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이 당초 '한정'이라는 비적정 감사의견에서 '적정'으로 수정된 감사보고서를 내놓아 한국거래소에 제출됐다. '적정 의견'을 담은 수정 감사보고서가 제출됨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27일 관리종목에서 해제됐다.
하지만 수정 감사보고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사실상 애초에 분식회계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켜 이 사안은 '신뢰의 위기로 번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삼일회계법인에 제공하지 않았던 일부 재무자료 등을 내놓고 재감사를 한 결과 앞서 '한정' 의견을 받았을 때보다 영업이익은 887억 원에서 282억 원으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순손실은 1050억 원에서 1959억 원으로 약 두 배나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관리종목으로 거래가 된 전날, 거래가 정지되기 전이었던 지난 21일보다 14.98%나 떨어진 뒤 27일에도 등락을 거듭하는 등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총계(단독 결산 기준)는 6조1681억 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년 전보다 94.6%포인트 높은 814.9%로 공시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이 신용등급이 더 떨어질 위기는 가시지 않고 있다.
아시아나는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서 추가적인 자본을 확충해 부채비율을 낮춰야 하지만,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빚만 1조30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아시아나는 이미 2017년 이후 회사채 발행을 못할 정도로 신용등급이 추락해 자산유동화증권(ABS)이나 영구채(후순위채권보다 변제순위가 후순위인 신종자본증권)를 발행해 일종의 '돌려막기'를 하고 있다.
만일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내려가면 투자자가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어 있는 1조 원 규모의 아시아나 자산유동화증권(ABS)의 부담이 커진다. 아시아나항공의 ABS는 항공권 판매수익을 기초자산으로 한 금융상품으로, 작년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ABS 발행 잔액은 1조1328억 원에 달한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등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하향 검토 대상에 올렸다. 이 회사의 신용등급(BBB-)은 현재 투기등급 직전인데, 투기등급(BB+)으로 낮출 수 있다는 뜻이다.
신용평가사 한 곳이라도 아시아나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떨어뜨릴 경우, 특약에 따라 ABS 투자자에게 원금과 이자를 모두 지급할 때까지 아시아나항공은 항공권 판매로 벌어들인 수익을 챙기지 못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주주총회가 예정된 오는 29일 아시아나항공이 신용등급 강등 위기를 넘으려면 추가 자산 매각이나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등 자본 확충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요구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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