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전격 퇴진에 아시아나株 급등...조양호는?

아시아나항공 감사보고서 파문 책임, 채권단 협조 호소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분식회계 의혹'으로까지 번진 비적정 감사보고서 파문으로 그룹이 휘청거리는 위기를 맞자, 28일 박삼구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심각한 부실 및 회계 파문으로 시장의 신뢰까지 잃으면서 부채 상환과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상태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조기 경영 정상화에 대한 그룹 수장으로서 진정성을 보여줘 채권단의 지원을 받아내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박 회장은 전날 저녁 주채권단인 KDB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의 금융시장 조기 신뢰 회복을 위해 협조를 요청했다.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그룹 회장직 및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등 2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은 "당분간 이원태 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비상 경영위원회 체제를 운영해 그룹의 경영공백이 없도록 할 예정이며, 빠른 시일 내 명망 있는 외부 인사를 그룹 회장으로 영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삼구 회장의 퇴진을 계기로 재계에서는 '주주의 촛불혁명'이라고 불리는 대한항공 주주총회 이후를 내다보고 있다.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고도 법적 근거도 없이 한진그룹 지주회사격인 한진칼의 지분을 이용해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놓지 않으려는 조양호 회장의 실질적인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산업은행은 조만간 채권단 회의를 소집, 아시아나항공과의 재무구조개선 약정 연장을 포함한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박 회장의 퇴진 소식에 아시아나항공은 오전장에서 약세를 보이다가 반등세로 돌아서 오후 2시 현재 7%에 육박할 정도로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