을 긋고 있는 현시점에 '정몽준 킬러'를 자임하고 나섰는가이다. 이와 관련해 현재 정 후보 진영이 제기하고 있는 '배후설'은 일단 논외로 접어놓자. 현재로선 어디까지나 '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익치라는 한 사람이 지금까지 걸어온 행보를 보면, 과연 그에게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서는 안된다'며 남을 '검증'할 자격이 있는지가 의문이다.

***IMF스타 이익치**

이익치 전 회장은 내로라 하는 'IMF스타' 가운데 하나였다.

99년 연초부터 한국증시는 용광로처럼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세계금융공황을 막기 위해 미연준이 98년 10월 초저금리 정책으로 선회하자, 당시 우리나라 경제정책을 총괄하던 IMF 또한 종전의 살인적 초고금리정책에서 초저금리 정책으로 급선회했다. 그러자 초고금리 시절 짭짤한 재미를 보았던 돈이 은행을 빠져나와 이번에는 증시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2000년 8월 대우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무려 투신사에만 2백45조원이 몰려들 정도로 당시 자금이동은 엄청난 것이었다.

이같은 전례없는 자금이동의 한 중심에 이익치 당시 현대증권 회장이 서 있었다. '바이 코리아' 펀드를 앞세워 현대증권에만 11조원을 끌어들인 이익치 회장은 "곧 주가가 3천선을 넘고 몇년 뒤에는 6천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바람잡으며 시중자금을 투신권으로 끌어들이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당시 이익치 회장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이 회장이 나서는 투자설명회마다 수천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뤘고, 각 언론사들은 부대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던 투자설명회에 이 회장을 모셔가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뿐이 아니었다. 2000년 4월 총선을 앞둔 여야 정당은 그를 자기당의 국회의원 후보로 끌어들이기 위해 물밑로비를 벌였다. 또한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의 주류급 인사들은 이익치회장에게 '돈 버는 법'을 도움받기도 했다.

이처럼 시중의 돈줄을 움켜쥐면서 이익치 회장의 그룹내 위상은 급상승했다. 그는 바이 코리아 펀드의 자금력을 앞세워 당시 자금난이 시달리던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증자를 잇따라 성사시켰고, 이들의 주가도 음양으로 크게 끌어올렸다. 또한 당시 DJ정권의 큰 골치거리로 부도가 나면서 인출사태가 벌어졌던 광주의 한남투신을 군말없이 현대투신이 인수토록 하는가 하면, 금강산 사업 등 대북사업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정부와의 관계를 돈독히 했다. 말 그대로 '이익치 전성시대'였다.

그러나 99년 8월 대우사태가 터지면서 상황이 일변했다. 투신사에서 돈이 빠져나가면서 현대그룹이 휘청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그룹은 IMF사태후 다른 기업들처럼 부실기업 정리나 우량기업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건전화하는 대신에 '바이 코리아' 붐에 편승해 자본금을 늘림으로써 부채비율을 줄인 대표적 기업이었다. 이러던 중 '제2의 IMF사태'에 비견되는 대우사태가 터지자, 대우그룹과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왕자의 난'의 주범**

2000년 3월14일 이른바 '왕자의 난'이 발생했다. 왕자의 난의 도화선이 된 것은 이익치 현대증권회장 인사 문제였다.

이날 정몽구(MK) 당시 현대그룹 공동회장은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을 고려산업개발 회장으로 보내고, 그대신 자신의 측근인 노정익 현대캐피털 부사장을 현대증권 사장으로 임명하는 인사발령을 냈다. 그러자 이 회장의 보스였던 정몽헌(MH) 현대그룹 공동회장이 자신이 장악하고 있던 그룹 구조조정본부 명의로 정몽구를 그룹 공동회장에서 짜르고 이익치를 원대복귀시키는 인사조치로 역공을 하고 나오면서 이전투구가 시작됐다.

현대전자, 현대건설, 현대투신 등 계열소속사의 부실화로 정몽헌 회장의 위상이 흔들리자, 알짜기업인 현대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던 정몽구 회장을 공격해 현대차를 빼앗으려는 게 아니냐는 게 당시 왕자의 난을 지켜본 재계의 시각이었다.

당시 자금난에 시달리던 정몽헌 회장측은 현금동원력이 튼실하던 우량기업이던 정몽준 의원의 현대중공업 지분 매입까지 추진, 정몽준 의원과의 사이도 크게 벌어졌다.

이 싸움은 3월27일 아침 정주영이 제대로 걷지도 못하던 87세의 몸을 이끌고 나와 정몽헌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정몽헌 라인의 승리로 끝났고, 결국 이익치는 현대증권회장 자리를 고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시장의 신뢰를 상실함으로써 현대그룹이 몰락케 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고, 그해 5월 현대건설의 유동성 위기를 신호로 그해말 현대는 사실상 해체되기에 이르렀다.

현대건설 사태가 악화되자 채권단은 왕자의 난을 이면에서 불붙인 이익치 회장 등 이른바 '가신'그룹의 정리를 강력히 요청했고, 이에 저항하던 이회장은 결국 그해 9월 현대증권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익치 회장은 자리를 지키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필사적 저항을 했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가신그룹의 정리 없이는 현대사태를 정상적으로 풀 수 없다는 판단아래 동원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들을 압박했다. 이 때 터져나온 것이 이른바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이었다.

이익치가 현대증권 사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98년 5~11월에 현대중공업과 현대상선자금 2천1백34억원을 끌어들여 현대증권 박철재 상무에게 지시, 시세조종을 통해 현대전자 주가를 주당 1만4천8백원에서 최고 3만4천원선까지 끌어올리는 수법을 통해 모든 1천5백여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는 의혹이었다. 결국 이 사건으로 이익치는 현대증권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했고, 그 다음해인 2001년 1월17일 항소심에서 그는 증권거래법 위반죄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기에 이르렀다.

당시 이익치 회장은 정치권 고위층을 비롯해 여러 요로를 통해 구명운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이익치 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올리자 여러 명이 '나라를 구한 이익치를 다치게 해서야 되겠냐'고 방어하고 나섰었다"며 "이익치 커넥션이 얼마나 넓게 뻗쳐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익치가 외국으로 도피한 이유**

자리가 위태롭던 이익치 회장은 2000년 7월28일 또하나의 치명적 소송에 휘말렸다.
소송을 낸 곳은 다름아닌 정몽준 의원이 최대주주로 있던 현대중공업이었다. 이익치 회장을 비롯해 현대증권, 현대전자에게 2억2천만달러를 돌려달라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이었다.

소송의 발단은 지난 97년 현대전자가 캐나다 금융기관인 CIBC에 현대투신 주식을 1억7천5백만달러에 넘기는 과정에 현대중공업이 현대전자와 현대증권으로부터 손해보전 각서를 받고 CIBC와 풋옵션(일정기간후 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되사주는 계약)을 맺으면서 비롯됐다. 그러던 중 풋옵션 만기일이 돼 2000년 3월 CIBC가 각서를 근거로 현대증권과 현대전자에 재매수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두 회사가 자금난을 이유로 거절하자, 현대중공업에 이를 대신 요구해 현대중공업이 고스란히 2천4백78억원을 물어주게 됐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현대증권과 현대전자, 그리고 "현대중에 재산상 아무런 손실을 끼치지 않겠다"는 각서를 써준 이익치 회장을 상대로 2천4백78억원을 물어달라는 소송을 내기에 이르른 것이다.

이 소송이 걸린 뒤 얼마 안지나 현대증권 회장직에서 밀려난 이익치는 곧바로 가족을 데리고 미국행을 택했다. 소송 패소가 확실했고, 그럴 경우 온 재산을 환수당할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지난 1월25일 1심 판결에서 법원은 이익치 당시 회장과 현대증권, 현대전자에 대해 현대중공업에게 손해배상 청구액의 70%에 달하는 1천7백18억원을 돌려주라는 판결을 내렸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중이나 1심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거의 없어, 이익치 전회장은 전재산을 환수당할 위기에 몰려있는 것이다. 이 전회장이 지금 국내에 들어오지 않고 외국을 떠돌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두 아들, 뇌물 주고 카투사 등으로 빼돌려**

이익치는 이밖에 개인적으로도 치명적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에 휘말렸다. 자신의 두 아들이 보다 좋은 군대에서 근무토록 하기 위해 수천만원을 뿌린 혐의다.

박노항 원사 병역비리 사건을 수사중이던 검찰은 2001년 6월28일 "지난 97년 병무청 직원을 통해 박노항에게 8백만원을 전달, 부대배치 실무자들로 하여금 이익치 당시 현대증권 사장의 셋째 아들을 카투사에 선발되도록 한 현대전자 양모 이사를 제3자 뇌물교부 혐의로 불구속기소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96년에도 이익치씨의 둘째아들 또한 박노항 원사를 통해 8백만원을 주고 특수부대에 입대시킨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당시 법적 처분을 받은 이는 현대전자 양모 이사였으나, 실제로는 이익치 회장이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는 게 법조계 안팎의 따가운 시선이었다.

***"당신, 왜 왔어?"**

현대사태후 이익치 전 회장은 그룹내에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다. 2000년초 왕자의 난 당시 그가 그렇게 현대그룹의 후계자로 만들려 했던 정몽헌 회장이 이제 존재가치마저 희미한 존재로 전락했고, 그가 숙정하려던 정몽구 회장이 사실상의 현대그룹 후계자로 우뚝 선 까닭이다.

이익치 전 회장의 비참한 위상은 지난해 3월 정주영 명예회장 사망후 극명히 드러났다.
당시 미국에 있던 그는 정 명예회장의 사망소식을 듣고 3월25일 빈소가 차려진 정 명예회장의 청운동 자택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그를 맞이한 정몽구 회장 등 유족측의 반응은 싸늘했다. 한 유족은 "왜 왔느냐"고 노골적으로 적개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문상을 마친 뒤 기자들에게 "내가 몽헌 회장편에서 몽구 회장의 자동차 소그룹을 빼앗는 음모를 꾸며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다고 하는데 억울하다"며 "장자에게 자동차를 떼주어야 한다고 맨먼저 말을 끄는 사람이 바로 나"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당시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도 내게 섭섭해 하는 것으로 아는데, 모두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움직였을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에 대한 정몽구, 정몽준 측의 반응은 냉랭한 것이었다.

***'더티 네고'**

이달초 '현대상선의 4억달러 대북송금설' 의혹이 한창이던 얼마 전 일이다.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은 국회 정무위의 금감위 국감에서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5월 이익치 현대회장이 현대건설 김재수 부사장에게 대북송금을 지시했다"며 "현대건설은 보유하고 있던 1억5천만달러를 홍콩과 싱가폴에 있는 국제은행에 송금했고 송금된 돈은 6개 계좌로 나뉘어 북한으로 송금됐다"고 이익치 연루설을 주장했다.

한나라당 김문수의원은 이어 며칠 뒤인 10월4일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현대그룹의 4억달러 대북 비밀지원 의혹에 관련된 주요인물은 모두 6명"이라며 이익치 당시 회장을 '6인방'중 하나로 지목했다. 그러나 어이된 일인지, 그후 이익치라는 이름은 한나라당의 의혹설에서 슬그머니 사라졌다.

그러던 중 27일 이익치의 '도쿄 발언'이 나오자 그의 발언을 계기로 집중적으로 대정몽준 공세를 전개하기 시작했다. 과연 정몽준 후보측이 주장하듯, 그 어떤 커넥션이 작동했는지는 확인할 길 없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이익치가 '이런 사람에게 나라를 맡겨서는 안된다'는 순수한 애국심의 발로에서 이번 발언을 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익치는 현재 귀국시 전재산을 몰수 당하고 경우에 따라선 사법처리까지 받아야 할 위치에 있다. 그런 그가 지금 '귀국 운운'하며 정치참여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다. '더티 네고(더러운 거래)'를 국내 정치권에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서는 경제, 사회적 범죄행위를 정치적 네고를 통해 풀려는 불순한 시도가 만연하고 있다. 아무리 집권이 중차대한 선결과제라 할지라도 이런 더티 네고가 이뤄져선 안된다. 그런 면에서 지금 이익치가 우리 정치권에 던진 화두는 차기 정권의 도덕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바로미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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