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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이어 코스닥에도 '철새'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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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이어 코스닥에도 '철새' 바람

시가총액 상위그룹 앞다퉈 거래소행 추진, 코스닥 붕괴 우려

코스닥시장 우량기업들이 잇따라 '코스닥 엑소더스(탈출)' 움직임을 보여 가뜩이나 빈사 상태에 빠진 코스닥을 어수선하게 만들고 있다.

삼영과 마니커가 거래소로의 이전을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엔씨소프트, 삼우이엠씨 등이 거래소 이전을 결의했고, 비티씨정보도 여건만 되면 거래소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다가 16일 코스닥시가총액 4위인 기업은행이 이전 준비작업에 들어간 데 이어, KTF, 국민카드, SBS, 한국토지신탁, 태경화학, 푸른저축은행, 좋은사람들, 코리아나, 원익 유나이티드 등도 이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말 그대로 엑소더스다.

***"기업은행, 너마저..."**

기업은행은 16일 "거래소 이전을 준비하기 위해 주간사 선정에 들어갔으며 다음주초 최종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연초 김종창 기업은행장이 "다른 은행들은 모두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데 기업은행만 코스닥에 있는 것은 문제"라며 거래소 이전 의지를 밝힌 이래 물밑에서 이전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상장요건 중 '소액주주 지분 30% 이상' 조항을 충족하지 못해 발이 묶여 있었다. 현재 소액주주 보유물량은 6%에 불과한 실정이다. 기업은행 측은 이에 현재 한국투자신탁증권이 보유중인 지분 15%를 일반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동시에, 10% 일반공모를 하는 방식을 통해 기준을 맞추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최대 걸림돌은 그러나 정부의 허락 여부다. 현재 정부가 보유중인 기업은행 주식은 51%. 여기에다가 정부 영향권 아래 있는 수출입은행과 한국투신 보유물량 30%를 합하면 거래소 이전 여부는 정부가 칼자루를 쥐고 있는 셈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와 관련, "행장이 연초에 밝힌 일정에 따라 주간사를 선정하는 것일뿐, 아직 거래소 이전 추진은 확정된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분히 정부를 의식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코스닥내 대표종목이나 시가상위종목들이 대거 거래소로 빠져나갈 경우 코스닥이 회생불능의 위기로 침몰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코스닥 엑소더스'를 방치할 경우 최근 코스닥과 같은 벤처상장시장 폐지를 결정한 독일, 스위스 등의 전철을 따르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따라서 일반 민간기업의 이전이야 막을 길 없으나, 정부산하기관인 기업은행의 이전은 쉽게 허용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철새형 기업'은 거래소 가도 별볼 일 없어**

코스닥 등록기업들이 거래소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자금 조달 능력을 거의 상실한 코스닥 시장을 벗어나야만, 기관 및 외국계 펀드의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에선 우량주로 주목을 받은 기업들이라고 해도 거래소에서 들어가면 중소형주로 분류돼 주요 자금 흐름에서 기대와는 달리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실제로 올해 거래소로 이전한 세종공업, 우신시스템, 한국콜마 등 5개 기업의 주가흐름은 상장 이후 대부분 시장평균을 하회하고 있다.

단순히 주가를 띄우기 위해 상황에 따라 액면분할. 병합, 기업분할.합병을 감행해온 것처럼 거래소 이전을 결정하는 '철새형 기업'들이라면 기업이나 투자자들에게 모두 좋지 않은 결과만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거래소 이전 후 기관투자가 매수대상으로 부각되려면 단순히 상장요건뿐 아니라 거래소 기업 중에서도 상위에 들 만한 펀더멘털(기초여건)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시가총액 2천억원 이상, 연매출액 증가율 10% 이상, 자기자본이익률(ROE) 15% 이상 등 거래소 우량기업으로서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 여건을 갖춘 기업이라면 굳이 거래소로 안가더라도 도리어 코스닥에서 강하게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거래소 이전을 생각하기에 앞서 기업의 수익성 및 재무구조 개선에 전념하는 게 정도라는 지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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