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는 예향이다. 말로만 하는 남도예향이 아니라 모두가 인정하는 남도 예향의 진수를 보여주는 자리가 마련된다.
한국 전통미술의 큰 맥을 이은 허백련의 <응시도>, 허건 <목포다도일우> 등 작품들과 이들 대가들의 맥을 이은 전통미술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한국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오지호 <남향집>을 비롯한 시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김환기 대작인 <산월>, <무제-아침이슬>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광주시립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함께 마련한 이번 《남도미술-뿌리 Roots》전은 한국을 대표하는 지역 출신 작가들의 평소에 볼 수 없었던 작품들이 한 자리에서 선보인다.
국공립미술관 협력 전시사업의 하나로 처음 기획된 이번 전시는 남도 화단의 맥을 형성하는 중요 예술가들의 작품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소장작품 52점과 광주시립미술관 소장품 15점이 한데 더해져 다시는 보기 힘든 전시가 이뤄진다.
《남도미술-뿌리 Roots》전은 한국미술사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한 남도 작가의 작품을 모은 소장품 전시이다.
남도전통 한국화단, 양화와 조각, 서예를 통해 한국미술의 큰 틀에서 남도미술이 차지하는 위상을 조명함과 동시에 남도를 상징하는 ‘예향’의 뿌리와 근거를 되돌아볼 수 있는 전시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의 모태가 된 이들이 있었기에 이번 전시는 더욱 귀중하다.
이번 전시는 한국을 대표하는 지역출신 작가들의 작품이지만 정작 광주 및 호남지역에서는 한 번도 공개되지 못한 국립현대미술관 소장의 귀중한 작품을 지역 시민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동안 남도예향의 이름을 드날린 지역작가들의 작업이 한국미술사 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전시를 통해 입체적으로 조명함으로써 남도의 문화적 정체성을 확인하고 예향 남도에 관한 대중적 인식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전은 ‘전통의 계승-수묵과 진채’, ‘근대의 변화-유화와 조각’의 2개 부분으로 구성됐다.
'전통의 계승-수묵과 진채’는 허백련과 허건이 추구한 남종화의 세계를 살펴보고, 남종화의 정신과 화법을 기반으로 화가들이 이룩한 독자적인 작품을 볼 수 있다.
남도 전통화단은 18세기 초 남종산수화와 풍속화를 그린 공재 윤두서, 조선말기 사의 지상주의를 표방한 김정희 그리고 그의 제자 소치 허련으로 이어져 왔다.
허련의 남종화풍은 이후 아들인 허형을 거쳐 허건에 이어졌으며 이후 운림산방을 중심으로 조방원, 신영복, 김명제, 이옥성 등으로 계승되어 남도 남종화의 맥이 이어졌다. 또 다른 남도 전통화단의 큰 맥은 허백련으로 1938년 연진회를 발족하면서 이범재, 구철우, 김옥진, 문장호, 박행보 등 많은 전통화단의 화가를 배출했다.
이러한 남도 전통화단의 화가는 현대적인 감각의 채색을 사용하거나 기존의 남종화를 한층 발전시킨 새로운 양식 작품을 그려왔다. 대표적인 작가로는 정운면, 허행면, 허림, 안동숙, 천경자 등 남도화단에서 전통화를 새롭게 개척한 화가들을 살펴 볼 수 있다.
또한 남도는 서예의 고장으로, 한국 서예계를 대표한 손재형과 그의 제자 하남호, 서희환을 비롯한 남도 동국진체의 진수를 감상 할 수 있다. 또한 안규동의 동국진체를 계승한 조용민, 조기동, 이돈흥 등의 남도 서예의 큰 맥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근대의 변화-유화와 조각’에서는 오지호를 기반으로 임직순, 배동신 등의 구상미술과 김환기로 시작해 강용운, 양수아로 이어진 추상미술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다.
남도 유화는 일제강점기에 오지호, 배동신, 김환기, 강용운, 양수아 등이 일본 유학을 통해 서양화를 공부하고 귀국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해방 이후 남도 구상화단을 형성한 오지호, 임직순 등 많은 화가들은 자연에 대해 느낀 감정과 감흥을 화폭에 담았다. 그리고 강용운과 양수아는 광주에서 추상미술을 본격화하여 전남현대미술협회(1960)를 발족했다.
‘근대의 변화-유화와 조각’에서는 독창적으로 전개된 남도 양화 분야의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이해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남도조각의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한 김영중, 김찬식, 김행신, 고종수 등의 작품을 통해 독창성을 추구한 남도 조각가들의 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오는 4월 2일부터 시작하여 6월 8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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